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저희 집은 작은 구멍가게를 했어요
시골이다 보니 연로하신 어르신들이 많았죠
걷기만 해도 숨이 차신 할아버지들이 계셨는데
한여름에도 가게로 오셔서
마루에 앉아서 그냥 부채질하고 앉아계시더라고요
그러고는 동네에 아는 누구라도 오면
술이든 음료든 사준다고 좀 앉았다 가라고 하시는데
다들 바빠서 지나치는 경우가 많았죠
그리고 요즘 제가 사는 동네를 보면
동네 어르신들이 그냥 집 앞에
나와 앉아 계신 경우가 많아요
더운데 그냥 집안에 있는 게 나을 텐데 말이죠
왜 그런가 궁금해서 아빠한테 물어봤습니다
동네 할아버지들 왜 맨날 밖에 앉아 계시는가 말이죠
아빠는 외로워서 그렇다고 하시더라고요
자식들 다 멀리 살고
나이 들어 일도 못하지
집에 혼자 있으면 얼마나 심심하고 외롭겠냐고 말이죠
그냥 지나가는 사람 구경도 하고
아는 사람 만나는 대화라도 나누려고 그러는 거 아니겠냐고
젊을 때야 외로움을 잊을 만큼 바쁘거나
달랠 여러 가지 수단이 있겠지만
늙어서는 그럴수 없으니 말이죠
근데 또 할머니들은 할머니들끼리
뭔가 소 일거리를 잘 찾고
버스에서 처음 보는 사이인데도
이런저런 대화를 잘 나누더라고요
갑자기 이런 생각이 나서
아빠한테 전화 한 통 드렸네요
다음검색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ASSA 작성시간 26.05.25 new
10여년전에 부부끼리 연수 비슷한걸 가서 자기가 느끼고있는 감정을 말하라고 했었는데 저는 외로움이라고 말했었네요 ㅜㅠ
-
작성자뚝배기 작성시간 26.05.25 new
한폭의 그림이 그려지는 글이네요. 제 어렸을 적 추억도 떠오르고.. 저의 외로움도 새삼 되돌아 보게 되고.. 아직 할아버지는 아닌데 ㅎㅎ 상념에 빠지게 되는 글이네요..
-
작성자어떤이의 꿈 작성시간 26.05.25 new
어른들은 겨울에도 보온병에 따뜻한물 넣고 바깥에 나와 앉아계셔요. 집에 계시면 답답하다고 하셔요
쪽방촌 가보시면 골목골목 대문 옆에 의자들이 많이들 나와있어요. 해뜨면 많이들 나와 앉아계셔요. -
작성자풀코트프레스 작성시간 26.05.25 new
어르신들 공원이든 동네 벤치든 어디든 옹기종기 모여계시죠. 약장수 행사 같은데 가시는 것도 같은 이유죠.
사람 곁에는 결국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