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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샌안토니오는 왜 포틀랜드에게 약할까?

작성자jongheuk|작성시간14.02.01|조회수1,047 목록 댓글 3




NBA에는 상성이 있는 팀들이 많이 있죠. 댈러스는 펠리컨스와의 경기에서 거의 지지 않고 있고, 던컨이 입단한 이래로 샌안토니오는 골든 스테이트에게 61경기의 정규시즌에서 단 9번만 패했습니다. 물론 최근 골든 스테이트가 커리를 중심으로 강팀으로 변모하기까지 워낙 암흑기가 길었기 때문에 약팀을 잘 잡는 골스에게 강한건 당연해 보일 수도 있지만 유독 샌안토니오는 골든 스테이트에게 강했습니다. 또 최근엔 좀 줄었지만 이상하게도 밀워키에게는 샌안토니오가 약한 모습을 보였죠. 요즈음 샌안토니오를 가장 고생시키는 상성을 가진 팀은 바로 포틀랜드입니다. 강팀 판독기가 되어버린 샌안토니오가 포틀랜드에게 진게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이게 올 시즌에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라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사실 포틀랜드가 하위권에 머물러 있었던 2000년대 중반에는 샌안토니오가 포틀랜드를 상대로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08-09시즌이 시작되기 전까지 샌안토니오는 포틀랜드에게 12연승을 거두고 있었고 19경기 중 17승을 기록하고 있었죠. 하지만 니콜라스 바툼이 입단한 08-09시즌부터 상황은 완전히 역전됩니다. 포틀랜드는 08-09시즌부터 토요일에 있었던 경기까지 총 19경기에서 15승을 가져갑니다. 이 기간동안 스퍼스를 상대로 5할 이상의 승률을 거둔 다른 팀은 마이애미 히트(4승 5패)가 유일하죠. 마이애미보다도 포틀랜드는 유독 스퍼스에게 강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특히 작년 3월 8일 홈경기에서는 AT&T경기장 역사상 가장 많이 허용한 136점을 실점하면서 굴욕적인 패배를 당했습니다.


 

 샌안토니오는 왜 이리 포틀랜드에게 약할까요? 간단히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포틀랜드의 공격을 샌안토니오가 막아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앞서 언급했던 19경기동안 포틀랜드를 95점 이하로 막은 경기는 단 세 차례에 불과했습니다. 테리 스토츠가 포틀랜드를 리그 1위의 공격팀으로 만든 올해부터가 아니라 예전부터 꾸준히 스퍼스는 포틀랜드의 공격을 수비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알드리지가 있죠.


 알드리지는 이미 리그 최고의 미드레인지 슈터입니다. 노비츠키가 이제 슬슬 나이에 따른 하락세(비율 스탯들은 그대로이지만 예전만큼의 위력은 나오지 않는게 사실입니다.)를 보이는 지금, 알드리지는 미드레인지 지역에서 가장 많은 슛을 던지는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지역에서 성공률이 50%에 육박하는 미드레인지 점퍼슈터입니다. 빅맨들이 주로 시도하는 엘보우 근처에서 뿐만 아니라, 알드리지의 슛 거리는 매우 길어서 3점 라인에서 한 발짝만 앞으로 들어와도 바로 슛을 던질 수 있으며 긴 팔을 높이 쭉 뻗어서 던지는 폼을 가지고 있어서 컨테스트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이 알드리지의 점퍼를 블락할 수 있는 선수가 앤써니 데이비스;;;) 포틀랜드는 특이하게도 자신들이 수비를 할 때는 효율적인 3점슛과 골밑슛을 우선 수비하고 미드레인지 점퍼를 내주는 팀이면서도 자신들의 가장 큰 공격무기는 알드리지의 미드레인지 점프슛입니다.



 이것은 스퍼스를 상대로 한 알드리지의 기록들인데, 스퍼스는 꾸준히 알드리지에게 많이 당했습니다. 대부분의 경기에서 20점을 훌쩍 넘었을 뿐만 아니라, 야투율도 엄청 높죠. 사실 알드리지 뿐만 아니라 노비츠키에도 고전했듯이 스퍼스는 픽앤 팝에 취약한 수비 전략을 가진 팀입니다. 샌안토니오는 전통적으로 픽 수비를 하는 빅맨들이 볼 핸들러를 압박하기 위해 깊게 헷지하거나, 볼 핸들러를 가까이서부터 수비하기보다는 뒤쪽으로 한참 물러난 상태에서 돌파 경로부터 막아서면서 동시에 롤링하는 빅맨에 대한 골밑 수비를 우선시하는 팀인데, 이러한 수비 전략을 사용하면 가장 취약한 부분이 빅맨이 롤링하지 않고 뒤쪽으로 물러서면서 중거리 슛을 쏘는 픽앤팝이죠. 알드리지는 항상 그 부분을 공략했었고 승부처에서 무수히 많은 오픈 점퍼를 허용하면서 샌안토니오가 무너지곤 했습니다. 

 사실 그저께 경기에서 샌안토니오는 비교적 알드리지를 잘 제어한 편이었습니다. 포포비치는 포틀랜드의 3점을 수비하기 위해서 알드리지에게 더블팀을 가지 않는 전략을 취했는데, 올 시즌 스트레치형 빅맨 수비에 물이 오른 디아우가 알드리지의 1:1을 혼자 수비해야 했습니다. 4쿼터 전까지는 그나마 알드리지를 잘 막았지만 4쿼터 승부처에서는 스텝백 점퍼, 업앤 언더 등등 공격 종합 선물세트를 (조금 이른) 설 선물로 받고야 말았습니다. 다음에 포틀랜드를 상대할 때는 스플리터와 번갈아가며 알드리지를 막을 가능성이 높으니 좀 나아질지도 모르겠네요.

알드리지의 위력은 본인이 득점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나옵니다. 알드리지가 볼을 가지고 있지 않을 때 대부분의 수비수들은 알드리지가 미드레인지 지역에서 볼을 잡게 허용하는 것을 매우 싫어하기 때문에 알드리지에게 꼭 붙어서 부시하는 경향이 있고 이는 다른 부분을 무너뜨리죠. 다음 장면을 보면, 로우포스트에 있던 릴라드가 반대쪽 45도 지점으로 공을 받기 위해 두 번의 스크린을 받으면서 움직입니다.



그리고 모 윌리엄스와 바툼 모두 3점슛이 가능하기 때문에 마누와 벨리넬리는 매치업 선수들에게 붙어 있죠.



프리랜드를 수비하고 있던 에이어스는 프리랜드가 위협적인 공격수가 아님을 알기에 릴라드가 움직이는 시간을 지연시키기 위해서 범핑을 해줍니다.




하지만 던컨은 알드리지에게 꼭 붙어있느라 릴라드를 전혀 견제하지 못했고 릴라드는 파커를 뿌리치고 오픈 3점 찬스를 얻습니다.

 여기서 릴라드에게 설사 오픈 찬스가 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알드리지는 이미 1:1을 하기 위한 충분한 공간을 확보한 상태이기 때문에 엔트리 패스 이후 바로 아이솔레이션으로 전환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사실 이건 전술이라고 할 것도 없이 간단한 장면이지만, 이런 점이 테리 스토츠의 공격전술이 얼마나 위협적인지 알려주는 장면이죠. 테리 스토츠의 공격 전술은 대부분 단순하고 간결해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인바운드 상황이나 클러치 상황에서도 쉽게쉽게 오픈 3점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샌안토니오는 부족한 스크린 빠져나가는 능력을 빅맨들의 잠깐의 헬프로 메꾸어주는 팀인데, 알드리지는 빅맨의 헬프를 억제하는 역할을 해서 가드들을 적극 공략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그렇지 않아도 알드리지를 참 막지 못하던 스퍼스였는데, 최근 골치거리가 하나 더 늘었습니다. 릴라드는 스퍼스를 상대로 처음 데뷔 이후 5경기에서 20점 이상을 기록한 4번째 선수가 되었습니다. 릴라드는 알드리지를 수비하는 빅맨이 픽앤팝을 신경쓰느라 자신을 덜 견제한다는 점을 충분히 이용해 3점슛, 플로터 등을 자유자재로 활용하죠.
 릴라드 이외에 메튜스, 바툼도 3점슛이 되고 픽을 받은 뒤 공격을 만들어낼 수 있으며 어시스트 능력까지 갖추고 있어 3명의 퍼리미터 플레이어 중 가장 수비부담이 적은 선수를 수비(대표적인 예가 오클라호마의 세폴로샤..)하며 체력을 아낄 수 있었던 파커를 상당히 괴롭힐 수 있습니다.

 그럼 샌안토니오가 포틀랜드를 이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0. 알드리지를 수비해야 하는 디아우에게 앤써니 보쉬를 소개시켜줍니다.

1. 포인트가드를 공략
 포틀랜드는 바툼과 메튜스가 스윙맨 수비를 하는 팀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카와이 레너드가 공격에서 활약하기가 쉽지 않은 구조입니다. 대신 포인트가드 포지션에서 뛰는 릴라드와 모 윌리엄스가 수비력에 문제를 보이는 선수들이므로 파커의 활약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야 합니다. 특히 모윌에게 파커는 저승사자와도 같은 존재였는데 이번 경기에서는 파커가 부상의 여파(경기 직전까지 파커는 정강이 부상으로 출장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출전했었고 오늘 밀워키 전에서 결장했습니다.)로 모윌과의 매치업에서 그다지 큰 어드밴티지를 얻지 못했습니다. 공간이 많이 남는 1:1 상황만 되면 돌파를 시도하고 파울을 얻어낸다는 생각으로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고, 백업인 밀스 또한 지난 경기처럼 삽질을 하면 경기가 어려워질 수 밖에 없습니다.

2. 디펜스 리바운드
 포틀랜드는 리그에서 두 번째로 오펜스 리바운드를 높은 비율(29.3%, 1위는 디트로이트)로 잡아내는 팀입니다. 이것은 포틀랜드의 훌륭한 공격 능력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데 공격 과정에서 그만큼 오픈 찬스를 잘 만들어내기 때문에 수비의 대형을 완전히 무너뜨린 상태에서 슛을 쏠 수 있고 상대의 박스아웃을 피해 오펜스 리바운드를 잡아낼 확률도 높아지는 것이죠. 오픈 찬수가 나서 상대의 슛을 지켜볼 뿐만 아니라 안들어가도 오펜스 리바운드를 뺏겨 쉬운 득점을 허용하는 장면이 몇 차례 나오면 그 경기는 사실상 넘어가버립니다. 
 흔히 3점슛을 쏘기 위한 가장 좋은 상황으로 오펜스 리바운드를 잡았을 때를 말하는데 포틀랜드도 이 능력이 매우 뛰어나죠. 



 릴라드의 슛이 실패하고 바툼이 오펜스 리바운드를 잡아낸 것을 확인한 순간 메튜스는 비어있는 곳으로 이동합니다. 바툼의 패스를 받은 메튜스는 그대로 3점을 성공시켰는데, 메튜스를 수비하던 지노빌리가 루즈볼을 잡기 위해서 바툼 근처로 가는 움직임은 매우 타당했기 떄문에 이것은 지노빌리의 책임은 아닙니다. 파커가 로테이션했다면 막았을 수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이 상황은 3점을 내주기 딱 좋은 취약한 상황이고 가장 좋은 방법은 리바운드를 뺏기지 않는 것입니다.

3. 트렌지션 3점
 트렌지션 상황 또한 3점을 내주기 쉬운 상황입니다. 포틀랜드는 상대보다 더 빨리 달려 1차 속공을 많이 만들어내는 팀은 아니지만, semi-transition 상황에서 3점 찬스를 만들어 내는데 매우 능숙합니다. 포틀랜드의 선수들은 공이 넘어갈 때 자신이 3점을 쏠 수 있는 위치로 재빠르게 움직이고 3점 찬수가 나면 주저하지 않고 시도합니다.
 여기서 가장 무서운 선수가 릴라드인데, 릴라드는 A패스를 통해서 오픈 찬스를 만들어 내지는 않지만 공을 가지고 하프코트를 넘어가기도 전에 상대팀 수비가 우리 공격의 어떤 선수를 놓치고 있는지, 어느 부분에서 미스매치가 나는지를 매우 재빠르게 파악하고 오픈 3점이 나도록 미리 공의 흐름을 조절하는 능력이 이미 리그 최고급입니다. 단순히 백코트를 빠르게 하는 것 뿐만 아니라 최대한 미스매치가 없도록 미리 선수들 체크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이 두 팀이 마지막으로 플레이오프에서 만난 시리즈를 정리해주는 단 하나의 장면은 엘리엇의 까치발 3점슛이었죠. 그 이후로 두 팀은 플레이오프에서 한번도 만난적이 없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두 팀이 플레이오프에서 만날 가능성이 꽤나 높다고 생각합니다. 정규시즌과 전혀 다른 양상으로 경기가 진행될 수 있는 무대인 플레이오프에서는 포포비치와 샌안토니오 선수들이 포틀랜드에 대한 해답을 찾아낼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스탯 출처 
 http://stats.nba.com/

http://www.basketball-reference.com/


쓸데없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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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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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jongheuk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2.01 특정 팀간의 상성에 관한 좋은 분석인 것 같습니다. 많이 배웠어요.
  • 답댓글 작성자Lebron Raymone James | 작성시간 14.02.02 공감합니다.
  • 작성자Lebron Raymone James | 작성시간 14.02.02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ㅋ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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