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대학 농구의 매력은 묘한 것 같습니다. 이번 시즌은 현생에 너무 치이는 관계로 시즌은 거의 챙겨보지 못해서 흥미도 없을 줄 알았는데 3월이 되니 자연스레 NBA보다도 NCAA가 관심이 가네요. 간단하게 NCAA 토너먼트 2라운드까지 끝난 현 시점까지를 크게 10가지 정도로 간략하게만 정리해서 리뷰해 봤습니다.
* 평어체 양해 부탁 드립니다.
1) 디펜딩 챔피언 격침
작년 우승팀이자 2년 연속 1번 시드를 받으며 ‘리핏’을 노리던 플로리다가 9번 시드인 아이오와에게 드라마틱한 역전패를 당하면서 16강 무대도 가지 못하고 2경기 만에 짐을 쌌다. 1라운드에서 16번 시드인 프레리 뷰 A&M에게 114-55, 무려 59점차의 대승을 거두면서 총 득점(114점), 팀 야투 성공 개수(45개), 야투 성공률(64.3%), 어시스트(29개), 승차(59점) 모두 역대 최다 기록을 쓰며 산뜻한 출발을 한 플로리다는 2라운드에서 ‘거짓말 같은 패배’를 당하고 만다.
2라운드에서도 경기 막판까지 2점차 리드를 잡고 있던 플로리다는 종료 4.5초를 남기고 아이오와의 3학년 포워드인 스페인 출신의 알바로 폴게이라스에게 역전 3점슛을 허용하면서 침몰하고 말았다.
[아이오와 vs 플로리다, 마지막 2분 40초]
https://youtu.be/rvAcpwzRkTg
2) 2년 만의 도전
반면, 2023년과 24년 우승팀인 유콘(코네티컷)은 이번 시즌에 2번 시드를 받고 2년 만의 우승 탈환에 나서고 있는데 첫 2경기를 모두 10점차 이상의 대승으로 장식하며 순항하고 있다. 4학년 포워드 듀오인 알렉스 카라반과 타리스 리드 주니어의 활약이 특히 돋보이는데, 타리스 리드 주니어는 1라운드 퍼먼과의 경기에서 31점 27리바운드를 기록, 1968년 NBA 명예의 전당 센터인 엘빈 헤이즈 이후 무려 58년 만에 NCAA 토너먼트에서 30점-25리바운드 퍼포먼스를 기록한 선수가 되었다.
그리고 1라운드 22점, UCLA와의 2라운드에서는 27점을 각각 기록하면서 팀을 이끌고 있는 알렉스 카라반은 23년과 24년 유콘 우승 당시에 각각 1학년과 2학년으로 모두 반지를 낀 바 있으며, NBA 드래프트에 충분히 참가할 수 있었으나 유콘이라는 학교와 댄 헐리 감독에 대한 애정으로 남아서 지금 4학년으로 ‘라스트 댄스’에 나서고 있다. 유콘에서 불과 70마일 떨어진 사우스보로 출신으로 아주 어렸을 때부터 유콘 팬으로 알려진 카라반이 과연 유콘 소속으로 3개의 반지를 낄 수 있을 것인가.
[알렉스 카라반 커리어 하이 27득점 vs UCLA]
https://youtu.be/XYOxxdcrdO8
3) 인생은 한 방
세인트 존스의 가드, 딜런 달링은 2라운드 캔자스와의 경기에서 경기 내내 무득점으로 침묵했으나 65-65 동점 상황에서 경기 종료 직전, 버저비터 레이업을 성공시키며 단 2득점으로 모든 경기의 스포트라이트를 가져갔다. 이로써 세인트 존스는 1999년 이후 27년 만에 16강 무대를 밟게 되었으며 반대로 캔자스는 2022년 우승 이후 4년 연속으로 16강에도 진출하지 못하면서 빌 셀프 감독 부임 이후 최대의 암흑기를 보내고 있다.
[딜런 달링 버저비터 레이업 포함, 경기 막판 하이라이트]
https://youtu.be/0RZ29X3M_9Q
4) 부저 부자의 험난한 우승 도전기
NBA 올스타 빅맨 출신인 카를로스 부저는 듀크에서 2학년이던 00-01시즌, 우승 반지를 꼈고 그로부터 25년이 지난 이번 시즌, 그 아들인 카메론 부저가 역시 아버지와 같은 듀크 소속으로 우승 도전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역시 토너먼트 무대는 녹록치 않았다. 16번 시드 시에나를 맞아 듀크는 전반에만 11점 차로 끌려갔는데, 이는 토너먼트 역사상 1번 시드가 16번 시드에게 전반에 가장 크게 뒤진 기록이었고 역대급 업셋의 희생양이 될 뻔한 듀크를 구한 것 역시 에이스인 부저였다. 카메론 부저는 이 경기에서 무려 자유투를 14개를 얻어내며(13개 성공), 22점 13리바운드를 기록했고 듀크는 6점차 진땀승을 거두고 1라운드를 통과했다.
[카메론 부저 22점 13리바운드 하이라이트 vs 시에나]
https://youtu.be/MMoNwnymGkc
5) 인디애나폴리스의 황제 등극?
‘코치 K’, 마이크 슈셉스키가 직접 후계자로 선정한 후계자, 존 샤이어 듀크 감독이 듀크의 지휘봉을 잡은 지도 어느덧 4시즌 째가 되었다. 4시즌 연속 토너먼트 진출, 지지난 시즌에는 8강, 지난 시즌에는 4강 진출 등 (멤버를 감안하면) 아주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무난히 팀을 잘 이끌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는 샤이어에게 이제는 진짜 토너먼트 우승이 필요할 때가 되었다는 평이 많다.
1라운드 시에나를 상대로 진땀승을 거두기는 했지만 어쨌든 2라운드까지 통과하면서 16강 티켓을 거머쥔 샤이어가 만약 이번 시즌에 듀크를 우승으로 이끈다면 꽤 재밌는 기록이 탄생한다. 바로, 선수와 감독으로 같은 장소에서 우승을 하게 되는 것인데 샤이어가 2010년, 4학년 선수이자 팀 내 야전사령관으로 우승 반지를 낀 장소가 인디애나폴리스이고 이번 시즌 파이널 포가 열리는 장소 역시 인디애나폴리스이다. 과연 샤이어는 인디애나폴리스의 황제가 될 수 있을 것인가.
6) 최고의 샷
이번 NCAA 1,2라운드를 통틀어서 최고의 샷을 꼽자면 켄터키의 오테가 오웨의 50피트 짜리 버저비터 동점 3점슛일 것이다. 7번 시드 켄터키는 10번 시드의 산타 클라라를 맞아 종료 직전 3점차로 뒤지면서 패색이 짙었으나 4학년 베테랑 가드인 오테가 오웨는 포기하지 않고 집중해서 초장거리 3점슛을 시도했으며 이것이 그대로 림에 빨려 들어가면서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오웨는 이 슛을 포함해서 이 경기에서 35점 8리바운드 7어시스트를 기록, 커리어 하이 득점을 찍었으며 팀도 승리하면서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2라운드에서 켄터키가 아이오와 스테잇에게 19점차로 대패하면서 바로 다음 경기에서 다소 허무하게 시즌은 끝났지만..)
[오테가 오웨 35득점(버저비터 포함) vs 산타 클라라 하이라이트]
https://youtu.be/mB3iWzEXtY8
7) 첫 승의 짜릿함
이번 토너먼트에서 학교 역사상 첫 승을 거둔 학교가 총 3개가 있다. 숱하게 16강, 8강을 가는 명문팀들에게는 아무것도 아닐 수 있으나 길게는 몇 십년까지 기다려서 간절한 첫 승을 한 학교의 학생들, 동문들에게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황홀함이 있었을 것이다.
먼저, 프레드 호이버그 감독이 이끄는 빅 텐의 네브래스카가 토너먼트에 첫 진출한지 무려 40년 만이자 9번의 도전 끝에 첫 승을 거두었다. 4번 시드로 토너먼트에 진출한 네브래스카는 1라운드에서 13번 시드 트로이를 꺾으며 역사상 첫 승을 하였고 내친 김에 32강에서 5번 시드인 밴더빌트에 2점차로 승리, 첫 승을 한 시즌에 16강까지 오르게 되었다. NBA 시카고 불스 감독을 맡아서 대학 무대를 떠나기 전인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아이오와 스테잇 감독을 맡아서 아이오와 스테잇을 16강까지 이끈 전력이 있는 호이버그는 역시 베테랑 감독답게 토너먼트에서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그리고 16강 상대로 유력했던 1번 시드인 플로리다가 9번 시드인 아이오와에게 잡히면서 네브래스카는 현재 8강 진출까지도 꽤 유력한 상황이다.
두 번째 학교는 12번 시드인 하이 포인트인데 하이 포인트는 5번 시드인 위스콘신을 1점차로 꺾는 대이변을 연출하며 이번 시즌 최고의 신데렐라 팀이 되었다. 디비전 I에 99-00시즌부터 합류해서 역사가 깊지는 않고 토너먼트 진출이 작년에 이어 두 번째인 하이 포인트는 2번 시도 끝에 첫 승을 하면서 동문들에게 큰 기쁨을 주었다.
마지막 하워드 대학교는 퍼스트 포이기는 하지만 역시 역사상 첫 승을 거둔 학교에 이름을 올렸다.
8) 매직의 후예
미시간 스테잇의 3학년 주전 가드로 평균 9.4어시스트를 기록, 전미 어시스트 1위를 기록한 제레미 피어스 주니어는 이번 토너먼트 첫 2경기에서 각각 11어시스트와 16어시스트를 기록, 도합 27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 대선배인 매직 존슨의 기록(1979년 토너먼트, 22개)을 넘어섰으며 나아가 이 부분 빅 텐 소속 선수 최다 기록까지 경신했다.
단, NCAA 전체 기록에는 아쉽게 1개 모자랐는데 전체 기록은 2000년 UCLA 소속으로 얼 왓슨이 28개로 갖고 있다. 피어스의 활약에 힘입어 2라운드까지 통과한 미시간 스테잇은 16강에서 강력한 우승후보 중 하나인 유콘을 상대하게 되고 이 경기는 이번 토너먼트 16강 경기 중 최고의 빅 이벤트로 꼽히고 있다.
[제레미 피어스 12점 16어시스트 vs 루이빌]
https://youtu.be/mJM8VIeeB1Q
9) 최고의 폭발력
비록 팀이 져서 다소 빛이 바래긴 했지만 BYU의 신입생이자 2026 NBA 드래프트 강력한 1순위 후보로 꼽히는 AJ 디반사는 1라운드에서 텍사스 대학교를 상대로 35점을 폭격하면서 역대 토너먼트 신입생 단일 경기 득점 2위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1위 2017년 디애런 팍스, 39점)
이번 시즌 25.5점을 넣으며 디비전 I 득점왕에 오르기도 한 디반사는 이제 어느 팀이 자신을 뽑을 지만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6번 시드로 퍼스트 포까지 치르고 온 11번 시드의 텍사스에게 업셋을 당하면서 디반사 정도의 재능을 토너먼트에서 1경기밖에 보지 못했다는 건 개인적으로 너무 아쉽다.)
[AJ 디반사 35득점 vs 텍사스]
https://youtu.be/FyxK-JVO8yI
10) ACC의 몰락
농구에서 자타공인 최고의 명문 컨퍼런스인 ACC. 그러나 이번 시즌에는 ACC의 몰락이 유독 눈에 띈다. (퍼스트 포 포함) 8개 팀이 토너먼트에 오른 ACC는 16강에는 듀크, 단 한 팀만이 살아 남으며 5대 컨퍼런스 중 가장 적은 수의 학교가 생존하였다. 6번 시드인 UNC가 11번 시드인 VCU를 상대로 무려 19점차까지 앞서다가 충격의 역전패를 당하였고 3번 시드인 버지니아도 32강에서 하위 시드인 6번 시드의 테네시에게 업셋으로 탈락하는 등 전체적으로 아쉬운 경기들이 많았던 ACC의 첫 2라운드였다.
반대로, 빅 텐의 선전이 눈에 띄는데 2000년 미시간 스테잇 이후 26년 만에 우승에 도전하는 빅 텐 컨퍼런스는 무려 6개 학교가 16강에 살아 남으면서 37.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과연 올 시즌 우승은 어떤 컨퍼런스가 하게 될까.
<16강 컨퍼런스별 진출팀>
빅 텐 : 6개 (미시간, 퍼듀, 일리노이, 미시간 스테잇, 네브래스카, 아이오와)
SEC : 4개 (아칸소, 앨라배마, 테네시, 텍사스)
빅 12 : 3개 (애리조나, 아이오와 스테잇, 휴스턴)
빅 이스트 : 2개 (유콘, 세인트 존스)
ACC : 1개 (듀크)
이제 몇 배는 더 흥미진진한 16강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전체 토너먼트가 끝나고 (기회가 된다면) 전체 리뷰 글도 올려보려고 합니다. 다 같이 3월의 광란을 즐겨보시죠!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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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나스텝한거니 작성시간 26.03.24 For Justice 오 그렇군요ㅎㅎ 답변 감사합니다. 듀크 이번 토너먼트에서 지켜봐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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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For Justice 작성시간 26.03.24 잘 읽었습니다 대학 농구만의 매력이 있죠 확실히 ㅎㅎ 최근 몇년은 느바보단 대학 농구를 더 보는거 같네요 저는. 저도 비슷한 글을 올려보려 했으나.. 주중엔 일에 치이고 주말엔 탱자탱자 하다보니.. 또 다른 회원님 소중한 글에 숟가락 하나 얹고 갑니다
올해 최고 신데렐라는 이름도 못 들어본 High Point대학과 만년 약체 마이애미 (오하이오) 대학의 정규시즌 전승 아닐까 싶네요 - NIL의 시대에서 소규모 학교들의 신데렐라 스토리는 이제 보기가 힘들어진거 같은데 올해 스윗 16은 다들 메이저 컨퍼런스 학교들로 채워졌네요 (릭 피티노의 세인트 존스 제외하곤 말이죠.. 하지만 세인트 존스는 원래 재야의 강자로 평가 받았으니) -
작성자흑인탄력 작성시간 26.03.24 어제 필라델피아에서 처음으로 대학농구 봤는데 히스토리도 모르고 아무것도 모르는데 분위기가 nba랑 다르게 너무 흥미진진하고 좋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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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라존롼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3.24 헐 테네시 버지니아 경기네요..너무 부럽습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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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TheSHOT 작성시간 26.03.24 올해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