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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러셀과 제리 웨스트가 말하는 '라이벌리'와 '새 시즌 전망'

작성자Doctor J|작성시간08.10.31|조회수2,410 목록 댓글 14

     링크: http://www.nba.com/news/russell_west_081027.html

NBA 시즌이 시작되었습니다!

 

명예의 전당 레전드들인 빌 러셀과 제리 웨스트의 명철한 분석과 전망을 들으며 새로운 시즌의 개막을 맞이하겠습니다. 뭐 이보다 더 좋은 옵션은 없겠죠? 이 두 분이 만나 (1) 예전의 셀틱스-레이커스 라이벌 관계에 대해 의견을 나눴고 (2) 오프시즌에 어떻게 준비해야 정규시즌에 최고의 기량을 펼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견해를 피력했으며 (3) 새 시즌에 대한 전망 등에 대해서도 토론을 했습니다. 정말 좋은 내용들이었습니다. , 그러면 이들의 대화를 즐감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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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리 웨스트: 형님, 안녕하셨습니까?       

 

빌 러셀: , 제리, 자넨가?

 

제리 웨스트: . 잘 지내셨죠?

 

빌 러셀: 이봐, 제리. 그런데, 자네 혹시 그 Cabin Creek 휴양지에서 오는 길인가?

 

제리 웨스트: 맞습니다. 언제 한 번 그리로 형님을 모시겠습니다.

 

빌 러셀: 그거 듣던 중 반가운 소리군. 지금 당장 가자구, 허허.

 

제리 웨스트: 형님, 이제 NBA 새 시즌이 시작되는데요... 형님께서 올 시즌에 특별히 기대하거나 바라는 것들이 있으십니까?

 

빌 러셀: 셀틱스와 레이커스지. 이 둘이서 다시 한 번 파이널에서 붙으려면 지금보다 전력을 더 향상시켜야 돼. 이제 이 두 팀의 이름만 들먹이면 다 아는 세상이야. 몇 경기 지더라도 그저 업셋일 뿐이야라고 말하는 자세는 금물일세. 더 이상은 업셋이 아니거든.

 

예를 들어, 고 아워바크 감독께서 밥 쿠지를 드래프트하질 않고 찰리 셰어라는 빅맨을 드래프트했던 이유는, 그가 당시에 리그를 호령하던 조지 마이칸과 사이즈나 능력 면에서 맞짱을 뜰 수 있는 선수였기 때문이었네. 그 분의 원칙은 강 팀이 되려면 리그의 최강팀들과 겨룰 수 있어야 된다였거든.

 

모든 팀들이 셀틱스와 레이커스를 상대로 이길 계획을 세우고 있지 않은가? 두 팀 모두 변화들도 꽤 있었지? 물론 스타 플레이어들은 변하지 않았지만 말일세. 팀 로테이션에 필요한 선수들이 좀 바뀌었어. 두 팀 모두 정신 똑바로 차리고 다시 파이널까지 진출할 각오를 다져야 하네. 작년 시즌보다 더 향상된 경기력이 필요하다구.

 

제리 웨스트: 형님, 저는 시즌을 첫 41경기와 마지막 41경기, 이렇게 두 파트로 나눠서 보는데요, 시즌 전반기에는 젊은 선수들이 소속팀을 위해 어떠한 활약을 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관전을 하곤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서프라이즈팀이 어느 팀이 될 것인지를 예상해 보는 재미도 짭짤해요. 시즌을 관전하는 세번째 저의 관점은, 과연 리그의 최강팀들에게 도전장을 낼 수 있을만한 팀들이 어디겠는가를 찾아보는 것입니다.

 

현재 리그의 최강팀들은 셀틱스와 레이커스라고 생각합니다. 프리시즌의 셀틱스 경기들을 지켜 봤는데, 3가 여전한 셀틱스가 아주 강해 보이더군요. 이 베테랑 빅 3가 아주 꾸준히 기량들을 발휘해 주는 것 같습니다. 케빈 가넷같은 선수가 주축이니 그럴 수 밖에요. 저는 가넷을 선수로서 존경해 왔습니다. 정말 항상 최선을 다 하는 친구인데, 팀이 좋은 성적을 내질 못 했었죠. 그리고 폴 피어스는, 많은 관심을 받지도 못 했고, 화제에 오르내리던 선수도 아니었지만, 리그 최고의 선수들 중 하나인 선수고요. 지난 시즌에야 비로소 자기 혼자 모든 것을 다 하지 않아도 되는 팀의 일원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죠. 여기에 레이 앨런까지. 정말로 견고한 빅 3입니다.

  

서부에서는, 레이커스가 최강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선수들의 면면으로만 봤을 때, 이 레이커스에 대항할만한 팀이 바로 휴스턴 로켓츠인 것 같습니다. 휴스턴 선수들, 재능이 넘치죠. 이 두 팀이 서부 컨퍼런스에서 가장 재능이 많은 팀이라고 봅니다. 레이커스는 빅맨들의 다재다능함 부분에서 최고점을 주고 싶습니다. 둘이 완전히 다른 스타일인데도 효과적인 경기를 펼칠 수 있는 센터들이니까요. 그리고 리그의 MVP인 코비 브라이언트까지 있습니다. 코비는 정말 볼만한 선수죠. 경기에 터프하게 임하는 자세나, 자기 자신을 독려하며 젊은 선수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모습들 등등. 레이커스는 더군다나 프론트라인 세 선수의 사이즈가 엄청나지요.

 

그리고 제가 항상 말해온 것이 있어요. 어디선가 홀연히 나타난 누군가에 의해서 이런 강팀들은 또 다시 도전을 받게 된다는 것 말입니다. 지난 시즌에는 그 주인공이 뉴올리언즈 호넷츠였습니다. 댈러스 망아지들은 작년에 조금 뒷걸음질을 친 것 같았고요. 하지만 올해 다시 뛰어다닐 지 모르죠. 매 시즌 샌안토니오 스퍼스를 지켜 보는데, 정말 대단한 팀이에요. 저는 그렉 포포비치 감독을 존경합니다. 그를 중심으로 스퍼스 구단이 이뤄놓은 것들을 보십시오. 매 시즌마다 노쇠화되었다라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끊임없이 이기는 방법을 찾아내는 팀입니다.

 

형님이 말씀하신대로, 과연 누가 셀틱스와 레이커스에게 기어 오르는(?) 시즌이 될까요? 이 두 팀이 조금이라도 나태해지거나, 아니면 주요 선수들에게 부상이라도 발생하면, 피냄새를 맡은 상어떼들이 몰려와 이들을 포위하고 말 겁니다. ‘서프라이즈팀은 바로 거기서 발견되겠지요. 하지만 이 두 팀이 또 다시 파이널에서 만난다 하더라도 그리 놀랄 일은 아닐 겁니다.

빌 러셀: 이봐, 자네가 로켓츠에 대해 막 언급을 해서 하는 말인데... 야오 밍이 이제 국가대표 팀 경기에는 그만 출전할 거라는 말을 들었네. 이거 아주 중요한 일이야. 내가 야오에게 몇 년 전에도 그런 말을 해준 적이 있다네. “이봐 야오, 자네는 지금 너무 많은 경기를 소화하고 있는거야.”라고.  야오는 아주 훌륭한 신체와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선수지. 그런데 3년 내내 제대로 된 휴식이 없이 너무 앞만 보고 달렸어. 그래서 자네처럼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쉬지 않고 계속 농구경기에 임할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네.”라고 말해줬지. 그 친구가 시즌아웃되는 부상을 당했을 때는 이게 자네에게는 어쩌면 최상의 방법일지도 모르겠네. 어쨌든 농구를 안 하고 쉬고 있지 않은가?”라고 했어. 너무 많은 경기들을 소화하면 신체도 열정도 모두 소진해 버리는거야. 이제 야오가 국대팀을 그만 둔다고 하니 내가 다 기뻐. 서부에서 한 팀만 더 지목하자면 피닉스 선즈라고 봐. 선즈 애들 이제는 전부 늙었지. 어쩌면 이게 걔네들에게 있어 마지막 불꽃을 태울 수 있는 시즌일거야. 그리고 동부에서는 애틀란타가 은근히 강 팀으로 떠오를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아.

 

제리 웨스트: 셀틱스 팀에 대해 제가 참 존중하는 부분이 하나 있는데요. 특히 형님이 선수셨을 시절 말입니다. 그 때 셀틱스 팀들을 보면 좀 으스대고 기고만장한 모습들이 있었어요. 그 때, 형님을 보면서 항상 느낀건데, 형님은 형님 자신에 대해서는 별로 신경을 안 쓰는데, 형님의 플레이에는 정말 진지하게 신경을 쓰시더군요. 정말 매 시즌 그토록 우승을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해오는 팀을 저는 본 적이 없습니다. 제 친구인 체임벌린에게도 귀가 따갑도록 얘기해준 내용입니다. 저는 형님이야말로 당대 최고의 전사였다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당시의 셀틱스 팀에는 다른 강팀들과는 확연히 다르게 경기를 펼치는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우리 레이커스도 그 부분을 넘어 보려고 애를 썼는데, 결국 셀틱스의 그 피지컬한 농구는 넘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게 셀틱스 전사들에 대한 저의 좋은 기억들입니다. 대단한 선수들이었고, 팀을 위하는 마인드가 훌륭했던 이타적인 선수들이었죠.

 

빌 러셀: 밥 쿠지가 은퇴했을 때 말이야.....

 

제리 웨스트: (말을 끊으며) 쿠지 형이 은퇴하자 K. C. 존스가 제 마크맨이 됐어요. 이 친구의 터프한 수비때문에 죽는 줄 알았습니다.

 

빌 러셀: 자네는 내 말 좀 끊지 말게. 쿠지가 은퇴할 때 말이야, 우리 팀원들 모두가 결심한 것이 하나 있었어. 쿠지가 우승반지와 함께 은퇴하도록 하는 것이었지. 그것이 우리들의 목표요 원동력이었지. 구단주였던 월터 브라운 씨가 작고했을 때도, 우리는 우승을 해냈고, 그 우승컵을 고인에게 헌정했어. 우리는 그렇게 한 가족처럼 결속이 잘 되어 있었네.

  

아워바크 감독은 정말로 내가 사랑한 분이었어. 그래서 오래토록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이고, 평생의 친구가 될 수 있었던 거지. 월터 브라운 씨도 셀틱스 왕조가 세워지는 데에 있어 큰 역할을 하신 분이야. 내가 만나본 사람들 중에 인격적으로도 정말 뛰어난 분이셨어. 그 분이 아워바크 감독을 고용할 때 하신 말씀이 있지. “아워바크 감독, 나는 농구엔 문외한인 사람이오. 그런데, 당신이 정말 훌륭한 농구감독이란 말을 들었소. 내 구단을 맡아서 당신 뜻대로 끌고 나가 주시오.” 그리고 전권을 아워바크 감독에게 맡기신 후에는 어떠한 비판도 안 하시더군.

 

제리 웨스트: 형님도 아시겠지만, 감독의 역량에 대한 비판이 이제는 유행처럼 돼버렸습니다. 감독들도 요즘은 전같지가 않고, 특히 미디아도 좀..... 아무튼, 셀틱스와 레이커스가 작년에 파이널에서 맞붙으면서 라이벌리의 부활이란 주제와 함께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았지 않습니까? 현 리그를 보면, 우리들 선수시절보다 훨씬 더 많은 팀들이 뛰고 있지요? 이런 현상을 볼 때마다, ‘우리는 석기시대에 살았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1960년이 저의 루키시즌이었는데, 그 시즌에만 셀틱스와 25번은 붙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정말 그 초록색 셀틱스 유니폼은 지긋지긋했습니다. 그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이 싫어서가 아니었습니다. 그냥 그 색깔의 유니폼을 입은 팀이 농구를 너무 잘했기 때문이었죠. 그래서 제 옷장에는 지금도 초록색 계통의 옷이 별로 없습니다.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한 팀과 한 시즌에 25번을 상대해야 했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 싫었습니다. 시범경기에서만 15번을 붙었으니... 한 번은 점프볼을 하기도 전에 패싸움이 벌어지기도 했었죠.

 

하지만, 다른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농구도, 프로 리그의 구조 자체에서 파생되는 문제때문에 많은 변화와 어려움을 겪으면서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자유계약 제도라든지, 사치세 조항같은 것은 좋은 것입니다. 자금이 많지 않은 팀들도 자기 소속팀의 스타플레이어들을 붙잡아 둘 수 있게 됐으니까요. 문제는, 각 팀의 결속력이 많이 약해진다는 것입니다. 아무튼, 셀틱스와 레이커스 이 두 팀은 로스앤젤리스 지역의 농구발전에 큰 기여를 했습니다.

 

지금도 기억합니다. 우리 레이커스가 강 팀으로 변모했을 당시를 - 사실 제가 입단하고 나서부터채 1년 밖에 걸리지 않았죠. LA Sports Arena에서 셀틱스와의 경기만 있으면 표가 매진되곤 했었습니다. 서부 해안 지역에도 잘 알려진 형님과 K.C 같은 선수들 (역주: 이 둘은 샌프란시스코 대학 출신입니다)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이유는 셀틱스 팀이 이뤄놓은 꾸준한 우승 기록 때문이었죠. 관중석을 보고 놀라곤 했습니다. 온통 초록색 물결이었으니. 셀틱스의 고정팬들이 레이커스의 팬들을 숫적인 면에서 압도했었다고 생각합니다. 세월이 지나면서 그 결과가 나타나기 시작했지요. 우리 팬들이 팀에 대해 실망을 하기 시작했고, 그 여파는 팀의 경기력에까지 미치기 시작했습니다. 두 팀 간의 대결은 언제나 치열했습니다. 셀틱스는 언제나 우리를 꺾고 싶어 했지요. 솔직히 말해서, 우리 레이커스가 셀틱스를 꺾겠다는 승부욕보다 셀틱스가 우리를 눌러 이기겠다는 의지가 더 강했습니다. 하지만, 라이벌이라고 부르기는 좀 그랬습니다. 제가 보는 진짜 라이벌은 UCLA USC의 대결이었어요. 한 도시에 존재하는 진짜 라이벌 대학들이었으니까요.

 

셀틱스가 매 시즌 우리를 눌러 이기자, 레이커스 선수들과 팬들은 진짜 돌아버렸죠. 하지만 이러한 명승부들이 리그 전체에 어떤 열정을 불러왔던 것 같아요. 남들이야 이 라이벌 관계를 어떻게 평가하든지 제가 관여할 바는 아니지만...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이 두 팀이 지난 62회의 NBA 우승컵들 중 31번을 나눠 가져갔다는 사실입니다. NBA를 대표하는 이 두 구단은 정말로 많은 추억과 향수를 리그에 남겨 놓았습니다. 스타일도 완전히 다른 이 두 팀이 말이지요. 한 팀은 젊은 팀이었고, 또 다른 한 팀은 베테랑 선수들 위주로 구성이 되어 있었고요. 시청률이 확실히 말해주지 않았습니까? 사람들은 이 두 구단 간의 파이널을 또 한 번 보고 싶어 할 겁니다.

  

빌 러셀: 이보게. 지난 10여년 간 말일세... 나는 케빈 가넷의 플레이를 즐겨 봐 왔다네. 현 리그를 보면 말이야, 완전히 비지니스야. 예전에는 그야말로 승부 그 자체만이 리그를 규명했었는데 말이지. 내가 NBA에 들어가고 싶었던 이유도 전국의 진짜 농구고수들과 맞짱을 뜨고 싶어서였어. 셀틱스와 레이커스의 파이널은 진정으로 전국의 최고 고수들만이 모여서 사투를 벌이는 장이었지. 내가 보고싶어 했고 좋아했던 건 바로 이것이었다네 - competition. 나는 케빈 가넷이 경기에 임하는 자세를 좋아하네. 하지만 현 리그 최고의 플레이어는 코비 브라이언트야. 내가 코비의 경기력 중에 가장 칭찬을 해주고 싶은 부분이 하나 있는데, 그건 바로 코비만이 상대 팀의 에이스를 직접 수비하는 수퍼스타라는 사실이야.

 

제리 웨스트: 저도 케빈 가넷의 플레이를 좋아합니다. 정말 농구를 제대로 하는 친구죠.

 

빌 러셀: 요즘의 선수들을 보면 말이야, 새로 다가올 시즌을 대비해서 오프시즌에 너무 무리를 하는 경향들이 있어.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네. 플레이오프만 끝나면, 나는 한 두어 달 동안 농구는 생각도 안 했고, 농구공도 만지지 않았어. 가끔은 한 달 동안 제대로 걷지도 못할 정도로 지쳐 있기도 했고. 현 리그의 젊은 친구들을 보면, 지나치리만치 많은 경기를 뛰고 있는 것 같아. 조금 이상하게 들릴 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선수들은 스스로를 너무 혹사시키고 있어. 요즘 선수들이 신체조건들이야 아주 좋지. 계약 조건에도 아마 이 몸뚱아리들이 회복도 빨라야 된다고 써있을 거야. 문제는 신체가 스스로 자연스럽게 회복이 되야지, 억지로 회복을 시키면 안 된다는 것이야. 요즘처럼 매일같이 훈련시키고 몰아붙이면, 몸이 스스로 회복될 수가 없어. 빅맨들이 서로들 얼마나 몸을 부딪히는지 아나? 그렇게 40분 간을 뛰어 놓고, 그 다음날 또 경기에 나가. 멍들이 아물지도 않았는데 말이지. 이러다가 다들 골병들고 말거야.

 

제리 웨스트: 과거에는 선수들이 웨이트에도 크게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요즘 선수들은 경기 시작 직전에도 웨이트를 해요. 마치 아침에 눈뜨자마자 양치질을 하듯이 말이죠. 형님 말이 맞습니다. 선수들이 지나치게 웨이트 트레이닝을 합니다. 농구를 할만한 몸이 어느 정도 만들어졌으면, 매일같이 그 몸을 혹사시킬 필요가 없지요. 신체도 휴식이 필요한 겁니다. 곰들이 동면을 하듯이 말이죠. 우리들이 뛸 때는 가을 낙엽이 보이기 시작할 때나 되어야 경기를 준비하는 태세에 들어갔었죠. 몸도 몸이거니와 게임에 임하는 정신력에 있어서도 그렇게 했던 것이 훨씬 더 도움이 됐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신체적인 부분이 준비가 안 되어 있다면, 이 바닥에서 살아남을 수는 없는 것이고... 그 다음에 위대한 선수들을 규명짓는 것은 결국 멘탈 부분이거든요. 매 시즌 경기력의 향상 여부에 따라 위대한 선수가 결정되는 것 아닙니까? 정말로 뛰어난 선수들은 몸이 지쳐 있어도 경기력을 향상시키거든요. 생각하는 부분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이죠. 진짜 수퍼스타들은 더 나은 팀메이트가 되는 방법까지 터득합니다. 그게 바로 젊은 선수들이 갖추어야 할 성숙도죠. 요즘은 어린 선수들이 리그에 너무 많아요. 이 선수들은 나이 자체가 어려서, 성숙해지려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립니다. 그리고 훈련량이 너무 많아요. 이 선수들이 오프시즌마다 받는 스트레스나 중압감을 떨쳐낼 수만 있다면, 훨씬 더 좋은 모습들이 될 겁니다.

 

빌 러셀: 나는 한 번도 웨이트를 한 적이 없어. 나는 농구를 할 수 있는 몸이 어느 정도 만들어졌다면, 바로 그 몸이 농구를 하는데 있어서 나에게 가장 적합한 사이즈라고 믿는다네. 인공적으로 부풀려 놓은 몸이 결코 더 나은 선수로 만들어 주지 않지.

 

제리 웨스트: 아마도 멘탈 부분에서 자신감을 더 줄 지는 모르죠. 그렇게 해야 유니폼을 입었을 때 뽀대가 더 날 테니까요.

 

빌 러셀: 헤이 제리. 이번 시즌에 누가 MVP가 될 것 같은가?

 

제리 웨스트: 르브론 제임스죠. 정말로 많은 것들을 하는 선수인데, 팀원들로부터 지원사격을 받지 못하고 있어요. 정말 겁나게 무서운 젊은 유망주입니다. 지난 시즌에도 걔의 경기 이해도와 이타적인 마인드가 팀을 이끌었습니다. 얘가 없었다면 캐벌리어스는 몇 경기 이기지도 못했을 겁니다. 이 선수 하나의 능력이 작년 플레이오프에서 셀틱스를 얼마나 많이 괴롭혔습니까?

  

빌 러셀: 내가 본 것 하나만 말하겠네. 나는 지난 시즌에 레이커스와 캐벌리어스 간의 두 경기를 모두 관전했어. 첫 경기에서는 코비가 르브론을 수비하더군. 두 번째 경기에서는 경기 내내 르브론이 코비를 막았지. 르브론이 이 정도 레벨까지 올라와 있다네.



제리 웨스트:
오랫동안 꾸준히 수비력을 향상시켜온 선수죠. 처음에 르브론을 봤을 때 정말 놀랐습니다. 저 정도 신체 사이즈에, 저런 힘, 스피드, 볼핸들링, 플레이메이킹 스킬, 리바운드, 스틸 능력까지... 골고루 갖춘 선수는 본 적이 없습니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본 기억이 없어요. 코비 브라이언트라면 르브론의 올라운드 능력에 견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르브론이 리그 MVP가 될 것 같아요.

 

빌 러셀: 아마 이번 시즌에는 사람들이 폴 피어스를 눈여겨 볼 걸세. 그리고 뉴올리언즈의 그 아이... 크리스 폴도. 리그의 MVP.... MVP 후보들은 스스로 이런 질문들을 물어 봐야만 하지. 팀을 위해 내가 정말로 하는 역할이 무엇인가? 모든 선수들은 약점들이 있다. 그러면 나의 약점들은 내 팀의 경기력에 얼마만큼 큰 영향을 미치는가? 몇몇 스타플레이어들은 수비력이 좀 딸린다. 어떤 선수들은 팀이라는 개념 자체가 부족하고. 혹시 내가 그렇지는 않은지...?” 내가 보는 관점에서는 말이야, 이런 질문들에 걸리는 선수들은 일단 MVP 감이 아니야. 그래서 나도 르브론 제임스를 생각하고 있긴 하네. 같은 이유로 사람들이 폴 피어스도 눈여겨 보겠지. 하지만 나는 예상같은 것은 하기 싫어.

 

제리 웨스트: 정말로 위대한 레전드들이라면 공격에만 치중하는 농구는 하지 않습니다. 공수 모두가 균형잡힌 플레이를 하지요. 폴 피어스는 균형이 잡혀 있습니다. 크리스 폴도요. 이 아이 정말 대단한 전사지요. 폴이 팀의 리더임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그래서 제가 시즌을 둘로 나눈 겁니다. 이제 막 떠오르는 팀들은 시즌 초반에 이런 젊은 선수들이 발전을 거듭하고, 또 팀에 공헌을 하면서, 팀을 진정한 강팀으로 이끄는 활약들을 할 것이거든요. 형님, 저는 매시즌 시작할 때마다 흥분이 됩니다. 뭔가 새로운 것들이 항상 생겨나니까요. 아마도 모두가 작년 파이널의 재탕을 요구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항상 강조하는 것이 두 가지 있습니다 - (1) 팀의 베스트 플레이어는 부상당하지 않도록 항상 조심할 것 (2) 우승을 하려면 행운도 따라야 할 것. 이번 새 시즌이 리그 사상 최고의 시즌이 되길 희망합니다.

 

빌 러셀: 동의하네. 그런데 우리 언제 Cabin Creek에 가지?

 

 

출처: nba.com

번역: Doctor 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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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허슬 플레이어 | 작성시간 08.11.01 74-75 시즌의 골든 스테이트가 파이널에서 당대 최강팀 워싱턴 불레츠를 스윕해버리고 우승한 것도 대단한 이변이었죠. 당시 워싱턴에는 엘빈 헤이즈, 웨스 언셀드가 건재했고 골든 스테이트도 강팀이긴 했지만 릭 배리의 원맨 팀이었는데...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워싱턴이 단연 우위였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왔죠. 4-3으로 겨우 꺾고 우승해도 이변일텐데 스윕해버렸으니... 대충 2년 전 파이널에서 르브론의 클리블랜드가 스퍼스를 스윕해버린 것과 비슷한 포스입니다. 뭐 결과는 서로 정반대로 나왔지만요...
  • 답댓글 작성자Doctor J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8.11.01 1975년 골든스테이트는 약간 상황이 다른 것 같습니다. 워리어스는 해당 정규시즌에 '서부 컨퍼런스의 최강팀'이었고, '평준화가 되어 있던 서부에서 최다승'을 올린 팀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팀이 파이널까지 올라온 것을 업셋이라 볼 수가 없습니다. 리그의 강 팀 둘이 모두 동부에 몰려 있었는데, 하나가 보스턴이고, 다른 하나가 말씀하신 워싱턴이었죠. 물론, 파이널에서 릭 베리의 원맨팀인 워리어스가 원조 트윈타워스의 불렛츠를 꺾은 것은 놀랄만한 일이었지만, 골든스테이트 팀이 서부 최강이었음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또한 워리어스는 엘빈 헤이스의 수비 천적, '조지 존슨'이 버티고 있던 팀이기도 합니다.^^;)
  • 작성자Blaise Fowler | 작성시간 08.11.01 Doctor J님 글에서 많이 배웁니다만, 이번 글은 각별히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작성자1shot | 작성시간 08.11.01 저 역시 재밌게 읽었습니다. 감사드려요~
  • 작성자cineaste | 작성시간 09.04.17 잘 읽었습니다. 시즌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이 글을 읽게 되었는데 두 사람다 르브론을 엠비피로 지목한 것이 놀랍네요. 역시 레전드들의 대화답게 농구에 대한 통찰력이 돋보이는 것 같습니다. 젊은 선수들 그리고 젊은 관객들에게 간과되고 있는 중요한 요소들을 명확하게 짚어주는 점도 흥미롭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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