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플레이오프 소회,
8번째 순서는 ‘초짜 감독들의 플레이오프 여정’이라는 주제입니다.
* 평어체 양해 부탁 드립니다.
* 동영상은 유투브 펌입니다.
* 각종 기록은 Nba.com, Basketball-reference.com 참조했습니다.
NBA 플레이오프는 관중들의 열기와 압박의 강도 등이 정규시즌과는 차원이 다르며 ‘큰 경기 경험’이 끊임없이 강조된다. 이는 비단 선수들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순간 순간 올바른 판단과 유동적으로 전략과 전술을 조정해야 하는 감독들 역시 경험 부족이 드러나는 무대가 플레이오프이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혹독한(?) 신고식을 치른 초짜 감독들을 만나보자.
① JJ 레딕 LA레이커스 감독 (3번 시드, 1라운드 1승 4패 탈락)
눈부신 정규시즌 레이스였다. 조금만 못하면 전세계적으로 비난을 받아야 하는 최고 인기팀의 ‘욕받이’인 레이커스 감독으로 감독 커리어를 시작한 JJ레딕은 스마트한 전략과 뚝심을 앞세워서 레이커스를 3번 시드로 이끌었다. 이는 2020년 버블 우승 이후 레이커스 최초의 상위 시드(2021년, 2023년, 2024년 모두 7번 시드, 2022년은 플옵 탈락)이기도 했으며 이 때문에 우승 후보로도 꼽히는 등 기대감을 높은 상태로 플레이오프를 시작했다.
6번 시드의 미네소타는 지난 시즌 컨퍼런스 파이널 무대까지 오른 강팀이기는 했으나 르브론 제임스와 루카 돈치치라는 리그 최고의 슈퍼스타 듀오가 있는 레이커스가 무난히 잡을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결과는 1승 4패로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탈락하고 말았다.
어찌 보면 상성상 최악의 상대를 만났다고 위안을 할 수도 있다. 골밑 자원이 전무하다시피 한 레이커스에게 줄리어스 랜들과 루디 고베어라는 리그 최고의 트윈 타워를 보유한 미네소타는 제일 까다로운 유형의 팀이었고 줄리어스 랜들이 시리즈 평균 22.6점 5.2리바운드 4.4어시스트 야투 48.1% 3점 39.3%로 날아다녔고 루디 고베어는 5차전에서 27점 24리바운드로 ‘샤킬 오닐 놀이’를 하는 등 이 둘을 전혀 제어하지 못했다.
5차전 루디 고베어가 골밑을 놀이터로 만드는 가운데서도 잭슨 헤이즈를 투입조차 하지 않는 등의 논란도 분명 있었다.(헤이즈가 들어갔어도 똑같이 털렸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그 정도로 고베어가 날뛰고 있었을 때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도 5~10분이라도 넣었어야 맞다고 본다.) 하지만 마크 윌리엄스 트레이드 비토 이슈 등 레딕 감독에게만 돌을 던지는 것은 다소 가혹하며, 이번 플레이오프는 본격적인 루카 돈치치 중심 체제로 들어갈 25-26시즌 전에 소중한 자양분이 되었을 것이다.
[루디 고베어 27점 24리바운드 vs 레이커스, 플레이오프 1라운드 5차전]
② 투마스 이살로 멤피스 감독대행 (8번 시드, 1라운드 0승 4패 탈락)
시즌 종료가 1달도 채 남지 않은 3월 28일, 멤피스가 6시즌째 팀을 이끌면서 준수한 성적을 내오고 있던 타일러 젠킨스 감독을 전격 경질, 투마스 이살로 코치의 대행 체제로 남은 시즌을 치르겠다고 발표했고 이는 상당히 충격적인 보도였다.
이번 시즌 역시 해당 시점에 44승 29패로 레이커스와 공동 4위였으며, 공동 6위권인 클리퍼스와 워리어스, 미네소타에는 2~2.5경기가 앞서 있는 상황으로 빡센 서부에서도 상위 시드를 노릴 수 있는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이었기에 이 경질은 충격이 더 컸다.
이살로 감독 대행 체제에서 멤피스는 경쟁팀이었던 레이커스, 워리어스, 미네소타, 덴버와의 경기에서 모두 패하는 등 8번 시드까지 추락하고 말았으며 플레이-인 토너먼트 2경기를 거쳐서 우여곡절 끝에 플레이오프행 막차에 탑승한다.
정규시즌 68승 팀이자 시즌 MVP가 있는 우승후보 1순위, OKC와의 대결에서 사실 멤피스의 업셋을 예상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결과는 예상대로 0승 4패, 스윕 패배로 끝났다. 하지만 3차전, 모란트가 부상으로 아웃되기 전까지 잡았던 큰 점수차 리드와 4차전에서 시종일관 접전으로 경기를 끌고 가며 모란트가 빠진 상황에서도 단 2점차로 패한 모습 등은 비록 스윕이었지만 내용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경기력이었다.(똑같이 스윕당한 동부 8번 시드인 마이애미 히트가 홈에서 치른 3,4차전 각각 37점차, 55점차 대패한 것과 대비되어서 멤피스의 경기력은 졌지만 빛났다.)
예상대로 플레이오프 탈락 직후, 멤피스는 이살로 감독을 정식 감독으로 승격, ‘대행’ 딱지를 떼주었으며 젊은 나이에 과거 피닉스를 연상케 하는 런앤건으로 유럽 무대를 제패한 감독이기에 멤피스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된다.(실제로 댄토니 감독의 농구를 많이 벤치마킹했다고 알려져 있다.)
경질 과정 등등 감독 교체 과정에서 매끄럽지 않은 부분은 분명 있었지만 이살로 감독은 선수단 사이에서 신망도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다가오는 25-26시즌의 멤피스를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다.
③ 데이비드 아델만 덴버 감독대행 (4번 시드, 1라운드 4승 3패, 2라운드 3승 4패 탈락)
멤피스의 타일러 젠킨스 감독 경질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덴버가 칼을 빼들었다. 불과 2년 전에 프랜차이즈 첫 우승을 안겨준 감독인 마이크 말론을 경질하고 남은 시즌을 데이비드 아델만 대행 체제로 마무리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정규시즌 3경기를 남기고 지휘봉을 이어받은 아델만은 3승 무패로 퍼펙트하게 정규시즌을 마무리, 하위 시드까지 떨어질 위기였던 팀을 구하고 4번 시드로 1라운드 홈코트 어드밴티지를 수성한다. 특히, 4월 11일 멤피스 전은 2쿼터 중반까지 무려 15점차로 뒤져있던 경기를 기가 막힌 인게임 수비 조정(존 디펜스 적극 활용)을 통해 역전, 서서히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한다.(이 때 멤피스가 경기를 잡았다면 서부 플레이오프 팀들의 시드 등 판도가 아예 바뀌었을 수도 있다!)
그리고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아델만 감독은 챔피언 경험까지 있는 타이론 루 감독을 상대로 7차전을 잡아내면서 팀을 2라운드로 이끌었고 정규시즌 68승인 OKC를 상대로도 7차전까지 시리즈를 끌고 가면서 본인이 준비된 감독임을 제대로 어필했다. 공격 코디네이터 출신으로 수비보다 공격 전술 위주의 코치로 알려져 있는 아델만이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빛났던 부분은 수비로, OKC를 상대로 적재적소에 사용한 존 디펜스(지역 방어)를 통해 SGA로부터 파생되는 공격을 봉쇄함으로써 SGA를 제외한 나머지 두 명의 빅3(제일런 윌리엄스 & 쳇 홈그렌)를 고립시키는 등 초짜 감독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의 노련한 경기운영을 선보였다.
OKC와의 시리즈가 끝나자마자 니콜라 요키치와 애런 고든 등의 베테랑들이 바로 아델만을 차기 감독으로 지지한다고 힘을 실었고 곧바로 정식 감독으로 선임, 다음 시즌부터 덴버 너게츠의 수장이 되었다.
바로 위의 멤피스는 누가 봐도 이살로를 감독으로 선임하기 위한 젠킨스의 경질이었다면 덴버의 경우는 상황이 달랐다. 니콜라 요키치와 애런 고든, 자말 머레이 등 주축들의 전성기 나이대를 보내고 있는 만큼 한 시즌 한 시즌을 우승을 위해서 달려야만 했던 상황이었고 경험 많은 베테랑 감독들이 정식 감독으로 선임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았다. 하지만 아델만은 플레이오프에서 본인 역량을 증명하면서 감독 면접을 끝내 버렸다. 아델만의 덴버, 어떻게 바뀔지 기대가 된다.
※ 번외
번외로, 위 3명처럼 NBA 감독, 그리고 플레이오프 초짜는 아니지만 현 소속팀에서 처음으로 플레이오프를 경험한 2명도 만나보자.
1) 케니 앳킨스 클리블랜드 감독 (1번 시드, 1라운드 4승 0패, 2라운드 1승 4패 탈락)
16-17시즌부터 3시즌 반 동안, 브루클린에서 성적과 유망주 육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면서 지도력을 인정받았던 케니 앳킨스는 그 뒤로 약 4년간의 클리퍼스와 워리어스 어시스턴트 코치 생활을 거쳐 24-25시즌부터 클리블랜드 감독으로 부임, 감독직으로 복귀했다.
개막 후 첫 15경기 무패, 시즌 중반 12연승과 15연승을 한 차례씩 더하면서 클리블랜드를 무려 64승 18패, 동부 1번 시드로 이끈 앳킨스는 이번 시즌 COY까지 수상했다. 그리고 푸른 꿈을 안고 플레이오프를 시작한 앳킨스와 클리블랜드는 컨퍼런스 파이널 무대도 밟지 못하고 2라운드에서 인디애나에 1승 4패로 다소 허무하게 시즌을 접고 말았다.
물론, 인디애나와의 시리즈에서 다리우스 갈랜드, 에반 모블리, 디안드레 헌터, 도노반 미첼까지 주전들이 돌아가면서 부상으로 신음했던 점을 감안하더라도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탈락하면서 아쉬움을 남긴 앳킨스는 부상과 별개로 선수들의 정신력과 투지에서 인디애나에 미치지 못했음을 인정했다.
그리고 클리블랜드의 코비 알트만 단장은 이번 플레이오프를 계기로 로스터에 변화가 필요함을 암시하기도 했는데 과연 다음 시즌 클리블랜드의 로스터와 색깔은 어떻게 바뀔까.
[57초 7점 리드를 날린 클리블랜드, 동부컨퍼런스 세미파이널 2차전]
물론, 인디애나의 이번 시즌 플레이오프는 시리즈마다 대역전극을 1개 이상씩 만들어내고 있어서 앳킨스 감독에게만 돌을 던지기는 힘들지만 이런 경기를 놓치는 것은 분명 감독의 경험 부족 영향이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2) J.B. 비커스태프 디트로이트 감독 (6번 시드, 1라운드 2승 4패 탈락)
지난 시즌을 끝으로 클리블랜드를 떠나 디트로이트 감독으로 옮긴 J.B. 비커스태프는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디트로이트의 플레이오프 직행(플레이-인 토너먼트를 하지 않고)을 이끌어냈고 바로 위에서 소개한 케니 앳킨스에 이어 COY 투표에서 2위를 기록하는 등 눈부신 정규시즌을 보냈다.
클리블랜드 시절부터 팀의 초석을 닦고 젊은 선수들을 육성하는 것에는 정평이 나 있었던 비커스태프지만 21-22시즌에는 동부 8위를 하고도 플레이-인 토너먼트에서 연속 2패를 하면서 플레이오프 무대에 오르지 못하는 등 이번 시즌 전까지 포스트시즌(플레이오프 + 플레이-인 토너먼트) 7승 17패로 큰 경기에서 약하다는 꼬리표가 있는 감독이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의 디트로이트의 플레이오프는 달랐다. 비록 2승 4패로 졌지만 컨퍼런스 파이널 진출 팀인 뉴욕 닉스를 상대로 3~6차전 모두 3점차 이내 승부로 이끄는 등 시리즈 내내 끈질기게 괴롭혔다.(4차전 오심이 아니었으면 시리즈 결과도 달라졌을 수도 있을 정도로 디트로이트는 잘 싸웠다.)
비커스태프는 개막 전인 10월, 훈련 때 후드티 착용 금지라는 다소 꼰대스러운 팀 내부 규정까지 만들면서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에 만연해 있던 패배 의식을 바꾸려고 애썼고 부임 첫 해부터 결과로 드러나면서 명장의 대열에 자신의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주축들이 20대 초중반으로 미래가 밝은 디트로이트, 이대로라면 비커스태프의 장기 집권도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