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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퍼런스 1위 팀의 지위와 파이널 진출과의 상관 관계가 낮다?

작성자Duncan&Kidd홧팅|작성시간15.06.02|조회수906 목록 댓글 4

 

우리 시간으로 이번 주 금요일, 그네들 시간으로는 써스데이에 시작하는 2015 NBA 파이널에서 만약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우승을 거둔다면 3 년 연속으로 정규 시즌 최고 승률을 가진 팀이 우승을 거두는 일이 됩니다.

 

저 일이 대수롭지 않아 보여도 최근의 경향에서는 왠일인가 싶을 정도의 일입니다. 

 

2000 년대에 정규 시즌 최고 승률을 기록한 팀이 우승을 거둔 적이 2000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와 2003 샌안토니오 스퍼스 그리고 2008 보스턴 셀틱스 이렇게 띄엄띄엄 세 번 있었을 뿐이었거든요.

 

플레이오프 전 라운드들을 비롯 파이널까지 홈 코트 어드밴티지가 보장되는 혜택이 2 년전까지만 해도 우승으로 그리 잘 이어지질 못했다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시야를 넓혀 정규 시즌 컨퍼런스 1위들의 파이널 진출 빈도를 봐도 21 세기는 잔혹한 시기로 볼 수 있습니다.

 

컨퍼런스 파이널까지 홈코트 어드밴티지가 주어지는 저들이 파이널에 진출한 사례는 21 세기의 시작 2000 년부터 올해 2015 년까지 32 개 팀들 중 12 번이었습니다. 반타작에 훨씬 못미친 삼분의 일을 살짝 넘긴 셈이죠.

 

그럼 그 전의 20 세기는?

 

특이한 케이스의 1947 년 및 48 년 플레이오프를 제외하고, 1948-49 시즌부터 1998-99 시즌까지 51 시즌 동안, 70에 달하는 컨퍼런스 1위 팀들이 파이널에 올라봤습니다. 즉 102 표본 중 70 번의 (68.6%) 사례가 나왔다는 이야기죠.

 

(리그 역사 중 유일무이하게 리그가 두 집단이 아닌 세 집단으로 (당시엔 디비젼) 나뉘어졌던 1949-50 시즌은 성적이 더 좋았던 두 디비젼 리더들만 집계)

 

37.5 퍼센트 vs 68.6 퍼센트. 상당한 차이를 보여주는 파이널 진출 분포인데요.

 

시기 

컨퍼런스 1위 팀 파이널 진출 횟수

2010 년 ~ 현재

4

2000 년대

8

1990 년대

13

1980 년대

15

1970 년대

10

1960 년대

16

1949 + 1950 년대

16

 

※1947 년과 1948 년은 양 디비전 1위들 중 하나는 무조건 파이널로 가는 제도였음.

 

 

위의 표에서 보듯이 년대별 진출 빈도도 상당한 차이를 보여주죠. 그리고 2010 년대의 반을 넘긴 지금 시점에서 4 회면 많은 숫자가 아닙니다.

 

그렇다면 이런 현상이 요즘 컨퍼런스 일위들이 문제를 갖고 있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점점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체제의 이유인지를 해석해 보고자 합니다.

 

그래서 년도별 컨퍼런스 1위 팀들 각 개체의 특성을 따지기 전에 먼저 리그 체제가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보도록 하죠.

 

우선 가장 쉽게 눈에 보이는 것으로, 컨퍼런스 1위 팀들이 치러야 하는 플레이오프 경기수입니다.

 

지금의 체제에서는 컨퍼런스 1번 시드든 8번 시드든 네 번의 라운드를 거쳐야 하며 파이널 진출까지 12 승이 필요합니다.

 

이런 관점으로 NBA 역사 동안 플레이오프 제도가 변하면서 컨퍼런스 (1969-70 시즌까지는 디비전) 1위 팀이 파이널까지 올라가기 위해 거쳐야 하는 라운드수와 챙겨야 하는 승리수를 표를 통해 보겠습니다.

 

 

년도

플레이오프 대진 개요

컨퍼런스 1 위 팀 입장에서

파이널 전까지의 라운드 수

컨퍼런스 1 위 팀이 파이널에

진출하기 위해 필요한 승리수

2003 ~ 현재

8 팀 모두 퍼스트 라운드 참여

전 라운드 7전4선승제

12 

1984 ~ 2002

8 팀 모두 퍼스트 라운드 참여

퍼스트 라운드만 5전3선승제

3

11

1977 ~ 1983

6 팀 플레이오프 참여

3위vs6위 / 4위vs5위 대진 퍼스트 라운드

세미파이널부터 1위와 2위 참가

2

8

1967 ~ 1976

4 팀 플레이오프 참여

1위vs4위 / 2위vs3위의 세미파이널

1975 년과 1976 년은 4위와 5위의 승자를

가리는 퍼스트 라운드 존재.

2

7~8

1967 년만 세미파이널이

5전3선승제

1955 ~ 1966

3 팀 플레이오프 참여

2위vs3위의 세미파이널

1위는 디비전 파이널부터 참가 

1

3~4

1955 년부터 1957 년까지

디비전 파이널이 5전3선승제 

1954

 3 팀 플레이오프 참여

Round Robin을 거친 후 디비전 파이널

(3 팀이 서로 두 번씩 붙는 리그전)

2

디비전 파이널은 2선승제

라운드 로빈은 적어도 2승 이상 

1949 ~ 1953

4 팀 플레이오프 참여

 1위vs4위 / 2위vs3위의 세미파이널

4~5

디비전 파이널 2선승제였다가

1951 년부터 3선승제 

1947~1948 

3 팀 플레이오프 참여

각 디비전 2위끼리 쿼터파이널

각 디비전 3위끼리 쿼터파이널

쿼터파이널 승자끼리 2선승제 세미파이널

각 디비전 1위끼리 4선승제 세미파이널

세미파이널 승자끼리 파이널 

 

※ 1949-50 시즌은 역사에서 유일무이하게 3 디비전이었던 (지금으로 치면 3 컨퍼런스) 때였고 각 디비전 파이널을 치른후 낮은 성적의 두 디비전 승자끼리 세미파이널을 치른 후 나머지 디비전 승자와 파이널.

 

 

NBA 전 BAA 시절의 첫 두 해에 옛날 사람들이라 그런지 이상야릇한 체계가 눈에 띄지만 어쨌든 1983-84 시즌 전에는 지금과 판이하게 달랐던 플레이오프 구도입니다. 1977 년부터 1983 년까지의 방식은 KBL에서 봐왔던 거라 익숙한 감도 있죠?

 

또한 1980 년대 중반부터는 지금과 동일한 컨퍼런스 8 팀 토너먼트 라운드였더라도 지금과 또 살짝 다른 면이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여덟 개 시드 완전 토너먼트 대진이 시작됐던 1983-84 시즌만 봐도 리그 전체 팀수가 23으로 컨퍼런스 당 팀이 11~12 팀이었습니다. 이 말인 즉슨 컨퍼런스 8 위가 바뀌 말하면 꼴찌에서 4~5 위라는 얘기죠.

 

따라서 거의 항상 8 번 시드는 4할대 승률이고 7번 시드도 4할에 걸치곤 했습니다. 사실 지금도 동부 컨퍼런스가 저렇긴 하지만 저 때는 양 컨퍼런스가 다 그랬어요. 심지어 1986 년의 불스는 .366 승률로 8 번시드를 차지했고 1988 년 스퍼스는 .378 승률로 8 번 시드를 잡았더랬습니다.

 

그래서 1988-89 시즌에 창설된 샬럿 호넷츠와 마이애미 히트 그리고 1989-90 시즌에 창설된 올랜도 매직 및 미네소타 팀버울브즈는 NBA 플레이오프 역사에 꽤 중요한 역할을 한 셈입니다.

 

1988-89 시즌에 최초로 컨퍼런스 8위가 (셀틱스) .512로 5할 승률을 넘겨 봤고, 1989-90 시즌에는 27 개 팀으로 늘어나서인지 양 컨퍼런스 8 위가 모두 5할을 넘겼고 컨퍼런스 9 위도 딱 .500을 맞추는 쾌거를 이뤘으니까요.

 

결국 플레이오프 전 라운드가 위닝 팀들 간의 대결 구도를 갖춘 것이 90 년대 이후입니다.

 

즉 컨퍼런스 1위 팀이 퍼스트 라운드부터 혹시 모를 변수를 맞이했던 시기가 1990 년대부터라 보면 될 듯 합니다.

 

결국 이렇게 도식적으로 봤을 때 1990 년대 이후의 컨퍼런스 1위 팀과 그 전의 컨퍼런스 1위 팀이 플레이오프에서 받는 스트레스의 강도가 달랐다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또 이렇게 말하면 1980 년대 위대한 파이널 라이벌리를 형성했던 레이커스와 셀틱스에 그리고 1950 년대 후반과 1960 년대 파이널 단골 손님이자 챔피언이었던 셀틱스를 폄하하는 말로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 경우는 일단 저 팀들이 우승으로 자신들의 진정한 강함을 증명했고, 플레이오프 일정의 난이도 요인도 어느정도 있지만 이와 함께 팀의 강력함이 순환되도록 유도하는 요즘의 시스템이 (드래프트 순번, 샐러리 캡) 없던 것도 크게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

 

즉 제대로 된 강팀을 조합시켰을 경우 그 팀을 오래 지속시키기가 요즘보다 용이했다는 이야기죠.

 

(5전3선승제와 7전4선승제의 차이가 있지만) 퍼스트 라운드부터 엇비슷한 스트레스를 받았음에도 1990 년대와 2000 년대 사이에 존재했던 차이가 저기에서 비롯된 듯도 합니다.  

 

 

그리고 이 다음으로, 얄궂은 제도 변화 탓을 하기 전에 팀 자체에 문제는 없었을까 하는 의문을 생각해 보도록 하죠.

 

여기에 약간의 도움이 되고자, 플레이오프가 지금과 같이 컨퍼런스 8강 토너먼트 체제로 바뀐 1983-84 시즌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대략의 역사를 조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해당 시즌 리그 최고 승률 팀은 굵은 글씨 처리

 

시즌

[챔피언]

서부 컨퍼런스 1

 

동부 컨퍼런스 1

2013-14

[Spurs]

샌안토니오 스퍼스

 

인디애나 페이서스

1st R

2nd R

WCF

Final

 

1st R

2nd R

ECF

Final

동부 2번 시드 MIA4-1

 

2번 시드 MIA2-4

2012-13

[Heat]

오클라호마시티 썬더

 

마이애미 히트

1st R

2nd R

WCF

Final

 

1st R

2nd R

ECF

Final

5번 시드 MEM1-4

 

서부 2번 시드 SAS4-3

2011-12

[Heat]

샌안토니오 스퍼스

 

시카고 불스

1st R

2nd R

WCF

Final

 

1st R

2nd R

ECF

Final

2번 시드 OKC2-4

 

8번 시드 PHI2-4

2010-11

[Mavericks]

샌안토니오 스퍼스

 

시카고 불스

1st R

2nd R

WCF

Final

 

1st R

2nd R

ECF

Final

8번 시드 MEM2-4

 

2번 시드 MIA1-4

2009-10

[Lakers]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1st R

2nd R

WCF

Final

 

1st R

2nd R

ECF

Final

동부 4번 시드 BOS4-3

 

4번 시드 BOS2-4

2008-09

[Lakers]

로스앤잴레스 레이커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1st R

2nd R

WCF

Final

 

1st R

2nd R

ECF

Final

동부 3번 시드 ORL4-1

 

3번 시드 ORL2-4

2007-08

[Celtics]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

 

보스턴 셀틱스

1st R

2nd R

WCF

Final

 

1st R

2nd R

ECF

Final

동부 1번 시드 BOS2-4

 

서부 1번 시드 LAL4-2

2006-07

[Spurs]

댈러스 매버릭스

 

디트로이트 피스톤스

1st R

2nd R

WCF

Final

 

1st R

2nd R

ECF

Final

8번 시드 GSW2-4

 

2번 시드 CLE2-4

2005-06

[Heat]

샌안토니오 스퍼스

 

디트로이트 피스톤스

1st R

2nd R

WCF

Final

 

1st R

2nd R

ECF

Final

4번 시드 DAL3-4

 

2번 시드 MIA2-4

2004-05

[Spurs]

피닉스 선즈

 

마이애미 히트

1st R

2nd R

WCF

Final

 

1st R

2nd R

ECF

Final

2번 시드 SAS1-4

 

2번 시드 DET3-4

2003-04

[Pistons]

미네소타 팀버울브즈

 

인디애나 페이서스

1st R

2nd R

WCF

Final

1st R

2nd R

ECF

Final

2번 시드 LAL2-4

3번 시드 DET2-4

2002-03

[Spurs]

샌안토니오 스퍼스

디트로이트 피스톤스

1st R

2nd R

WCF

Final

1st R

2nd R

ECF

Final

동부 2번 시드 NJN4-2

2번 시드 NJN0-4

2001-02

[Lakers]

새크라멘토 킹스

뉴저지 넷츠

1st R

2nd R

WCF

Final

1st R

2nd R

ECF

Final

3번 시드 LAL3-4

서부 3번 시드 LAL0-4

2000-01

[Lakers]

샌안토니오 스퍼스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1st R

2nd R

WCF

Final

1st R

2nd R

ECF

Final

2번 시드 LAL0-4

서부 1번 시드 LAL1-4

1999-00

[Lakers]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

인디애나 페이서스

1st R

2nd R

WCF

Final

1st R

2nd R

ECF

Final

동부 1번 시드 IND4-2

서부 1번 시드 LAL2-4

1998-99

[Spurs]

샌안토니오 스퍼스

마이애미 히트

1st R

2nd R

WCF

Final

1st R

2nd R

ECF

Final

동부 8번 시드 NYK4-1

8번 시드 NYK2-3

1997-98

[Bulls]

유타 재즈

시카고 불스

1st R

2nd R

WCF

Final

1st R

2nd R

ECF

Final

동부 1번 시드 CHI2-4

서부 1번 시드 UTA4-2

1996-97

[Bulls]

유타 재즈

시카고 불스

1st R

2nd R

WCF

Final

1st R

2nd R

ECF

Final

동부 1번 시드 CHI2-4

서부 1번 시드 UTA4-2

1995-96

[Bulls]

시애틀 슈퍼소닉스

시카고 불스

1st R

2nd R

WCF

Final

1st R

2nd R

ECF

Final

동부 1번 시드 CHI2-4

서부 1번 시드 SEA4-2

1994-95

[Rocktes]

샌안토니오 스퍼스

올랜도 매직

1st R

2nd R

WCF

Final

1st R

2nd R

ECF

Final

6번 시드 HOU2-4

서부 6번 시드 HOU0-4

1993-94

[Rockets]

시애틀 슈퍼소닉스

애틀란타 호크스

1st R

2nd R

WCF

Final

1st R

2nd R

ECF

Final

8번 시드 DEN2-3

5번 시드 IND2-4

1992-93

[Bulls]

피닉스 선즈

뉴욕 닉스

1st R

2nd R

WCF

Final

1st R

2nd R

ECF

Final

동부 2번 시드 CHI2-4

2번 시드 CHI2-4

1991-92

[Bulls]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

시카고 불스

1st R

2nd R

WCF

Final

1st R

2nd R

ECF

Final

동부 1번 시드 CHI2-4

서부 1번 시드 POR4-2

1990-91

[Bulls]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

시카고 불스

1st R

2nd R

WCF

Final

1st R

2nd R

ECF

Final

3번 시드 LAL2-4

서부 3번 시드 LAL4-1

1989-90

[Pistons]

로스앤잴레스 레이커스

디트로이트 피스톤스

1st R

2nd R

WCF

Final

1st R

2nd R

ECF

Final

5번 시드 PHX1-4

서부 3번 시드 POR4-1

1988-89

[Pistons]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

디트로이트 피스톤스

1st R

2nd R

WCF

Final

1st R

2nd R

ECF

Final

동부 1번 시드 DET0-4

서부 1번 시드 LAL4-0

1987-88

[Lakers]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

보스턴 셀틱스

1st R

2nd R

WCF

Final

1st R

2nd R

ECF

Final

동부 2번 시드 DET4-3

2번 시드 DET2-4

1986-87

[Lakers]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

보스턴 셀틱스

1st R

2nd R

WCF

Final

1st R

2nd R

ECF

Final

동부 1번 시드 BOS4-2

서부 1번 시드 LAL2-4

1985-86

[Celtics]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

보스턴 셀틱스

1st R

2nd R

WCF

Final

1st R

2nd R

ECF

Final

2번 시드 HOU1-4

서부 2번 시드 HOU4-2

1984-85

[Lakers]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

보스턴 셀틱스

1st R

2nd R

WCF

Final

1st R

2nd R

ECF

Final

동부 1번 시드 BOS4-2

서부 1번 시드 LAL2-4

1983-84

[Celtics]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

보스턴 셀틱스

1st R

2nd R

WCF

Final

1st R

2nd R

ECF

Final

동부 1번 시드 BOS3-4

서부 1번 시드 LAL4-3

 

 

이 표를 보면서 딱 드는 느낌은 요즘 정규 시즌 중에 양 컨퍼런스 1위 팀끼리 붙을 때 '미리 보는 파이널'이라고 말하면 설레발인 셈이구나 입니다.

 

반면 1999 년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우승 당시 필 잭슨이 다 같은 플레이오프 일정인데 왜 단축 시즌 갖고 트집을 잡았는지도 이유를 알만 했구요. 저 당시엔 정규 시즌 최고 성적이 파이널 진출 및 우승으로 연결되는 빈도가 아주 높았으니까요.

 

어쨌든 최근 시즌들에서 각각의 컨퍼런스 1위들이 플레이오프에서 쓴맛을 봤던 이유들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으로 볼 것이 정규 시즌 성적이 너무 높았다? 

 

당사자 입장에서 가장 짜증나는 소리이긴 하지만 숫자로 놓고 봤을 때 실질적인 강함보다 시즌 승-패 숫자가 높았다 판단되는 사례들이 더러 있습니다.

 

숫자로 놓고 봤을 때 팀의 강함을 말하는 척도는 승-패 숫자가 아니라 득점 마진(point differential)이라고 들어보셧을 겁니다.  

 

Basketball-reference.com에서 시즌 요약 코너를 보면 해당 시즌의 리그 순위에서 SRS라는 항목을 볼 수 있습니다. Simple Rating System이라고 시즌 평균 득점 마진에 스케줄의 난이도를 가미해 뽑은 점수인데요.

 

컨퍼런스 1위 팀보다 그 1위 팀을 플레이오프에서 꺾은 팀의 SRS 점수가 더 높은 경우들이 있습니다.

 

2014 페이서스-히트, 2011 불스-히트, 2005 선즈-스퍼스가 저런 경우들이죠.

 

저런 현상에 영향을 미친 점으로는 공격과 수비 사이의 불균형을 꼽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득점 마진과 공수 양진영 균형도 튼튼한데 툭툭 지는 경우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이렇기 때문에 통계분석가들의 플레이오프 예상이 종종 틀리곤 하는데요.

 

 

다음으로 불운.

 

르브론 제임스가 부상으로 구멍난 선수단을 이끌고 파이널로 진출한 적이 올해 캐벌리어스와 2012 년 히트 때 있었지만, 불운의 부상으로 인해 플레이오프 진군이 멈추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가장 직접적으로 와닿는 사례가 2013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의 러셀 웨스트브룩 그리고 2012 시카고 불스의 데릭 로즈였습니다. 두 명 다 퍼스트 라운드에서 생각도 못한 부상을 당해 해당 시리즈 또는 다음 시리즈 패배에 결정적 이유가 됐었죠.

 

공교롭게도 저 두 팀 모두 탄탄한 득점 마진에 훌륭한 공격 및 수비 지표까지 갖춰서 (두 팀 모두 해당 시즌 공수 지표 양부문 탑 5 안) 아마 정상적인 몸상태로 계속 올라갔더라면 모든 라운드에서 페이버릿으로 지목됐을 겁니다.

 

 

그 다음, 이제 아리송하고도 애매모호한 이야기로 '너흰 아직 준비가 안됐다'?

 

 

통계분석가들이 내놓을 수 있는 사전 징후인 시즌 득점 마진 열세나 공수 지표의 불균형 그리고 누구에게나 훤히 보이는 조짐인 부상 없이도 그냥 속절없이 홈코트 우위를 무색하게 만드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가장 최근으로 애틀란타 호크스가 있는데, 정규 시즌의 각종 지표의 우위에다 부상 인원까지 호크스의 편을 들어주고 있었습니다. 다만 정규 시즌의  득점 마진과 공수 지표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 우열을 예상하기엔 캐벌리어스의 시즌 중 변화가 커서 무리가 있긴 했지만요.

 

그런데 플레이오프 중의 변화로 보자면 애틀란타는 공수 양 진영 성과가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자체 최악이었고 클리블랜드는 반대로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자체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팀 

퍼스트 라운드 

컨퍼런스 세미파이널

 컨퍼런스 파이널

공격 지표

수비 지표 

공격 지표 

수비 지표 

공격 지표 

수비 지표 

 CLE

111.6

101.7 

112.3

105.9 

114.0

99.7 

 ATL

107.1

101.3 

104.1 

101.1

99.7

114.0 

 

CF에서 애틀란타가 최악의 지표를 기록한 것은 그렇다 쳐도 클리블랜드가 플레이오프 중 최고의 공수 퍼포먼스를 보이도록 만든 점은 상당히 난처한 대목이죠.

 

반대로 말하면 캐벌리어스가 플레이오프 동안 하나의 유기체로서 성장을 기했다 봐도 되겠습니다.

 

올해 애틀란타가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보인 3점슛 적중률 시리즈 평균이 23.4 퍼센트로 (17.4 / 23.1 / 36.7 / 15.1), 연장을 간 3 차전을 제외하면 처참한 성공률을 보였습니다.

 

저 3점 퍼센티지들이 얼마나 초라하냐면 정규 시즌 82 경기 동안 단 여섯 번만 일어났던 일이 (23.1% 이하) 네 경기 중 세 번이나 일어난 겁니다.

 

호크스가 캐벌리어스를 못 버틴 면도 있지만 컨퍼런스 파이널 무대를 못 버틴 면도 있지 않겠나 싶은 생각이 들게 하는 대목입니다.

 

 

그리고 폭넓은 선수층을 통해 훌륭한 정규 시즌 성적을 쌓는 일이 플레이오프에서는 통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기여도가 비교적 여러 선수에게 골고루 퍼져 있다는 것은 누군가의 부진을 다른 동료들이 메워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각도를 바꿔서 보자면 기여도 후순위 선수의 공백이나 큰 부진의 영향이 다른 팀에 비해 더 클 수 있다는 이야기도 됩니다.

 

샌안토니오 스퍼스가 최근 플레이오프 무대들에서 이 문제로 힘이 들곤 했는데 9~10 명의 선수들이 모두 제법되는 로테이션 기여도를 갖고 있어서 비교적 역할이 작은 선수라도 고장이 나면 다른 팀에 비해 크게 타격이 된 전례들이 있습니다.

 

이런 점이 스타 플레이어가 잘해 주기만 한다면 분권형 체제보다는 스타 집중형 체제가 플레이오프에서 더 유리할 수 있는 이유일 수 있습니다.

 

제가 애틀란타 안티는 아니지만 이렇게 늘어놓고 보니 컨퍼런스 1위 팀들이 플레이오프에서 고생했던 이유들이 올해 호크스에 요약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군요.

 

그리고 초반부에서 말했듯이 강팀의 등장 순환 주기가 예전 시대보다 빨라졌다는 점도 변동성이 큰 판세를 만들었다 봅니다.

 

 

앞의 이야기들 말고도 플레이오프에 작용하는 변수들은 많이 있을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가들도 정규 시즌 실적을 갖고 예상하기가 힘든 것이겠죠.

 

그리고 이렇게 정규 시즌 1위에게 주어지는 혜택이 작은 것이 아쉬울 수도 있겠습니다. 홈코트 어드밴티지가 상위 무대에서 주는 힘이 마냥 강하다고 말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도 저런 점이 제3자들에겐 재미를 주는 이유일 수도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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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LEGEND DUNCAN | 작성시간 15.06.02 엄청난 정리네요 ㄷㄷ 잘 읽었습니다. 농구, 특히 NBA의 경우 플레이오프가 진검승부라는 인식이 강해서 정규시즌 성적은 아무도 주목하지 않죠. 개인 선수 평가에서도 정규시즌보단 플레이오프만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점점 더 커지는 것 같고... 이 추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계속해서 심화되는게 긍정적일지는 모르겠습니다.
  • 작성자Dennis Schroeder | 작성시간 15.06.02 근래 글들중 단연 최고수준의 글이네요. 감탄하고 갑니다,
  • 작성자by Carmelo | 작성시간 15.06.03 잘읽었습니다!
  • 작성자Statistics | 작성시간 15.06.05 요새는 컨퍼런스 1위하고 파이널 못가면 왠지 그팀은 정규시즌용이야라는 생각이 들게 되더군요.. 몇몇팀은 다른 시즌에 진출하기도 했지만 못한 팀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고 80년대 밀워키, 산왕 90년대 초기 클블, 초중기 산왕 중후기 마이애미 00년대 피닉스 새크 등이 정규시즌 호성적에도 전성기적에 파이널 관문도 못밟아봤던 팀들이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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