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사에 진지하고 진심일 필요가 있을까?

작성자무명자|작성시간26.05.16|조회수626 목록 댓글 3

 

 

 

 

 

 

 

 

 

 

 

원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진정성 있고 진심 어린 태도는 매우 바람직한 마음가짐입니다.

 

하지만 인생은 실전이죠.

 

현실적으로 보자면,

매사에 진지하고 진심을 다하는 건 애당초 불가능한 미션에 가깝습니다.

 

왜냐?

 

우리에겐 그만큼의 에너지, 즉, 정신력이 없으니까요.

 

번아웃 문제로 센터에 찾아오시는 분들도 

매사에 진심을 다하려다

결국엔 한계 이상의 에너지를 끌어쓰면서 문제가 생긴 경우가 태반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바람직하다고 여겨지는 삶의 태도가 인간을 한계 끝까지 몰아붙이고 있는 셈

 

 

 

 

 

 

 

 

회피력(力)

 

 

 

 

 

 

당신이 게임을 하는데, 최종 보스까지 가는 길에 지독하게 어려운 중간 보스들을 뚫고 가야 한다. 하지만 생각해 보라. 당신이 게임 공략집을 읽고 중간 보스들을 스킵하여 최종 보스까지 다이렉트로 가는 루트를 알게 되었다면, 굳이 중간 보스들과 부대끼며 힘을 소모할 필요가 있을까? 당신의 목적이 게임 클리어라면, 중간에 만나게 될 강력한 몬스터들을 회피하면 할수록, 온전히 보존된 당신의 전투력을 최종 보스에게만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인생은 나라는 캐릭터가 등장하는 롤플레잉게임(RPG)과도 같다.

 

인생도 마찬가지에요.

 

살다 보면,

내 체력과 정신력을 갉아먹는 빌런들을 만나게 되고,

수많은 사건 사고들을 겪으며 자연스레 에너지가 고갈되어 갑니다.

 

저는 아이러니하게도

착한 사람들이 올바르게 살아가려다 마음이 꺾이게 되는 장면들을 수없이 목격해 왔습니다.

 

매순간 모든 이들에게 진심을 다하는 과정에서 결국 에너지가 바닥나

더이상 인생이라는 게임을 진행할 수 없는 상태까지 이르게 된 거죠.

 

비유하자면, RPG를 하면서 눈 앞의 모든 몬스터들을 전부 상대하다가 게임 오버 되는 것과 비슷하달까? 

 

 

 

 

 

 

당신이 만나게 될 중간 보스들이 인간(빌런)일 수도 있고, 상황(악재)일 수도 있다. 어떤 이들은 무슨 일을 겪게 되든지 절대 피하지 말고 맞서싸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회피야말로 루저들의 전형적인 대응 방식이라고 매도한다. 하지만 필자는 다르게 생각한다. 내 한계를 알고 있는 사람이 내 한계를 넘어서는 상황에서 취할 수 있는 방법 중에 회피만큼 효율적인 것이 없기 때문이다. 내 체력이 50 밖에 안 남은 걸 뻔히 알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주변의 몬스터들을 상대해야 할까? 내 상태를 정확히 인지하고 예견되는 손해를 선제적으로 피해갈 수 있는 것도 하나의 역량이다. 피해야 할 때를 정확히 이해하고 실행하는 것. 이는 더이상 회피가 아니라 회피"력"이다.

 

 

 

 

 

 

회피력의 개념적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에너지가 부족한 상태에서,
에너지가 충분해질 때까지 최대한 위협 요인들을 회피하며 다닐 수 있는 역량

 

이게 가능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조건들이 있습니다.

 


① 우선 순위의 최적화
→ 내 정신건강을 남(가족 포함)보다 항상 우선해야 함
→ 남의 부탁을 다 들어주는 사람일수록 가장 먼저 무너진다.

② 메타 인지의 활성화
→ 내 에너지가 부족한 상태라는 걸 제대로 인지하고 조치할 수 있어야 함
→ 인간은 생각보다 자기 방전 상태를 잘 인식하지 못한다.

③ 위협 인지의 활성화
→ 무엇을 상대하고 무엇을 피해가야 할 지 회피 대상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어야 함
→ 모든 싸움이 맞서 싸울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다.

 

여유가 있을 땐 진지하고 진정성 있는 태도로 임하지만,

여유가 없어지면 스스로 경계 태세를 발동하며 최대한 몸을 사리는 것.

 

인생이라는 약육강식의 전쟁터에서,

이것만큼 효율적으로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생존 기술이 또 있을까?

 

 

 

 

 

 

"NO"라고 단호하게 말할 수 있는 것도 일종의 회피력에 해당한다. 내가 여유가 있을 땐, 얼마든지 남들에게 친절을 베풀어도 된다. 하지만, 내 코가 석자일 때조차 남에게 친절을 베풀어야 한다면, 그건 내 마음을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자기파괴적 행위일 지도 모른다. 아니요라고 말하는 것이 정 불편하다면, 남에게 매번 부탁하는 사람들(부탁 빌런)을 피해다니는 것도 한 방법이다. 단호하게 대하든, 수긍할 수밖에 없는 변명거리를 준비하든, 피해다니든, 내 에너지가 충분한 상태가 아니라면, 남들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는 것만으로도 하나의 효율적인 생존 스킬이 될 수 있다.
에너지가 항상 샘솟고 떨어지지 않는 사람이라면, 매사에 진지하고 진심인 것이 좋다. 하지만 평범한 인간들은 절대 그럴 수 없다. 살다 보면, 이러저러한 사건사고들을 겪으며 에너지가 훅훅 깎여나가는 것이 우리네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인 것이다. 따라서, 내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땐, 힘을 쭉 빼고 회피 모드를 통해 천천히 에너지를 수복할 수 있어야 한다. 사려야 할 때 사릴 줄 아는 것이야말로 생존의 최우선 요인인 것이다.

 

 

 

 

 

 

인생이란,

모든 전투에서 승리해야 하는 게임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정말 중요한 싸움까지 무너지지 않고 버텨내야 하는 게임에 더 가깝죠.

 

군사 전략에서도 

무리한 교전보다 전략적 후퇴가 더 높은 생존율로 이끌 듯,

우리의 삶 역시 에너지가 바닥난 상태에서는

직접 돌파보다 회피가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어요.

 

결국, 끝까지 살아남는 사람은 

매번 진취적이고 용감한 사람이 아니라,

 

언제 싸우고 언제 사려야 하는지를 아는 "전략적 회피형"일 지도 모릅니다.

 

 

 

 

 

 

 

※ 무명자 블로그 : https://blog.naver.com/ahs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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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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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BK #3 | 작성시간 26.05.16 강한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거 라는 말이 떠올랐어요
  • 작성자고양이목에쥐달기 | 작성시간 26.05.16 수신제가치국평천하에서 자신을 갈고 닦는 힘든 수련만을 떠올리기 쉬운데, 스스로를 충분히 사랑하고 귀하게 여기는 게 수신의 시작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 작성자신조협 | 작성시간 26.05.17 new 그래서 나이들수록 가족이 아닌 사람들과의 관계가 줄어들수 밖에 없는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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