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 심리학의 절대 명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모든 성격은 중립적이다.
센터에서 성격 프로파일링을 하는 저도 이에 당연히 동의하는 바이지만,
성격 심리 이론 상으로도, 이제까지의 프로파일링 경험 상으로도
특정 성격 조합의 심리적 건강함이 유독 우수한 사례도 분명 있어요.
그런데 굉장히 희소해요.
저희 센터 통계로는 100명 중에 서너명 겨우 나올 정도의 확률인데,
이런 분들의 정신건강 상태를 보면 90퍼센트 이상의 확률로 우수하니,
저 개인적으로는 아무리 성격이 중립적이라고 한들 "이것만은 예외"라고 생각할만큼,
매우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성격 조합이기도 합니다.
자, 그럼 이제부터 BIG 5 성격 유형에 대해 이야기해 봅시다.
조용히, 천천히, 하지만 끝없이
BIG 5 성격 유형 은 성격 심리학자들이 사용하는 가장 권위 있는 성격검사 툴입니다.
인간의 성격을 크게 다섯 가지로 구분하고,
각 성격의 고-저 스펙트럼에 따라 굉장히 입체적으로 사람들의 성격을 분석할 수 있죠.
※ 개방성, 성실성, 외향성, 우호성, 신경성이 각각 여섯 가지의 하위 범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도합 서른 가지의 디테일한 성격 특성들을 살펴볼 수 있다.
이 서른 가지 성격 특성들의 점수 분포가 0-100까지 천차만별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구석구석 꽤 깊은 수준까지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오늘 알아볼 특성은 성실성과 그 하위 범주들인데,
그 중에서도 특히 성취욕 과 자제력 부분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우리 나라 사람들의 전형적인 특징 중 하나가 뭐냐면,
성취 욕구가 굉장히 높습니다.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이상적인 나"의 레벨이 완전히 하이 레벨인 거죠.
대학은 SKY, 직업은 대기업, 역세권에 신축아파트 등등.
※ 한국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평균 올려치기 문화"도 상당부분 한국 사람들의 높은 성취 욕구로부터 기인한다.
평균을 현실에 대입하지 않고, 각자 지니고 있는 이상에 대입하는 것이다.
즉, SNS 상에 게시되는 한국 사람들의 평균이라 여겨지는 모습은 실제 존재하고 있는 평균이 아니라,
각자의 이상적인 나를 반영하고 있는 왜곡된 희망 수치에 가깝다.
"꿈을 크게 가져라. 깨져도 그 조각이 크니"와 같은 말처럼,
한국엔 높은 이상을 굉장히 긍정적인 특성처럼 강조하는 문화가 있고,
실제로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우리 나라가 단기간에 급성장한 측면도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성취 욕구가 제 기능을 다하려면 반드시 그만큼의 자제력 이 따라 붙어야 해요.
높은 이상을 위해 유혹에 맞서 싸우며 하기 싫은 일들부터 해치울 수 있는 능력.
즉, 자제력이 뒷받침된 성취욕만이 최고의 효율을 발휘할 수 있다는 건데,
문제는 성취욕이 높은 사람들은 많은데 반해, 자제력이 높은 사람들은 굉장히 희소하다는 겁니다.
한국인의 평균 : 성취욕 >> 자제력
인간의 모든 심리는 "상대성의 원칙" 에 따릅니다.
내가 지니고 있는 야심의 크기 와 불만족의 세기 역시 마찬가지죠.
자제력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성취욕은
나로 하여금 높은 이상과 그저 그런 현실 사이의 벽을 끊임없이 체감케 하므로,
불안, 우울, 자괴감, 자기 비하와 같은 부정적 감정들에 잠식당하기 쉽습니다.
성취욕이 높으면 높을수록, 그리고 자제력이 낮으면 낮을수록,
이상과 현실의 갭은 그만큼 더 벌어지기 마련이니
정신건강의 추이는 필연적으로 우하향하게 돼요.
성취욕이 높은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닙니다.
문제는 크기 자체가 아니라 균형이에요.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성취욕보다 자제력이 오히려 더 높은 경우입니다.
이건 뭐냐?
딱히 욕심이나 이상은 크게 가져본 적 없지만,
기똥차게 실행력이 뛰어나서 뭘 하든 미루는 법 없이
항상 미션 클리어를 빠르게 해 내는 케이스입니다.
이 성격 조합이 우리 나라에서 극히 드문 이유는
자제력이 높은 케이스만큼 드문 게 바로
성취욕이 낮은 케이스 이기 때문입니다.
나 자신에게 크게 뭘 기대하진 않지만,
워낙 실행력이 뛰어나서 항상 내 기대 정도는 수월하게 만족시키는 사람들.
성취욕 > 자제력의 케이스는 통제 요인보다 비 통제 요인의 크기가 큰 사람들이고,
자제력 > 성취욕의 케이스는 통제 요인이 비 통제 요인보다 더 큰 사람들이에요.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들이 많고, 또 대부분 내 기대를 충족하는 삶을 살다 보니,
당연히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남들보다 자존감이 더 안정적이고 건강한 경향이 있습니다.
성과를 면(가로x세로)이라고 해 보자.
사람들은 세로인 야심, 열정, 동기 등에 집중하지만,
가로인 "시간" 역시 굉장히 중요한 요소이다.
세로만 너무 높다 보면
너무 잘하려고만 하다가 단기간에 번아웃이 와
경로에서 이탈할 위험성이 있다.
하지만, 은은하고 꾸준하게 가로에 정진하다 보면,
오년이 지나고 십년이 지날수록 면적은 점점 더 커지게 된다.
이상이 남들보다 낮다고, 내 성과 또한 남들보다 낮은 건 아닙니다.
성과는 항상 (열정x시간)의 함수 이기 때문에,
내 이상이 당장은 별 볼 일 없어 보여도 묵묵히 돌을 나르다 보면,
정작 산을 옮기는 건 대부분 성취욕보다 자제력이 높은 사람들이에요.
자존감이 안정적이고, 부정적 감정에서도 자유로운 편이니,
묵묵하게 유유자적 자기 할 일을 하다 보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더 많은 연륜과 스킬이 쌓이며 성장하게 된달까?
그래서, 자제력 > 성취욕의 성격 조합을 가진 사람들이
사십대, 오십대에 뒤늦게 꽃이 피는 경우가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대기만성大器晩成)
※ 무명자 블로그 : https://blog.naver.com/ahsune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무브먼트 작성시간 26.01.27 주변에 욕심은 적고 참을성이 많고 성실한분이 있는데 어떤 일이 있어도 침착하고 안정되보입니다. 한마디로 신뢰가 가더라구요. 건강한 성격이라는게 불교에서 추구하는 방향이랑 비슷하게 느껴지네요
-
작성자고양이목에쥐달기 작성시간 26.01.27 방금 검사해보니 성실성의 육각형이 너무 작아서 육각형이 아니게 되어버린..
-
작성자SenesQ 작성시간 26.01.28 난가? 하고 해봤더니 성취욕이 31점이라 역시 내 얘기인가보군! 근데 자제력이 6점이네요. ㅎㅎ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