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플레이오프 소회,
세 번째 순서는 첫 순서였던 ‘그그컨’에 대한 대칭으로 ‘1라딱’이라는 주제를 한 번 잡아 보았습니다! (역시 특정 선수 팬분들 중에 기분 나쁘신 부분이 있어도 너그럽게 양해 부탁 드립니다..^^)
* 평어체 양해 부탁 드립니다.
* 동영상은 유투브 펌입니다.
* 각종 기록은 Nba.com, Basketball-reference.com 참조했습니다.
이번 플레이오프 시작을 약 3주 앞두고 혈전 부상을 당한 데미안 릴라드는 경기에 나서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을 뒤집고 인디애나와의 1라운드 2차전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4차전, 아킬레스 건 파열이라는 큰 부상을 당하면서 릴라드와 밀워키 벅스의 24-25시즌 역시도 1라운드 탈락이라는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로 마무리되고 말았다.
2023년 9월 27일, 23-24시즌 개막을 1달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포틀랜드 원클럽 맨이었던 릴라드는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밀워키 벅스로 향하면서 야니스 안테토쿰보와 원투펀치를 이루게 되었고 이때만 해도 밀워키를 우승후보 1순위로 꼽는 매체도 적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둘의 콤비는 릴라드의 부족한 수비력은 쿰보가, 쿰보의 다소 부족한 클러치 슈팅력은 릴라드가 메워주면서 완벽한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이 조합은 생각보다 강하지 않았으며 릴라드 합류 이후 두 시즌간 플레이오프에는 무난히 올라갔으나 모두 1라운드에서 인디애나 페이서스에게 패배, 데미안 릴라드는 무수히 많은 1라운드 탈락으로 인한 ‘1라딱’이라는 별명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되었다.
데미안 릴라드 플레이오프 여정
13-14시즌(포틀랜드) : 세미컨파 탈락
14-15시즌(포틀랜드) : 1라운드 탈락
15-16시즌(포틀랜드) : 세미컨파 탈락
16-17시즌(포틀랜드) : 1라운드 탈락
17-18시즌(포틀랜드) : 1라운드 탈락
18-19시즌(포틀랜드) : 컨파 탈락
19-20시즌(포틀랜드) : 1라운드 탈락
20-21시즌(포틀랜드) : 1라운드 탈락
23-24시즌(밀워키) : 1라운드 탈락
24-25시즌(밀워키) : 1라운드 탈락
* 총 10회 진출 중 1라운드 탈락 7회
지금 시점에서 릴라드의 플레이오프 커리어를 돌아보니, 포지션은 다르지만 카멜로 앤써니의 그것과 흡사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카멜로 앤써니 플레이오프 여정
03-04시즌(덴버) : 1라운드 탈락
04-05시즌(덴버) : 1라운드 탈락
05-06시즌(덴버) : 1라운드 탈락
06-07시즌(덴버) : 1라운드 탈락
07-08시즌(덴버) : 1라운드 탈락
08-09시즌(덴버) : 컨파 탈락
09-10시즌(덴버) : 1라운드 탈락
10-11시즌(뉴욕) : 1라운드 탈락
11-12시즌(뉴욕) : 1라운드 탈락
12-13시즌(뉴욕) : 세미컨파 탈락
17-18시즌(OKC) : 1라운드 탈락
19-20시즌(포틀랜드) : 1라운드 탈락
20-21시즌(포틀랜드) : 1라운드 탈락
* 총 13회 진출 중 1라운드 탈락 11회
공교롭게 멜로의 마지막 플레이오프 진출이었던 19-20시즌과 20-21시즌은 릴라드와 멜로가 한 팀에서 1라운드 탈락을 합작(?)해 내기도 했다. 이 둘은 최전성기 시즌(릴라드가 7년차, 멜로가 6년차)에 컨퍼런스 파이널 진출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그컨’ 타이틀에서는 자유롭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둘 모두 단 1회 진출에 그쳤으며 대부분의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1라운드 탈락에 그치고 있다는 공통점으로 묶을 수 있다.
플레이 내적으로 봐도 아름다운 슛폼을 바탕으로 한 소위 ‘간지 농구’라는 측면에서 비슷하지만 기록으로 봤을 때 야투율 등에서 고효율과는 거리가 먼 타입이지만 대신에 이를 압도적인 볼륨으로 메우는 폭발적인 스코어러라는 측면에서도 둘은 닮은 구석이 있다고 볼 수 있다.
30대 중반이 꺾여가는 적지 않은 나이에 아킬레스건 부상을 당하면서 릴라드의 복귀 후 행보에 대해서도 많은 팬들과 매체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과연 릴라드는 말년에도 다소 초라했던 멜로의 길을 걸을 것인지, 아니면 승자의 이미지로 탈피할 수 있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 하지만 릴라드는 1라운드 시리즈를 끝내는 위닝샷을 두 차례나 터뜨리면서 통계와 별개로 ‘1라운드 클러치 승부사’의 강한 이미지가 있는 선수이기는 하다!
[데미안 릴라드 13-14시즌 플레이오프 1라운드 시리즈 위닝샷 vs 휴스턴]
[데미안 릴라드 18-19시즌 플레이오프 1라운드 시리즈 위닝샷 vs OKC]
그렇다면 멜로와 릴라드 외에 ‘1라딱’ 이미지를 가진 선수들은 누가 있었을까.
대표적으로 해외 레딧 등 어느 커뮤니티에서도 언급이 되는 트레이시 맥그레이디가 있을 것이다. 맥그레이디는 9번의 플레이오프 진출에서 무려 8번 1라운드에서 탈락하였으며 나머지 1회는 말년이었던 12-13시즌, 샌안토니오 스퍼스에 반지 원정대로 벤치만 데우던 상태였으므로 크게 의미를 두기 어렵다고 봤을 때 사실상 커리어 전 플레이오프에서 1라운드 통과를 못했다고 볼 수 있다.(심지어 맥그레이디가 부상으로 조기에 아웃된 08-09시즌에 휴스턴은 야오밍과 루이스 스콜라 등을 앞세워서 1라운드를 통과하니, 맥그레이디야말로 진정한 ‘1라딱’에 어울리는 선수라고 볼 수도 있겠다.)
그리고 팬으로써 마음이 아프기도 하지만 케빈 가넷 역시도 미네소타 시절에 ‘1라딱’ 이미지의 대표적인 선수 중 하나였다. 팀의 핵심 선수로 2년차 시즌이었던 96-97시즌부터 미네소타를 플레이오프로 이끌었던 가넷은 그 이후 7년 연속 팀을 플레이오프로 이끌었지만 7년 연속 1라운드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어야만 했다. 8년차이자 가넷의 유일한 정규시즌 MVP 시즌이기도 했던 03-04시즌, 샘 카셀과 라트렐 스프리웰 등 든든한 조력자들을 만나서 생애 첫 컨퍼런스 파이널 행을 이뤄냈으나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샘 카셀의 불의의 부상으로 미네소타에서 파이널 진출에는 실패했다.
그리고 07-08시즌을 앞두고 보스턴 셀틱스로 트레이드되어 폴 피어스, 레이 알렌과 빅3를 결성한 가넷은 이때부터 1라딱 이미지는 완벽히 벗어던진다. 07-08시즌부터 은퇴할 때까지 6번(08-09시즌은 부상으로 플레이오프 출전 X)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가넷은 12-13시즌을 제외하고는 모든 시즌 1라운드를 통과한다. 심지어 37세 시즌 소속 팀이었던 브루클린 네츠도 업셋으로 토론토를 이기고 1라운드는 통과하였으니.. 미네소타를 떠난 후의 가넷은 미네소타 시절의 ‘1라딱’과는 완벽히 상반되는 이미지로 탈피하는데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