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을 개선시키는 가장 단순한 방법

작성자무명자|작성시간26.03.05|조회수828 목록 댓글 6

 

 

 

 

 

 

 

 

 

 

 

오래 전, 심신의 건강 상태가 최악일 때가 있었습니다. 

 

잘해야 한다는 강박과 불안, 현실에 대한 좌절 등이 얽히고 섥혀,

매일매일 커피 대여섯잔 씩을 마셔가며 몸을 갈아넣던 시기였죠.

 

그때 자율신경계에 이상이 와서 불안과 감정 기복이 최악을 찍고,

(cf. 자율신경실조증)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처방 받은 약을 먹으며 근 몇 달을 버티고 있었는데,

설상가상, 

옆구리가 송곳으로 찌르듯 아파와 응급실에 가니 췌장염(!!)이라는 겁니다.

 

췌장염이 급하니 어쩔 수 없이 약을 끊은 채 4주 정도 췌장염 관리에만 전념했더랬죠.

 

췌장염 관리라는 게 다른 게 아니라,

췌장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여줘야 하기 때문에, 

덜 먹고, 더 건강하게 먹는 식단 조절이 핵심입니다.

 

그렇게 한달이 지나 병원에 재방문하니, 췌장 관련 수치가 많이 안정화되었다고 하더군요.

 

당연한 결과겠죠.

한달동안 덜 먹고 더 건강한 것들만 먹었으니까요. 

 

그런데 의외인 건, 

좋아진 게 췌장뿐만이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불안과 감정 기복이 소리소문 없이 사라져버린 거예요.

 

 

 

 

 

 

 

 

장 건강 = 마음 건강

 

 

 

 

 

 

장뇌축(Gut–Brain Axis) 이론 : 장과 뇌는 서로 독립된 기관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정보를 교환하며 신체 상태와 감정 반응을 "함께" 조절한다는 이론. 장의 상태는 미주 신경을 통해 뇌에 영향을 미치는데, 이 때 뇌는 환경의 우호성 여부를 장의 건강 상태에 따라 우선적으로 판단하게 된다. 즉, 장 상태가 좋으면 우호적 환경이라고 판단해 정서적으로 안정 상태가 되며, 장 상태가 나쁘면 위협적 환경이라고 판단해 정서적으로 불안정 상태가 되는 것이다.

 

 

 

 

 

 

장은 왜 "제 2의 뇌"라고 여겨질까?

 

진화적 관점에서 보자면,

모든 동물의 신경계는 생존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인류 또한 예외는 아니죠.

따라서, 인간의 뇌는 항상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지금 환경이 안전한가?"

 

이 판단에 결정적 정보를 주는 기관이 바로 "장"입니다.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장은 단순한 소화 기관이 아니었습니다.

 

음식의 독성, 병원균, 기생충, 부패의 정도 등,

장은 몸 안으로 유입되는 먹거리를 통해 환경의 안정성을 일차적으로 판단하는 최전방 기관이었어요.

 

인류는 생존을 위해 장이 최전방에서 위협성 여부를 감지,

최단 경로로 뇌에 신호를 보냄으로써 재빠르게 위협에 반응하도록 하는 연결 시스템을 구축한 겁니다.

 

매우 스마트한 시스템이죠.

 

상한 음식을 먹으면?

→ 밖에서 수렵 채집 활동을 하다 설사나 복통 등으로 인해 위험에 빠질 수 있음.

→ 심신의 상태를 확 저하시킴으로써 동굴 밖으로 나가지 않게끔 유도.

 

원시 시대는 인간의 생존에 먹거리가 그만큼 중차대한 요소였으므로,

먹거리의 직할 기관인 장의 영향성이 그만큼 중요하게 진화되었던 것.

 

 

 

 

 

 

장의 건강 상태는 유익균과 유해균의 비율에 따라 결정된다. (장내건강 = 유익균 > 유해균) 우리에게 익숙한 "프로바이오틱스"가 바로 장내 유익균에 해당하며, 이 장내 유익균들의 먹이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프리바이오틱스"이다. 즉, 장이 건강해지려면 프로바이오틱스가 많아야 하며, 프로바이오틱스들이 많으려면 프리바이오틱스를 먹이로 많이 줘야 하는 것. 프로바이오틱스는 보통 발효 식품에 많이 함유돼 있으며, 프리바이오틱스는 식이섬유에 많이 함유돼 있다. 따라서, 발효 식품과 야채, 통곡물, 해조류 등을 많이 먹게 되면, 장이 건강해지게 되고, 그에 따라 우리의 기분도 자연스레 안정화된다. 반면, 과당, 정제탄수화물, 가공식품 등은 장내 유해균을 늘림으로써 저강도 염증 상태를 만성적으로 유발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뇌는 환경을 위협적이라 인식, 우리의 불안과 불쾌감 지수를 확 높이게 된다.

 

 

 

 

 

 

장내 환경 안정 (유익균 > 유해균)
→ 염증 및 신체 스트레스 감소
→ 뇌의 위협 감지 시스템 완화
→ 뇌가 안정적 환경이라 판단

→ 정서적 안정

 

 

장과 뇌는 미주 신경 등을 통해 연결돼 있으며,

서로의 상태에 다이렉트로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가령, 예민한 사람들(HSP)의 경우,

과도한 감각으로 인해 장 트러블이 발생할 수도 있는데,

 

과감각이 내외부적 자극들을 실제보다 더한 위협 상황처럼 느끼게 함으로써,

이들의 장뇌축이 보통 사람들보다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거죠.

 

※ 일부 연구들에서, 높은 불안 성향이나 감각 처리 민감성이 장 불편감과 함께 나타나는 경향이 보고됨.

 

그래서 예민한 사람들이 환경이 바뀌면 화장실을 잘 못 가곤 하는 겁니다.

 

반면, 어딜 가든 숨풍숨풍 굵은 똥을 잘 싼다면,

장과 뇌의 루프가 매우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증거일 수 있습니다.

장내 유익균이 많아 기분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니 언제 어디서든 대범하게 바지를 내릴 수 있는 거죠.

 

 

 

 

 

 

여행만 가면 화장실을 못간다면, 그건 뇌가 바뀐 환경을 위협적이라고 판단하면서 장에 활동을 멈추라고 명령한 결과일 수도 있다. 이럴 땐, 억지로 배변 활동을 도모하려 하기보다는, 마음 편한 환경부터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니 최대한 조용하고 주변에 아무 사람도 없는 한적한 화장실을 찾아 마음이 차분해지는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도전해 보자.

 

 

 

 

 

 

언제 어디서든 항상 안정적인 정서 상태를 유지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타고난 것이 아니라 "후천적인 노력의 결과물"일 지도 모릅니다.

 

제 경우,

췌장염 이후로 장 건강 개선을 통해 정서적 안정이 자연스레 이루어졌지만,

기분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다보니 맛있는 간식거리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또다시 방만한 식생활로 돌아가 버렸더랬죠.

그렇게 장내 유익균보다 유해균이 많아지기 시작하면서,

또다시 기분 상태가 오락가락하게 되고,

스스로 버티기 힘들만큼 정서적으로 불안정해지게 되면,

초심으로 돌아가 프로바이오틱스와 프리바이오틱스로 꽉 채운 식생활로 컴백해요.

 

죽을 것 같으면 몸관리를 하고, 살만해지면 또 몸을 혹사하고의 무한 반복이랄까?

 

저는 여러분께 심리학의 이로움을 소개해 드리는 중개인의 입장이지만,

인간의 심리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게 우리의 신체라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덜 먹고,

더 건강하게 먹고,

더 많이 활동하고 움직인다면,

 

우리의 정신은 심리학이 전혀 필요 없을 만큼 언제나 건강한 상태를 유지할 겁니다.

 

아기 오리들이 언제나 어미 오리 뒤를 좇듯,

건강한 정신은 언제나 건강한 신체의 뒤를 따르는 법이니까요.

 

 

 

 

 

 

 

※ 무명자 블로그 : https://blog.naver.com/ahsune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yourolnywan | 작성시간 26.03.05 저도 어디서나 굿 똥
  • 작성자락앤놀 | 작성시간 26.03.05 왜 결론이 쾌변으로 가나요 ㅋㅋㅋ 저도 쾌변이긴 합니다만 ㅋㅋㅋ
  • 작성자인생이다그럴뻔 | 작성시간 26.03.05 건강한 몸에 선강힌 정신
    굳이 선후를 따질 게 아닌 상관 관계지만 몸이 좀 더 비중? 뭐 그런 게 더 큰 거 같습니다. 가능성, 영향력이 이 더 큰 그런 ㅎ
    기분이 안 좋으면 운동하고 마음이 우울히면 맛있는 거 먹고 좋은 마음이 되고 싶으면 몸을 건강하게, 이해했습니다. ㅎㅎ
  • 작성자고양이목에쥐달기 | 작성시간 26.03.06 마음으로 시작해서 몸의 건강을 이루기보다 몸에서 시작해서 마음의 건강에 이르는 게 더 쉬운 것 같아요.
  • 작성자SenesQ | 작성시간 26.03.06 맞아요. 살아보니 건강한 신체가 얼마나 중한지 알게 됩니다. 사실 우리는 모두 육체의 노예인지도요.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