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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고향 - 묘곡성 (귀신 사진 없음)

작성자페야스토야코빛|작성시간24.08.06|조회수928 목록 댓글 2

경북 안강 읍에 이 씨 부부가
10년 만에 얻은 어린 외아들과 살고 있었다

아내는 시집오기 전부터
친정에서 기르던 개 '수리'와 고양이 '나비'를
데리고 와서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 가마솥을 고양이가
뛰어넘어 다니자 남편은
나비가 재수 없는 짓을 한다며 성을 냈다

“저놈의 고양이, 요물이야! 요물! 오늘부터 밥을 굶겨!"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개(수리)가
밥을 담아 들고 가는 아내의 팔에서
그릇을 낚아채 밥을 바닥에 쏟아지게 하였다
이 일로 수리는 남편의 노여움을 사
몽둥이로 얻어맞은 수리는 다리를 절게 되었다

마침 남편과 친한 동네 형이
약장수에게 고양이를 푹 고아 먹으면
몸에 좋다는 말을 듣고 집에 찾아오고
그날 저 고양이가 가마솥 위를 뛰어넘어 다닌 일로
고양이를 재수 없게 여기게 된 남편은
고양이(나비)를 그에게 주었다

그날 밤 남편과 친한 형은
솥에 물을 펄펄 끓이고
나비를 고아먹으려고 잡으려다
되레 공격을 받아 끓는 물에 데어
부엌 안에서 급사를 하였고
나비는 달아나버렸다

이튿날 석이의 아버지가 시체를 발견하고
극도로 흥분하여 마침 눈에 띈 나비를
아들이 보는 앞에서 낫으로 베어 죽여 버린다

나비에게 분풀이를 한 그는
잠시 속이 후련하였지만 그 이후 점점
아들에게 나비의 원혼이 씌워
천장에 붙어 있는가 하면 고양이 울음소리를 내며
가르릉거리고 심지어 쥐를 잡아먹는 등
점점 고양이를 닮아가자
집안 분위기는 마치 초상집 같았다

이런 석이를 구하기 위해 굿판을 벌여
진혼굿을 해 보았지만 나비의 한이
풀어지지 않았는지 무당마저 피를 토하며
죽어버리자 아연실색하는 부부에게
요기를 느낀 "지나가던" 스님이 찾아왔다

“댁의 아드님으로 인해 우환이 있는 것 같은데..."

부부를 만난 스님은 자초지종을 듣고,
”사람은 세상 만물이 자기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줄 알고 있지만 이는 큰 착각입니다.
사실 사람도 한낱 미물에 불과합니다.
기르시던 개와 고양이가 그런 행동을 한 데에는
나름 그럴 만한 까닭이 있는 것입니다. “

“제가 살펴보니 부엌 대들보에
100년 묵은 지네의 시체가 있었습니다.
고양이가 가마솥에 밥을 퍼지 못하게 하고
개가 밥을 엎어 못 먹게 하며 소동을 피웠던 것은
지네의 사체에서 독이 새어 나와
가마솥 밥 안에 떨어졌던 까닭입니다."

나비와 수리는 자기들을 보살펴주는
주인을 살리려 한 일이었지만
이를 모르고 오해하여 개를 두들겨 패 쫓아내고
고양이를 죽여 화를 당한 것이었다.

"개란 짐승은 천성이 우직하여
주인을 향한 마음에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나 고양이는 다릅니다.
마음에 한을 품으며 반드시 복수를 하려 합니다."

스님은 모두가 부부가 저지른 죄로
인과응보이니 사람인 자기가 어쩔 수는 없으나
이 집에서 기르던 검둥개가
악귀를 물리칠 수 있을 것이라 알려주며
수리의 다리를 고쳐주고,
원귀를 막을 수 있는 부적을 세 장 써 주었다

'이 가운데 한 장을 태워 그 재를
수리에게 먹이시고 다른 한 장은
우물 위에 띄워놓으십시오.
마지막 한 장은 방문에 붙여두고
절대로 찢어지지 않게 하십시오.
문을 열고 밖에 나가면 안 된다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볏이 붉은 닭 두 마리를
해 질 녘 붉은 기가 사라지기 전에
수리에게 고아 먹여 기운을 북돋아 주십시오.‘

믿을 것은 이제 이 검둥개밖에 없습니다.
또한 절대 잠들지 말고
아드님을 지켜보십시오.'
라고 당부를 하고 떠났다.

부부는 스님의 말대로 닭을 고아
수리에게 먹이고 늦은 밤 고양이의 원혼이 찾아올까
두려운 마음으로 지켜보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 깊은 밤에 잠이 들고 말았다.

그러다 석이의 어머니는 밖에서 '엄니, 엄니!'하고 아들이 부르는 소리에 놀라 깨었다.
그녀는 석이가 홀로 밖에 나갔다며 남편을 깨웠다.
남편은 문에 붙어있는 부적이 찢어지지 않았다며
아들이 밖에 있을 리 만무하다고 하였지만
자꾸만 자기를 부르는 소리에 아내는 문을 열고 말았다.

문이 열리며 붙어있던 부적이 반으로 찢어지자
석이는 실성을 하여 집에 불을 질렀다.

나비의 원혼이 마당에 들어서자 수리는 집채만 한
고양이원혼에게 덤볐다.

격렬한 몸싸움 끝에 수리가 나비를 우물로 유인해
밀어 넣어 끝내 원귀를 물리치지만
제정신으로 돌아온 석이는 불길에 휩싸여
집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이 씨 부부가 발을 동동 구르며 어쩔 줄을 모르는데
자신을 가장 예뻐해 주던 석이를
불 속에서 구하고 수리는 숨을 거두었다.

경상북도 경주시 안강마을에
전해져 내려오는 이 얘기는,
사람에게 원한을 품고 죽은 고양이의 원귀와
맞서 싸우다 주인 대신 죽어 간 충성스러운 검둥개
수리에 대한 전설로,
실리를 쫓아 의리를 저버리기 일쑤인 오늘날
사람들에게 참다운 忠의 의미를
일깨워주는 아름다운 얘기라 할 수 있다.


출처 - 루리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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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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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Luca 매직 | 작성시간 24.08.06 역시 댕댕이..ㅠ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작성자디트와 함께 춤을 | 작성시간 24.08.06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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