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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시아, 레알의 발목을 잡을 수 있을까?

작성자지노짱!|작성시간14.01.18|조회수672 목록 댓글 2
일단 이 글은 축구 글이 아닙니다.^^;; 
 
그리고 어디까지나 제 생각에 의거한 글인 것임을 먼저 밝혀두고 시작하겠습니다.
 
지난 시즌처럼, 2013-14시즌, 스페인리그(ACB)에서 ‘호화군단’ 레알 마드리드의 기세는 이제는 소름이 끼칠 정도입니다. 올해도 1위에 오르며 계속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올 시즌 레알의 스페인리그 성적은 15승 무패. 정말 대단하죠. 제가 생각하는 레알 농구의 장점은 바로 ‘톱니바퀴같은 조직력을 갖춘 버전의 극강 탈렌트 농구’ 라고 봅니다.
   
이 팀의 진짜 강점은 몇 명 부진하더라도 경기 이기는 데 티가 전혀 나지 않습니다. 그냥 몇몇 다른선수들이 알아서 다 커버를 쳐줍니다. 사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레알이 상대팀을 쉽게 이기는 것 말이죠. 

 

  
무슨  말인가 하면, 예를 들어, 세르지오 로드리게즈와 루디 페르난데즈가 경기에서 부진할 때가 있습니다. 세르지오 률과 니콜라 미로티치, 제이시 캐롤등이 나서서 땜빵하고, 메워버리면 그만입니다. 또한 미로티치의 경기력이 꽝이더라도 나머지 애들이 잘 알아서 현명하게 대처를 해버립니다. 어떤 선수 하나에 의존하는게 아니라,
 
다른 팀 가면 1옵션 역할을 하는 애들이 5-5 농구를 하며 기가 막힌 팀플레이를 한다. 이게 레알의 농구입니다.
 
 
당연히 과장이지만, NBA로 따지면, 전 포지션에 마이애미 히트 빅3들(물론 이들의 유럽 내 영향력 측면에서)이 다 깔려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스페인 대표팀의 주축 멤버들이자 스페인 농구의 자존심, 루디 페르난데즈와 세르지오 로드리게즈, 유럽 최고의 수비수이며, 2012 런던올림픽 프랑스 전에서 탄탄한 수비력으로 막판 토니 파커의 발을 제대로 봉쇄하며 스페인 승리에 숨은 공신이 되었던 세르지오 률.
 
2008 베이징 올림픽을 통해 국내 농구팬들에게 잘 알려진 ‘골든 보이즈’ 세대의 펠리페 레이예스, 지난 시즌, 스페인리그 정규시즌 최연소 MVP(만 22세)에 올랐으며, 시카고 불스가 오매불망 기다리는 ‘’유럽 넘버원 유망주‘ 이자 올스타, 니콜라 미로티치, 스페인리그 최고의 미국 출신 백인슈터, ‘스나이퍼’ 제이시 캐롤, 그리스 출신의 알짜배기 빅맨, 야니스 보로우시스, 튀니지 출신의 217cm 장신 빅맨으로 런던올림픽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살라흐 미제이리까지.
 
스페인리그 혹은 유로리그, 국제대회에서는 전부 자기 입지가 분명한 스타 출신 선수들입니다. 몇 년 전. 유럽농구를 뒤흔들었던 피트 마이클, 후안 까를로스 나바로, 리키 루비오, 바르샤의 ‘올스타 군단’ 보다 개개인의 능력이나 팀 파괴력은 훨씬 더 위라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이지만, 파블로 라소 레알 마드리드 감독이 레알 농구팬들의 입맛에 맞춰주는 성적을 거두려면, 올 시즌, 본전은 치려면 최소한 레알의 트리플 크라운(코파 델 레이, 스페인리그, 유로리그 통합 우승)은 해야 합니다.
 
마치 해외축구팬들이 펩이 현 바이에른 뮌헨의 스쿼드로 트레블은 해야 된다는 말처럼.
 
레알의 영원한 라이벌로 늘 지목되는 바르셀로나. 이 팀은 사실 올 시즌, 마드리드를 막아서기에는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얼마 전 엘 클라시코에서도 84-98로 패배). 특히 에이스, 나바로가 문제입니다. 카리스마는 여전하고, 무시할 수 없는 선수임에는 틀림없지만, 잦은 부상으로 인한 노쇠화가 진행되면서, 전과 같은 경기지배력은 많이 실종된 상태입니다.
 
브라질 대표팀의 주전 포인트가드로 미국 대표팀을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주목을 받았던 마르셀로 후에르타스는 포인트가드로서의 한 칼과 특유의 영리함이 예전 같지 않고, 이라짐 로벡도 분명 과거보다 플레이 자체가 좀 위축된 느낌입니다.
 
또한 가드와 센터진 모두 레알의 상대가 되기에는 몇 수 아래라고 봅니다. 수비력을 갖춘 선수들이 정말 몇몇 없습니다. 또한 상대팀의 전력을 떠나, 경기가 심하게 안 풀렸을 경우, 공, 수 조직력이 너무 쉽게 무너진다는 약점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레알의 상대가 될만한 팀은 스페인리그에 없는 걸까요?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지금 소개하는 발렌시아가 올 시즌, 그나마 레알의 대항마가 될만한 능력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발렌시아 감독은 크로아티아 출신의 벨미르 페라소비치 감독입니다.
 
그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드라젠 페트로비치, 토니 쿠코치와 같은 기라성같은 플레이어들과 함께 크로아티아 대표팀(당시 크로아티아는 은메달)에 선발될 정도로 스타 플레이어 출신인 2005-06시즌, 타우 세라미카(현 라보랄 쿠트사)를 코파 델 레이 우승으로 이끌었으며, 크로아티아의 명문 시보나(드라젠 페트로비치의 전 소속팀)의 감독도 역임한 적이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페라소비치의 농구철학은 ‘창조성’ 있는 팀 바스켓인 것 같습니다. 팀플레이를 기본으로 깔되, 선수들이 창조적인 생각으로 상대가 미처 예상하지 못하는 플레이를 펼치게 하는 것.
 
또한 팀 농구를 하면서도 선수들의 개성과 개인능력을 간과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키워주려고 노력하는 듯 합니다. 그래서 체계적인 시스템과 프리한 자유분방함이 반반으로 공존하는 농구. 이게 발렌시아의 농구가 아닐까 싶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여하튼, 페라소비치의 지도력은 발렌시아의 올 시즌 스페인리그 고공행진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발렌시아는 현재 레알에 이어 2위에 올라있습니다. 현재 성적은 13승 2패. NBA로 레알이 전 포지션에 빅3가 깔린 히트와 같은 팀이라면 제가 생각하는 발렌시아는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팀 컬러를 많이 닮았다고 생각합니다.
 
발렌시아는 스페인리그에서 명문으로 통하는 클럽입니다. 이들은 사실 바르셀로나나 레알 마드리드처럼 많은 자금을 가진 팀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 팀은 좋은 조직력과 팀-워크로 스페인리그에서 플옵 컨텐더 자리를 오랫동안 유지하고 있습니다.
 
(제가 알기로 발렌시아가 처음 스페인리그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건 1997-98시즌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이후, 이들은 단 두 시즌(2004-05, 2005-06시즌)을 제외하고 매번 스페인리그 플옵 단골손님이 되었죠.)
 
발렌시아는 마치 ‘마누(물론 다운그레이드) 역할을 하는 선수와 아주 좋은 트위너와 스트래치형 빅맨, 특출난 롤 플레이어들이 다수 포진되어 있는 버전의 스퍼스’ 같은 경기를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팀 발렌시아에서 눈여겨볼 점은, 물론 대부분 유럽리그 팀들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득점 분포가 매우 고르다는 겁니다. 그러나 이들 중에서도 팀의 핵심 코어는 당연히 존재합니다. 스페인산 고감각 슈터, 라파 마르티네즈(191cm, 가드), 미국 백인 용병, 저스틴 도엘맨(206cm, 포워드/센터)과 보얀 듀블레비치(205cm, 포워드), 로메인 사토(196cm, 포워드). 파우 리바스(196cm, 가드)가 이 주인공들입니다.
 
 
먼저 라파 마르티네즈.
 
스페인 대표팀에 발탁된 바 있는 슈팅가드, 라파 마르티네즈(191cm, 가드)는 과거에는 스페인리그에서 슈팅 하나만큼은 거의 만렙을 찍었던 선수입니다.
 
어느 정도냐구요? 2009-2010시즌, 그의 3점슛 성공률은 무려 53%였습니다. 이만하면 어느 정도 선수였는지 그래도 어느 정도 가늠이 되실 거라 봅니다. 지금은 과거와 같은 파괴력이 있는 건 아니지만, 팀의 맏형으로서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봅니다.
 
벨기에 출신의 민완가드, 샘 반 로셈(188cm. 가드)은 공, 수에서 고른 기량을 가진 준수한 가드입니다.
 
 
이 친구는 도엘맨입니다.
 
미국 백인 용병, 저스틴 도엘맨(206cm, 포워드/센터) 도엘맨은 좀 ‘우직함’과 ‘섬세함’ 을 모두 갖춘 스트래치형 빅맨입니다. 골밑 플레이가 좀 투박하지만, 외곽에서의 플레이를 그럭저럭 쓸만하면서 현재 발렌시아 팀 내에서는 가장 높은 평균 득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사진은 듀블레비치.
몬테네그로의 신성으로 떠오르고 있는 듀블레비치(205cm, 포워드)는 2013 NBA 드래프트 미네소타에 2라운드 59번으로 지명된 바 있는 친구인데, 딱 ‘유럽형 트위너’입니다.
 
투쟁심과 기술이 뛰어나면서 슛도 상당히 좋습니다(올 시즌 스페인리그 자유투 성공률 90%이며, 2점슛 성공률은 61%, 3점슛 성공률은 53%). 다만 발 빠른 선수의 수비에 많은 약점을 보이고 있고, 아직 나이가 어려서인지, 너무 덤비는 플레이를 하는 느낌도 많이 듭니다.
 
 
이 친구가 로메인 사토.
 
로메인 사토는 과거 NBA 드래프트에서 샌안토니오 스퍼스에 지명된 바 있지만, 대부분의 커리어를 유럽에서 보냈고, 유럽 내에서는 이미 스타 플레이어가 된 선수입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 사토는 팀의 묵직한 베테랑같은 느낌이 많이 납니다.
 
공, 수에서 남성미가 넘치고, 박력 있는 플레이와 좋은 운동능력을 이용한 플레이가 돋보이는 선수죠. 사이즈는 2번(6-5)이지만, 실상 3번에 어울리는 플레이를 보여주는 선수입니다.
 
 
마지막으로 파우 리바스(196cm, 가드)
 
리바스가 앞에서 발렌시아 이야기를 할 때, 잠깐 언급한  발렌시아 내에서 산왕의 마누 역할을 하는 선수라고 봅니다. 올 시즌, 리바스는 벤치와 주전을 오가며 정말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데, 발렌시아 공격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일전에 이 친구에 대한 글은 쓴 바 있습니다.
 
조금 오른쪽 위주로 돌파를 하는 것은 아쉽지만, 공격루트와 마무리는 대단히 다양합니다. 슛도 좋은 편이구요. 아직 이 친구의 윙스팬이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경기에서 봤을 때는 윙스팬도 괜찮아 보입니다. 다만 운동능력이 아주 좋은 편은 아닌 것이 약점입니다.
 
수비에서는 특히 스크린 대처 수비 능력을 좀 키웠으면 하는데, 언제 뒤로 빠지고 언제 앞으로 압박해 들어갈지 그 타이밍 잡는 법을 익혔으면 합니다.
 
지난번 리바스 글에 좀 더 보태자면, 리바스는 호벤투트(유벤투트 시절, 루비오, 페르난데스를 키워낸 팀)출신답게, 센스가 대단히 좋습니다. 1번도 충분히 볼 만한 재능이 있을 정도로.
 
 
올 시즌, 레알과 발렌시아는 11라운드에서 한 번 붙어서 82-75로 레알이 승리한 바 있습니다. 당시 발렌시아는 하프타임 전까지 14점을 리드했고, 3쿼터까지 8점을 앞서나갔습니다. 하지만 4쿼터에 승부가 뒤집혔습니다. 이게 다 레알 슈퍼스타들의 활약 때문이었습니다.
 
현재 발렌시아는 유로컵(유로리그 다음 레벨의 컵 대회로 유럽농구의 유에파리그)대회 last 32(32강 조별리그) 치르고 있으며, 유닉스 카잔(러시아)에 이어 Group O에서 조 2위(1승 1패, 정규시즌 6승 4패)를 달리는 중입니다.
 
참고로 레알은 현재 유로리그 Top 16(16강 조별리그)을 치르고 있는데, 유로리그 정규시즌부터 현재 Top 16까지 13승 무패(13연승)를 달리고 있습니다.  
 
과연 이 ‘슈퍼스타 군단’ 레알을 발렌시아가 막아설 것인가? 아니면 레알이 지난 시즌처럼 이변없이 스페인리그의 절대자 될 것인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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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코베 가넷 | 작성시간 14.01.19 역시 유럽리그의 수준도 보통이 아니네요. 농구라는 종목이 워낙 실력차가 좀만 나도 넘사벽급 효과를 내버리는 종목이라는게 좀 아쉽지만
    유럽리그의 팀들과 선수들이 자신들의 강점을 잘 살려서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는게 인상깊습니다.
  • 작성자Lebron Raymone James | 작성시간 14.01.19 이른 아침부터 좋은 글 보고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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