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나도 번아웃은 아닐까?

작성자무명자|작성시간26.03.15|조회수548 목록 댓글 2

 

 

 

 

 

 

 

 

 

 

 

피겨스케이팅 선수 알리사 리우(Alysa Liu)는 13세에 미국 선수권을 제패하며 피겨계의 천재 소녀로 떠올랐습니다.

 

두 번의 미국 챔피언 타이틀, 세계 무대 경쟁력,

실로 미국이 오래도록 기다려 온 올림픽 기대주 

 

하지만 2022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그녀는 겨우 16세의 어린 나이에 은퇴를 선언합니다.

 

사람들은 놀랐습니다.

 

잠재력이 아깝다.
너무 섣부른 결정 아닌가?
정점이 코 앞인데 너무 아쉽다. 

 

은퇴에 대한 그녀의 설명은 의외로 단순했습니다.

 

"그냥 평범한 십대가 되고 싶었어요."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심리학자들은 한가지 단어를 떠올렸습니다.

 

"번아웃"

 

 

 

 

 

 

 

번아웃과 지속가능성

 

 

 

 

 

 

누군가는 몇분 몇초를 위해 수만시간을 훈련에 매진한다. 반면 누군가는 정상을 목전에 두고 갑자기 모든 것을 내려놓기도 한다. 모든 것을 태우듯 불타오르다 심지가 다하면 사그라드는 것. 어쩌면 이것은 자연의 이치에 가까울 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는 과연 어떠한 지점을 지나고 있는 것일까?

 

 

 

 

 

 

 

 

우리는 흔히 번아웃을 이렇게 생각합니다.

 

『너무 열심히 일해서 완전히 녹초가 된 상태』

 

하지만 심리학에서 번아웃은 훨씬 더 구체화된 개념입니다.

 

사회심리학자 크리스티나 마슬라흐(Christina Maslach)는 번아웃을 다음과 같이 세 가지 요소로 설명했죠.

 

1. 정서적 소진 (Emotional Exhaustion)
단순히 피곤한 게 아니라 정신적 에너지가 바닥난 상태

2. 냉소 (Cynicism)
일에 대한 태도가 바뀌기 시작하며 마음은 계속 멀어지는 상태

3. 직업적 효능감의 감소 (Reduced Professional Efficacy)
나는 능력 있고 계속 성장할 것이라는 믿음이 옅어지는 상태

 

※ 의외로, 스스로 번아웃을 의심하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번아웃이 아닌,

몰입-탈진(engaged-exhausted) 상태에 해당한다.

에너지도 바닥났고, 냉소적 태도도 강하지만, 여전히 직업적 효능감도 높은 상태.

따라서, 이들은 현재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약 없는 휴직보다는 당장의 이직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환경을 바꿈으로써, 내 삶에 대한 통제력을 되찾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고자 하는 것이다.

보통 이런 경우는 기존 직장에서의 독성(Toxic) 문화나 나르시시스트 상사 문제,

성장이 막혀있는 구조적 문제 등으로부터 기인한다.

즉, 번아웃이 아닌 몰입-탈진 상태라면 더 나은 환경을 구하는 것이 하나의 솔루션이 될 수 있다.

 

 

 

 

 

 

알리사 리우는 자신의 은퇴 시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항상 스케이트만 탔다." "무엇을 먹는지도 항상 통제받았다." "삶이 너무 단조로웠다." 많은 심리학자들은 이 사례를 번아웃으로 해석한다. 왜냐하면 다음과 같이 번아웃 연구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들이 있기 때문이다. ① 조기 전문화 ② 고성과 압박 ③ 정체성의 단일화 ④ 자기 통제감 저하

 

 

 

 

 

 

번아웃은 너무 열심히 살아온 결과입니다.

 

특히 고성과자들이 번아웃에 취약할 수 있는 이유는

자신의 정체성이 점점 성취와 동일시되기 때문이에요.

 

금메달을 딴 나만이 나이다.

1등을 한 나만이 나이다.

SKY에 들어간 나만이 나이다.

 

이 상태에서는 성과가 흔들리는 순간

나라는 사람의 존재 가치 또한 흔들리게 됩니다.

 

그래서 심지가 불타 없어질 때까지 계속 달릴 수밖에 없어요.

 

인간의 심리는 당연히 이 구조로는 오래 버티지 못합니다.

 

 

 

 

 

 

"성과에 의한 정체성의 단일화"는 높은 확률로 번아웃을 부르게 된다. 처음에는 정서적 소진으로 시작될 것이다. 그러다 점점 지금 내 처지에 대한 냉소적 태도가 자리잡게 된다. 이윽고, 내가 이 일을 과연 해낼 수 있을까? 자신이 없다라는 생각이 들때쯤 나의 정신은 완전히 죽게 된다. 전형적인 번아웃 상태로, 이것이 바로 <고시>가 세상에서 가장 힘들고 외로운 싸움인 이유이다.

 

 

 

 

 

 

그렇다면, 번아웃을 피하고 지속가능성을 얻을 수 있는 삶의 구조는 없을까?

 

번아웃 연구들을 종합해 보면,

번아웃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특징들이 있었습니다.

 

1. 정체성과 성과를 분리한다.

나의 자아정체성과 성취를 주객전도하는 우를 범하지 않는다.
주력 커리어(일) 외, 다른 역할과 정체성들(관계, 취미, 종교 등)도 우리에게 중요한 부분임을 인정한다.

2. 회복은 성과의 일부이다.

커리어뿐만이 아니라 쉼을 위한 다른 세계(Opposite world)도 존재해야 한다.
취미 활동을 통한 회복은 번아웃을 막는 중요한 장치이므로 이 또한 성과의 일부로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3. 나만의 왜?를 찾아라.

사람들은 스스로 선택할 자유를 원하고, 세상과 연결돼 있기를 원하며, 끈임없이 성장하기를 원한다.
이러한 내적 동기가 힘을 잃어버린 것 같다면, 왜라는 물음을 통해 나만의 의미를 찾아나서야 한다.

 

 

 

 

 

 

컴백, 그리고, 24년만의 미국 피겨 금메달

 

 

 

 

 

 

시간이 흐른 뒤, 알리사 리우는 경쟁 무대로 돌아왔습니다.

 

그녀는 마침내 아무리 흔들려도 절대 무너지지 않는 삶의 구조를 찾은 듯이 보였죠.

 

이제까지 수많은 번아웃 연구들에서 공통적으로 말하는 바는 다음과 같습니다.

 

『지속가능한 삶을 위해서는 누군가의 인생이 하나의 축에만 묶여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

 

평범한 틴에이저의 삶, 가족 및 친구들과의 관계, 다양한 취미 활동들.

이러한 정체성들과 함께 안정을 찾고 나니

아직 끝내지 못한 피겨스타로서의 정체성이 그리워져 다시 돌아온 거겠죠.

전에는 성취에 대한 압박감이 번아웃으로 내몰았다면,

이제는 끝내지 못한 커리어를 조금 더 즐기기 위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되돌아왔달까?

 

단단한 삶은 절대 그만두지 않는 삶이 아닙니다.

 

오히려, 안될 것 같으면 잠시 멈추고 떠나 있다가도

준비되면 다시 돌아와 언제든 재개할 수 있는 삶일지도 몰라요.

  

그러기 위해 필요한 게 언제든 기댈 수 있는 내 삶의 여러 축인 거죠.

 

일, 취미, 특기, 가족, 친구, 연인, 종교 등등

 

축이 여러 개인 사람은 절대로 무너지지 않습니다.

 

그러니 너무 앞만 보며 달리지 말고,

때로는 옆을 보며 내 주변을 챙기고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는 삶의 미덕이 필요합니다.

 

 

 

 

 

 

 

※ 무명자 블로그 : https://blog.naver.com/ahsune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인생이다그럴뻔 | 작성시간 26.03.15 new 멈출 수 있다는 거, 남들이 걱정하고 또 누군가는 비웃을 수 있는 그 결정이 얼마나 엄청난 것인지를 새삼 느낍니다.
  • 작성자고양이목에쥐달기 | 작성시간 07:29 new 맞아요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여러 분야에서 찾아야 살아갈 수 있는가봐요.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