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팔이 시리즈 3탄, “(3) 보스턴 빅4, 그들의 유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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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우승 이후 아쉽게 우승 문턱에서 계속 좌절했지만 충분히 경쟁력은 있는 상황이었다. 각각 75,76,77년생인 레이 알렌, 케빈 가넷, 폴 피어스는 모두 30대 중반으로 노장 반열이었지만 막내 동생이었던 라존 론도가 20대 중반으로 NBA 선수로써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었으며 형들을 대신해 에이스로 발돋움한 론도를 필두로 한 빅4는 2012년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마이애미 빅3를 3승 2패까지 몰아붙이는 등 여전히 우승후보로 손색 없는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었다.
[라존 론도, 44득점 vs 마이애미 히트(2012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 2차전)]
하지만 2012년 여름, FA 신분이었던 레이 알렌이 마이애미로 이적하면서 보스턴 수뇌부는 바빠지기 시작했다. 라존 론도와의 끊임없는 불화설, 그리고 스팟업 슈터로써 제한적인 롤만 수행하는 것에 대한 불만으로 떠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으나 그래도 보스턴에서 생애 첫 우승반지까니 낀 알렌이 다른 팀도 아닌 직전 시즌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7차전까지 가는 혈투를 벌였던 상대팀, 마이애미로 간 것에 대한 파급력은 엄청났다.
그리고 시작한 12-13시즌, 남아 있는 가넷/피어스/론도의 빅3와 제이슨 테리, 제프 그린 등의 서포터들까지 합심해서 여전히 경쟁력은 유지했던 셀틱스지만 에이스, 라존 론도가 1월에 부상으로 시즌아웃되었고 론도 없이 치른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뉴욕 닉스를 맞아 2승 4패로 탈락, 이는 빅3 결성 이후 최초의 1라운드 탈락이었다. 반면에 보스턴을 떠난 레이 알렌은 파이널에서 NBA 역사에서도 길이 남을 클러치 샷을 성공시키며 우승에 기여, 마이애미의 영웅이 되면서 보스턴 팬들의 박탈감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결국 대니 에인지 단장은 40대가 얼마 남지 않은 가넷과 피어스의 경쟁력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을 때 리빌딩 버튼을 누르기로 결정, 그 대상은 뉴저지에서 브루클린으로 연고지를 옮기고 ‘윈 나우’에 올인하고 있던 브루클린 네츠였다. 가넷과 피어스, 제이슨 테리까지 얹어서 노장들을 대거 브루클린으로 보내는 대신 보스턴은 크리스 험프리스, 제럴드 월라스 등등의 롤 플레이어와 2014, 2016, 2017(픽 스왑 권리), 2018년 1라운드 픽을 받아오게 되고.. 이 트레이드는 몇 년 뒤 엄청난 파장을 불러오게 된다.
대니 에인지의 파격 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보스턴에서 데뷔해서 셀틱스에서만 15시즌을 보낸 폴 피어스까지도 트레이드한 에인지는 감독으로 NBA 경험이 일천하며 선임할 당시에 37세도 되지 않은, (케빈 가넷과 동갑인) 브래드 스티븐스를 선택한 것이다. 스티븐스는 부임 두 번째 시즌 만에 40승 42패로 5할에 육박하는 성적을 기록하며 플레이오프 무대에 진출한데 이어 세 번째 시즌인 15-16시즌에는 48승 34패로 5번 시드까지 획득, 단기간에 NBA를 대표하는 명장으로 발돋움한다. 아이재아 토마스, 에이브리 브래들리, 재 크라우더 등 A급이라고 할 수 있는 선수 1명도 없이 대학 농구를 연상시키는 유기적인 볼 흐름과 한 발 더 뛰는 수비력으로 일궈낸 성적이었다.
스티븐스 감독의 지휘 하에 확실한 시스템을 정립한 셀틱스는 가넷과 피어스의 유산이 본격적으로 현재 자산으로 치환되면서 화룡점정을 찍게 된다. 2013년 보스턴의 트레이드 파트너였던 브루클린 네츠는 극명히 대비되며 내리막길을 걷고 있었고 15-16시즌, 21승 61패로 30개 팀 중 3번째로 저조한 승률을 기록한다. 그리고 2013년 트레이드로 인해 브루클린의 1라운드 픽인 3번 픽이 보스턴 셀틱스로 향했으며 셀틱스는 이 픽으로 제일런 브라운을 지명한다. 다음 시즌은 브루클린 입장에서는 더 ‘가관’이었다. 20승 62패로 30개 팀 중 꼴찌를 기록, 브루클린의 2017년 드래프트 픽은 1번이 되었으며 스왑 권리에 의해 1번 픽 역시 보스턴으로 향했다.
그리고 독종 중의 독종, 대니 에인지는 이 1번 픽을 3번 픽으로 픽다운하면서 또 하나의 1라운드 픽(2019년)까지 뜯어내며 제이슨 테이텀을 지명, 제일런 브라운과 제이슨 테이텀 조합을 완성시킨다. 그리고 모두가 알다시피 이 듀오는 2024년 파이널 우승을 이끌며 전설을 써내려가고 있다.
전 시즌 성적의 역순으로 높은 확률을 부여하는 현 로터리픽 제도에서 Top 픽으로 NBA에 입성하는 선수들은 대다수가 현 소속팀이 약팀일 수밖에 없고 플레이오프 경험을 빠른 시일 내에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르브론 제임스조차도 루키 시즌에는 소속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했으니..) 하지만 브라운과 테이텀 듀오는 3번 픽, 최상위 순번으로 지명되었음에도 소속팀이 약팀이 아닌 우승후보급의 강팀이었고 둘 모두 루키 시즌부터 컨퍼런스 파이널 무대까지 밟은 것을 시작으로 매 시즌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으면서 풍부한 경험치를 쌓았고 결국 이 축적된 경험들이 2024년 우승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지난 30년간 Top 5 픽 중 루키 시즌 컨퍼런스 파이널 진출 선수>
03-04시즌 다르코 밀리치시(소속팀 : 디트로이트, 최종 결과 : 우승)
16-17시즌 제일런 브라운(소속팀 : 보스턴, 최종 결과 : 컨퍼런스 파이널 탈락)
17-18시즌 제이슨 테이텀(소속팀 : 보스턴, 최종 결과 : 컨퍼런스 파이널 탈락)
[제이슨 테이텀 루키 시즌(2018년) 컨퍼런스 파이널 vs 클리블랜드 하이라이트]
이렇게 빅4 해체 이후의 보스턴 셀틱스의 10년을 되돌아보며 느낀 점은 ‘정말 구단 운영을 잘한다.’는 점이다. 다 언급하지는 못했지만 2024년 파이널 우승을 하기까지 셀틱스에게 꽃길만 있었던 것은 절대 아니다. 브래드 스티븐스 감독 초창기의 스티븐스와 팀 내 에이스였던 라존 론도의 기싸움과 그로 인한 론도 트레이드 사건, 그 뒤 트레이드로 합류한 카이리 어빙과 브라운, 테이텀 등 영건들 간의 라커룸 불화 사건, 이메 우도카 감독의 성추문으로 인한 어이없는 이탈,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좌절하면서 지속적으로 나온 제일런 브라운 트레이드 루머 등등 구단이 흔들리려면 얼마든지 흔들릴 수 있는 요소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때마다 수뇌부는 이를 현명하게 해결해 나갔고 2008년 빅3 Era 이후 16년 만에, 그것도 본인들이 직접 드래프트해서 키운 선수들을 원투펀치로 해서 프랜차이즈 역대 최다인 18번째 우승의 대업을 이뤄낼 수 있었다. 브라운과 테이텀, 이 듀오는 아직도 20대 후반의 전성기 나이임을 감안하면 셀틱스의 미래는 향후 몇 년간은 밝을 것이다.
P.S : 이 글을 쓰고 영상을 찾아보면서 느낀 점인데 원조 빅3 시절부터 테이텀-브라운 듀오까지, 지독하게도 많이 만나면서 서로가 서로를 괴롭힌 관계가 보스턴과 르브론 제임스였던 것이 새삼스럽게 다시 느껴진다. 2010년 클리블랜드 1기 시절, 61승 21패로 1번 시드를 받고 컨퍼런스 세미파이널에서 4번 시드였던 보스턴 셀틱스에게 다소 허무하게 패하고 약 2개월 뒤, 마이애미 히트로 이적하면서 마이애미 ver.의 빅3를 만들어서 대항했던 르브론 제임스.. 제임스는 8년 연속 파이널에 나가면서 동부의 제왕으로 군림했던 기간 동안 무려 5번이나 보스턴 셀틱스를 만났고 그 5번 모두 꺾었으니, 이쯤 되면 2010년의 복수는 충분히 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르브론 제임스와 보스턴 셀틱스의 지독한 악연 – 플레이오프 맞대결 역사>
* 클리블랜드 1기 *
2008년 컨퍼런스 세미파이널 : 클리블랜드 3 vs 4 보스턴
2010년 컨퍼런스 세미파이널 : 클리블랜드 2 vs 4 보스턴
* 마이애미 빅3 *
2011년 컨퍼런스 세미파이널 : 마이애미 4 vs 1 보스턴
2012년 컨퍼런스 파이널 : 마이애미 4 vs 3 보스턴
* 클리블랜드 2기 *
2015년 컨퍼런스 1라운드 : 클리블랜드 4 vs 0 보스턴
2017년 컨퍼런스 파이널 : 클리블랜드 4 vs 1 보스턴
2018년 컨퍼런스 파이널 : 클리블랜드 4 vs 3 보스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