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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한 사람들이 반드시 친해져야만 하는 존재

작성자무명자|작성시간24.07.04|조회수2,235 목록 댓글 7

 

 

 

 

 

 

 

 

 

 

 

 

그간 심리학에서 밝혀낸 여러가지 사실들이 있지만,

그 중 가장 핵심적인 내용 중 하나가 바로 인간관계의 중요성입니다.

 

질 높은 인간관계를 지닌 사람들이 훨씬 더 행복하며 자신의 삶에 만족한다는 내용이죠.

 

하지만, 간과해서는 안 될 게,

인간에게 타인이란 행복을 주는 존재인 동시에 불행을 주는 존재이기도 하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인간관계는 대표적인 비 통제요인(내가 통제할 수 없는) 중 하나이기 때문에

그 중요성을 아무리 잘 이해하고 있다고 해도, 내 맘대로 되지 않을 때가 정말이지 많아요.

 

너무나도 중요하지만, 매번 마음대로 되지 않는 나의 사회생활

 

어떻게 조금이나마 더 스마트하게 인간관계를 꾸려나갈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인간관계 자급자족

 

 

 

 

 

 

인간관계는 행복과 불행의 데칼코마니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만남에서는 언제든 행복과 불행이 공존하기 마련이지만,

성격이 어떻느냐에 따라서, 누구는 행복에 더 민감하기도 하고, 누구는 불행에 더 민감하기도 합니다.

 

가령, BIG 5 성격 유형을 예로 들자면,

외향성과 우호성이 높은 사람들은 인간관계에서 더 큰 만족감을 느끼고,

신경성이 높은 사람들은 인간관계에서 더 큰 스트레스를 느끼는 경향이 있어요.

 

그런데, 신경성이 높은 사람들보다 불행과 스트레스에 더 취약한 성격군이 있으니,

바로 예민한 사람들(HSP)입니다.

 

이들은 스펀지 같은 초감각으로 인해,

내 감정 뿐만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감정들까지 흡수하기 때문에,

내 반경 10M 안에 있는 모든 부정적인 감정들을 자기 어깨에 짊어지고 있는 사람들이거든요.

 

그러니, 관계가 버겁고 힘들 수밖에 없겠죠.

 

관계에서 따뜻함을 느끼고 위로 받고 싶은 마음은 이들도 마찬가지이지만,

따뜻함과 위로보다, 부담감과 자극이 언제나 더 크게 느껴지므로,

인간관계를 잘 꾸려나가야겠다는 마음보다는 잘 회피해야겠다는 마음부터 먼저 드는 것입니다.

 

일종의 딜레마인 셈.

 

 

 

 

 

 

미안해 내 탓이야 고마워 덕분이야
툭하면 내뱉던 네 그 말버릇
너도 힘든 걸 난 다 아는데
아마 넌 내가 바본 줄 아나 봐
우는 얼굴로 나 힘들다 하면
정말 나아질까
그럼 누가 힘들까 아프다 징징대면
모두 다 괜찮아지는데
아마 너와 난 착각 속에
서로를 가둬둔 지 몰라
아냐 너는 날 이해 못 해
걱정 어린 네 눈을 볼 때면
Baby I'm so Lonely so Lonely
나는 혼자 있는 것만 같아요
지친 널 볼 때면 내가 너에게
혹시 짐이 될까 많이 버거울까
Baby I'm so Lonely so Lonely
나도 혼자 있는 것만 같아요
그래도 너에게 티 내기 싫어
나는 혼자 참는 게 더 익숙해
날 이해해줘

 

종현 Lonely 가사 中

 

 

 

 

 

 

예민한 사람들은 힘든 시기를 겪을 때,

나의 이 힘듦이 남들에게 전염될까 봐 입을 꾹 다물고 혼자서 견뎌내려는 습성이 있습니다.

 

힘들 때일수록 친구, 가족이라는 존재가 더욱 더 중요하고 소중해지기 마련인데,

예민한 사람들은 아무리 힘들어도 다른 사람들에게 절대 내 짐을 덜어주려고 하지 않아요.

 

나로 인해 그들이 영향을 받고 힘들어 하는 것까지 결국엔 내 몫이 되니까요.

 

따라서, 어떻게든 나 혼자서 버티고 묵묵히 이겨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위로받고 싶을 때, 혼자서 묵묵히 견뎌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관점을 달리해 보자. 혼자서 묵묵히가 아니라, "나 자신과 함께" 더불어 견뎌냈다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저는 예민한 분들께 항상 관점의 전환을 강조드립니다.

 

"관계를 밖에서 찾으려 하지 마세요. 

어차피 여러분들은 혼자서 묵묵히 참고 견뎌내실 거잖아요?

그러니, 지금부턴 여러분 스스로와 친해지려고 노력해 보세요.

힘들 때, 친구에게 하듯이 여러분 자신을 위로해 주고 격려해 주세요.

여러분의 이름을 불러 주세요. 그리고 스스로를 쓰다듬고 안아 주세요.

나와 친해질 수만 있다면 여러분은 그 누구보다도 강력한 아군을 얻게 되는 겁니다."

 

심리학이 발견한 바로는,

인간관계 역시 자급자족이 가능합니다.

 

우리의 뇌는 생각보다 순진하고 단순해서,

나를 3인칭으로 타자화하는 것만으로도 다른 사람들과 정서적 교류를 하는 것 같은 효과를 불러 일으켜요.

 

이 때, 인간의 오감을 활용한다면, 효과는 더욱 더 극대화됩니다.

 

무명자야 힘들지? 우리 함께 잘 이겨내 보자.

 

혼잣말로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마세요. 

남이 하든 내가 하든 청각을 통해 우리 뇌로 전해지는 것은 똑같습니다.

 

지치고 힘들 때, 불안할 때, 외로울 때,

여러분에게 편지(일기)를 써 보세요. 스스로를 쓰다듬고 꽉 안아주세요.

남이 하든 내가 하든 시각을 통해, 촉각을 통해 우리 뇌로 전해지는 것은 똑같으니까요.

 

따뜻한 마음과 우정을 가지고 스스로를 대해 주세요.

 

이러한 자기자비(self-compassion)는 예민한 사람들에게 놀라울만큼 뛰어난 진정 효과를 부여합니다.

 

 

 

 

 

 

스스로와 관계를 맺어가는 방식을 통해 우리는 자기자비심을 키울 수 있다. 이러한 자기자비심의 효과는 정말이지 뛰어나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내담자들을 위한 효과적인 치유 기법으로 임상심리학 필드에서 폭넓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예민한 사람들이 가장 우선순위로 둬야 할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입니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도 내가 돼야 하고, 가장 친해져야 할 사람도 내가 돼야 해요.

 

어차피 HSP들은 남들에게 진정 내 모든 것을 오픈하지 못 할 겁니다.

어차피 결국엔 아무리 소중한 사람일지라도 내가 숨쉬고 살기 위해 거리를 유지할 수밖에 없을 거예요.

 

그러니, 여러분 스스로를 인생의 가장 중요한 동반자로 삼으시길 바래요.

 

스스로의 심연을 들여다볼 수 있고, 내면 세계가 깊고 광활한 HSP들에게

나 자신을 가장 친한 친구로 삼는 일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운이 좋다면, 여러분 주변에 이미 좋은 사람들이 존재하겠지만,

운을 너무 믿지 마세요. 그리고, 여러분 자신만을 믿으세요.

 

HSP들은 그 누구보다도 "개인교(self-belief) 신자"일 필요가 있습니다.

 

 

 

 

 

 

 

※ 무명자 블로그 : https://blog.naver.com/ahs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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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둠키 | 작성시간 24.07.04 중요한 결정을 할때 저 자신과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이었는데 요즘은 잊고 살았어요. 고맙습니다. 한번 저에게 더 관심을 가져볼까봐요. 늘 감사합니다
  • 작성자No.1 Penny | 작성시간 24.07.04 항상 좋은 글을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부터 개인교 신자가 되도록 노력해 봐야겠네요!
  • 작성자넌나만의TOP | 작성시간 24.07.04 어제 유튜브에 우연히 뜬 박상미 교수 컨텐츠에서 자기자비라는 개념을 설명했는데 무명자님께서 딱 이 번글에 언급해주셨네요. 그 컨텐츠에서 박상미 교수는 혼자일 때 오히려 상대를 찾는 것보다 자기 자신이 온전히 혼자 잘 있는 고독력이 있어야 한다면서 자기 자비로 자신을 챙겨주라고 하더군요.
    그간 저는 제 자신을 발전시켜야한다는 마음에 너그럽게 포용하고 안아주질 못하고, 되려 엄격하게하다못해 자책했던 것 같습니다. 제 자신한테 엄격해야지 느슨해지지않고 더 나은 사람이 될거라고 생각했기에. 그러나 이번 글을 계기로 조금 사고의 전환을 해야겠네요. 엄격해지지만 말자고. 괜찮다고 응원하고 칭찬도 하자고.
  • 작성자구리구리쫑쫑 | 작성시간 24.07.05 본문과는 좀 다른 얘기인데...
    중간에 데칼코마니 그림 보자마자 나비가 아니라 문어머리 외계인이 떠올랐는데 정상....이겠죠?
  • 작성자똥꾸 | 작성시간 24.07.06 new 행복과 불행은 항상 같은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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