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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시록, 침범, 퇴마록 후기 (노스포)

작성자theo|작성시간25.03.28|조회수1,435 목록 댓글 3

 

 * 계시록

 

 연상호 감독 필모가 부산행-염력-반도-정이 정도 됩니다. 부산행은 저도 괜찮게 봤었고 흥행이나 평가도 나쁘지 않았습니다만, 염력-반도-정이는 저는 다 별로였습니다. 부산행에서도 지적받았던 신파 타령은 갈수록 심해지는 느낌이였고 재미면에서도 썩 좋은 평가를 못내리겠네요. 그래서 연상호 감독에 대한 기대감 같은건 별로 없는 상태였습니다. 근데 이번 작품은 전 꽤 괜찮게 봤습니다.

 

 다만 살짝 비상선언 생각이 나는게, 비상선인이 초중반 굉장히 괜찮다가 후반에 급격하게 꼬라박아서 평가를 다 깍아먹는 영화거든요. 계시록도 전 좀 비슷하게, 초중반까지는 상당히 재미있게 보다가 후반에 좀 많이 깍아 먹은거 같습니다. 초반은 미술로 분위기를 잡고, 연기로 이끌어 나가고, 이야기에 관객들을 끌어들이는 지점까지는 굉장히 좋았어요. 그런데 후반부에 들어서 형사 이야기 비중이 높아지는 지점에서부턴 뭔가 길을 잃은 느낌이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형사 쪽 이야기의 비중을 줄이고, 목사 쪽에 좀 더 집중을 하는게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이걸 스포일러를 안하고 이야기 하기가 굉장히 어렵네요ㅋ 제가 느끼기엔 감독은 목사쪽을 통해서는 모순을 지적하고 싶은거 같고, 형사쪽은 어떻게든 구원 받는걸 보여주고 싶었던거 같아요. 그걸 잘 섞는건 당연히 쉽지 않은 일이고, 제가 늘 대안으로 제시하는건 "역량이 부족하다면 하나라도 똑바로 해라" 입니다. 영화 전체적으로는 목사쪽의 모순이 형사쪽의 구원보다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둘 다 살릴 수 없었다면 더 중요한쪽이라도 살렸으면 어땠을까 하는겁니다. 

 

 아주 재미있다, 추천한다 까지는 어렵겠지만, OTT잖아요. 너무 크게 기대말고 그냥 보시기엔 나쁘지 않을거 같습니다. 그리고 종교적인 부분은... 제가 종교가 없고 이해가 낮기 때문에 뭐라고 딱 말씀드리긴 어렵습니다만, 시각에 따라서는 불편하게 느껴질순 있을거 같네요. 무교인 제 입장에선 별 생각없이 그냥 잘 봤습니다. 

 

 

 

 

 * 침범

 

 

 감독이 김여정/이정찬 공동감독이신데, 나무위키에 따르면 영화 전반부는 김여정 감독이 후반부는 이정찬 감독이 주로 작업 했나 봅니다. 영화가 거의 1부/2부처럼 나뉘어져 있거든요. 시대적으로도 떨어져있고, 때문에 출연진도 거의 겹치지 않고, 물/불의 대비도 있고 그냥 대놓고 분리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또 원작 웹툰이 있으니 이야기는 하나의 이야기이긴 하고요. 옴니버스 형식이라고 할 수도 없고 상당히 독특한 방식으로 제작된 영화이니, 이런 부분 생각하고 보는것도 재미가 있을것 같아요. 

 

 이설(포스터의 오른쪽 붉은 스웨터)씨 연기가 굉장히 인상적이더라고요. 그냥 연기를 잘한다를 넘어서, 죄송한 표현입니다만 극중 캐릭터랑 싱크로율이 너무 높아서 원래 저런 삶을 사시던 분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최근에 본 연기중에 가장 인상적이였던거 같네요. 안타까운건 권유리씨... 막 어마어마하게 못하시는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이설씨랑 대비가 되니깐 좀... 거슬리더라고요. 

 

 저도 별 정보 없이, 별 기대 없이 보러갔던 영화였는데 생각보다 재미있게 봤습니다. 이설씨 연기 때문에라도 한번쯤은 볼만하지 않을까 싶네요. 

 

 

 

 

 * 퇴마록

 

 저도 퇴마록 소설을 좋아했었고 즐겁게 전편 다 봤을껍니다. 근데 지나도 너무 지난 작품 아닌가... 찾아보니 93년 작품이던데 30년된 작품을 이제와서 애니메이션 화를? 좀 의아했었는데 생각보다 평이 좋길래 한번 가봤습니다. 

 

 보면서 먼저 든 생각은 이건 넷플릭스 같은데서 시리즈화를 해야되는거 아닌가? 싶더라고요. 퇴마록도 분량이 상당한데 이번 퇴마록은 그 중에서 극초반을, 캐릭터 설명도 대충 한두줄 요약으로 넘겨버리고 주인공 일행 세명 모으는게 전부거든요. 말 그대로 이제 겨우 스타팅 끊은거고 이제 이후에 나올 이야기가 훨씬 많습니다. 이번 흥행이 괜찮다면 ott랑 계약해서 시리즈로 나오는걸 계획하지 않을까 싶네요. 

 

 두번째로 퇴마록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이 봐도 괜찮은가?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것도 좀 애매합니다. 주요캐릭터들 배경을 간략하게 설명하고 넘어간건 이해할만한데, 메인 플롯이 좀 약하지 않나 라는 생각은 있습니다. 박신부를 주인공으로 잡았으면 박신부의 시각에서 이야기를 진행해나갔으면 관객들이 좀 더 몰입하는데 도움이 되었을것 같거든요. 지금 퇴마록은 박신부-장호법-준후-현암까지 이야기의 주체가 너무 중구난방이라는 느낌이였습니다. 

 

  사실 저는 애니메이션을 별로 안 좋아해서... 만화는 그렇게 미친듯이 봐놓고 애니메이션은 왜 안좋아하냐고 물으면 뭐 딱히 할말이 없는데, 이상하게 애니메이션은 재미가 없더라고요. 전 대부분의 애니메이션은 틀어놓으면 잠들어버리는 편입니다ㅋ 그래서 퇴마록도 망설였었는데, 역시나 전 졸리더라고요. 거의 억지로 버티다시피 봐서 제 평이 공정한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ㅋ

 

 ps : 퇴마록 보고 나오는데 문득 만화 공작왕(소년공작왕인가?)가 오래간만에 떠오르더라고요. 어릴때 정말 인상적으로 봤던 만화였는데.. 어릴때는 별 생각 없이 봤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퇴마록은 참 여러가지 서브컬처들을 다 줏어와선 잘 섞어 놓은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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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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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남이 | 작성시간 25.03.28 저도 침범 봤는데
    역시 선척적인 사이코패스도 있다는걸
    다시한번 느끼게되더라고요
  • 작성자psp2004 | 작성시간 25.03.28 평 감사합니다
  • 작성자SplendorCuz | 작성시간 25.03.28 이설 예전부터 지켜봤는데 연기 잘해요.
    노윤서 보다 먼저 뜰줄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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