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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딩 챔피언이 1픽을 사용해 뽑은 래리 버드 대항마 - 빅 게임 제임스

작성자Doctor J|작성시간22.06.25|조회수2,120 목록 댓글 35

2022년 드래프트가 막 끝났습니다.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40년 전에 있었던 대형 드래프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1982년 NBA 챔피언 레이커스는 1979년에 클리블랜드와의 트레이드로 받은 1982년 퍼스트 라운드 픽 소유주였습니다. 그런데 이 클리블랜드가 1982년 시즌을 리그 최하위로 마치면서 디펜딩 챔피언인 레이커스가 드래프트 1픽을 가져갈 수 있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당시엔 리그 최하위 두 팀이 동전을 던져서 드래프트 1픽을 가져갈 때였습니다. 그래서 리그 최하위 클리블랜드와 꼴찌에서 2위인 샌디에고 클리퍼스가 드래프트 1픽을 놓고 동전던지기를 했는데, 1픽이 클리블랜드로 가게 된 것이죠. 그래서 그 권한을 일찌감치 클리블랜드로부터 받아놓은 레이커스가 드래프트 1픽을 가져가는 유례없는 사건(?)이 발생할 수 있었던 겁니다.

 

레이커스는 정말 운도 잘 따르는 구단인 듯 합니다.

 

82년 드래프트엔 매우 뛰어난 포워드들이 포진하고 있었습니다. 다미닉 윌킨스 (휴먼 하일라이트 필름), 테리 커밍스 (1983년 신인왕), 클락 켈로그 (20-10의 사나이), 러셀 톰슨 등등...

 

이미 80, 82, 두 번 우승의 주역인 올스타 스몰포워드 자말 윌크스를 보유한 레이커스였기에,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레이커스가 골밑을 강화할 수 있는 테리 커밍스나 클락 켈로그, 러셀 톰슨 중 하나를 뽑을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그러나 레이커스는 82년 NCAA 우승의 1등 공신, 제임스 워디를 뽑습니다. 워디는 파워포워드의 사이즈와 힘, 그리고 스윙맨의 퀵니스와 스킬을 가진 전형적인 3번이었습니다. 더군다나 기존의 자말 윌크스와 포지션이 겹치는 선수였음에도 레이커스는 제임스 워디를 선택합니다.

 

이유는 두 가지... 워디가 큰 경기나 파이널에 특히 더 강한 강심장의 소유자라는 점, 그리고 더 큰 이유는, 워디 정도의 사이즈와 퀵니스가 있어야 앞으로 파이널에서 자주 붙게될 보스턴의 래리 버드 대항마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었죠.   

 

 

1. 루키시즌 360도 턴 레이업  

워디가 프로 초창기 때 자주 보여주었던 플레이입니다. 수비수나 블라커를 앞에 두고 공중에서 360도 돌며 던지는 서커스 샷.

 

 

2. 루키시즌 자유의 여신상 덩크

워디는 이미 고등학교 시절부터 이 독특하고도 시원한 속공 덩크로 유명했습니다. 일명 '자유의 여신상' 덩크.

 

 

3. 84년 포스트업 무브

제임스 워디의 강력한 포스트업 무브는 바로 이 엄청난 퀵니스에서 터져나오는 빠른 스핀 무브에 있었습니다. 마이클 조던도 대학시절에 제임스 워디로부터 전수받아 익힌 이 모션으로 포스트업 공격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었죠. 매직 존슨 조차도 본인의 포스트업 스킬은 후배인 워디로부터 배운 것이다 라고 할 정도였으니까요.

 

 

4. 87년 파이널 6차전 허슬 플레이

워디를 영입한 이후 85년에 이어 레이커스가 두번째 우승을 차지하던 순간입니다. 케빈 맥헤일의 패스를 인터셉트한 워디가 사이드라인 밖으로 나가는 볼을 몸을 날려 살려내며 매직에게 어시스트까지 해준... 1987년 파이널을 상징해주는 명 플레이입니다.

 

 

5. 88년부터 완전히 무르익은 워디의 돌파 무브들

6-9의 신장으로 힘과 에너지가 뛰어난 선수였지만, 오히려 빠른 퍼스트 스텝과 큰 손을 이용한 다이나믹한 공격 플레이로 모든 상대팀들로 하여금 더 골머리를 앓게 했던 장본인입니다. 큰 선수를 붙이면 퀵니스로 제압하고, 빠른 선수를 붙이면 사이즈와 힘으로 수비수를 요리하던 그런 선수.

 

 

6. 워디의 최대 강점 - 양손 모두를 자유자재로 사용

워디는 빠르기만 할 뿐 아니라 왼쪽이나 오른쪽이나 그 강력함이 동등했습니다. 농구계에선 래리 버드를, 현 축구계에선 손흥민을 떠올리게 하는 최대 장점입니다.

 

 

7. 힘과 스피드, 스킬이 모두 조화가 된 페인트존 공략

몇 가지 플레이만 봐도 그가 왜 위력적인지 쉽게 알 수 있죠. 80년대 당시의 스몰포워드들에게 요구된 건 포스트업, 페이스업 공격 스킬이었습니다. 지금처럼 3점을 쏴대던 시절이 아니어서 저런 다양한 개인능력이 요구되었고, 그런 면에서 워디는 단연 발군이었습니다.

 

87년 시애틀과의 서부 컨파 3차전에서 39득점으로 폭격하며 팀을 파이널에 올려놓았고, 중차대했던 보스턴과의 파이널 1차전에서도 33득점, 10리바운드, 9어시스트로 활약하며, 왜 그의 별명이 '빅 게임 제임스' 인지를 여실히 증명해냈죠.

 

 

8. 88년 파이널의 히어로 

디트로이트와의 파이널 대결전... 2승 3패로 레이커스가 뒤져있는 상태에서 워디는 6차전에서 28득점, 9리바운드, 그리고 7차전에서 36점, 16리바운드, 10어시스트로 활약, 두 경기를 모두 레이커스에 가져다주며 레이커스가 69년 보스턴 이후로 근 20년 만에 백투백 우승을 차지하는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습니다.

 

 

9. 88년 파이널 7차전의 멋진 스쿱샷 

백투백 우승이 결정된 7차전에서 보여준 워디의 멋진 스쿱샷!

 

 

10. 그 터프하다는 뱃보이스의 수비진을 농락하는 워디

빌 레임비어, 제임스 에드워즈, 존 샐리, 데니스 로드맨 등... 그 거칠고 터프하며 수비 잘하기로 소문난 디트로이트 프런트를 상대로 아랑곳 하지 않고 폭격하며 털어버리는 최전성기 워디의 모습입니다. 당연히 파이널 MVP는 그의 몫.

 

 

처음에 그를 드래프트 1픽을 사용해 뽑았을 때, 레이커스를 비판하는 목소리는 예상보다 상당히 컸습니다. 동 포지션의 자말 윌크스도 매우 언짢아 했고요. 오랜 시간 윌크스와 함께 해온 팀원들과 팬들도 그를 썩 반기는 눈치가 아니었습니다. 더군다나 83 시즌 막판에 발목이 부러지며 시즌아웃, 그리고 84 파이널 2차전에선 경기 막판에 정말 어리석은 턴오버로 셀틱스가 기사회생할 수 있게 만들어준 역적(?)이었습니다. 보스턴 원정 1, 2차전을 모두 이기고 홈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상황의 레이커스였는데, 그의 실수로 셀틱스가 결국 7차전까지 시리즈를 끌고 가 우승을 했거든요.

 

그러나 매직 존슨은 워디를 선호했습니다. 자신이 아무리 강하고 빠른 패스를 뿌려도 절대 놓치지 않고 잡아서 골로 연결하는 그의 끈끈이 손, 몸싸움에서 래리 버드를 포함해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는 그의 힘, 그리고 런앤건 공격에서 제일 빨리 달려나가 피니쉬 해줄 수 있었던 그의 스피드와 체력... 이런 부분에서 매직은 워디와 함께하길 원했던 것입니다.   

 

제임스 워디가 있었기에, 레이커스는 85, 87, 88 우승을 할 수 있었습니다. 자말 윌크스를 데려가고 파워포워드를 뽑았다면 또 어떤 역사가 쓰여졌을지는 사실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나 워디가 있었기에 80년대 레이커스는 '쇼타임 레이커스'로 불리울 수 있었죠. 그것만큼은 분명한 사실이고, 특히 87년 레이커스는 지금까지도 역대 최고의 팀 탑 5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더 중요한 사실은, 쓰리핏 MVP 래리 버드의 최전성기에 레이커스가 셀틱스를 상대로 두 번의 우승을 가져올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 워디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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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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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Larry Legend | 작성시간 22.06.30 Doctor J 아 앨빈 아담즈 같았던 거군요 댄 이셀이..ㅎ
    당시로선 그렇게 생각해보니 앨빈 아담즈나 댄 이셀이 포지션 파괴자 들이었군요.
    206㎝으로 센터들을 본거네요.
  • 답댓글 작성자Doctor J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2.06.30 Larry Legend 그렇죠. 당시로선 드물게 센터들인데도 중장거리슛을 잘 구사했었고요.
  • 작성자농구좋아ㅎ | 작성시간 22.07.01 워디는 진짜 해결사 느낌나죠~~
  • 작성자Statistics | 작성시간 22.07.05 매직의 쇼타임 레이커스는 매직도 엄청났지만 카림과 워디가 패리시와 맥헤일의 합산 활약을 능가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동부보다 강팀이 적었던 점도 있었고 파엠도 다 한개씩 가지고 가면서 매직에게 버스만 탄건 아니란걸 증명하기도 했죠..
  • 작성자오마이줄리아 | 작성시간 22.07.08 James...he is Wor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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