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진정성 있고 진심 어린 태도는 매우 바람직한 마음가짐입니다.
하지만 인생은 실전이죠.
현실적으로 보자면,
매사에 진지하고 진심을 다하는 건 애당초 불가능한 미션에 가깝습니다.
왜냐?
우리에겐 그만큼의 에너지, 즉, 정신력이 없으니까요.
번아웃 문제로 센터에 찾아오시는 분들도
매사에 진심을 다하려다
결국엔 한계 이상의 에너지를 끌어쓰면서 문제가 생긴 경우가 태반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바람직하다고 여겨지는 삶의 태도가 인간을 한계 끝까지 몰아붙이고 있는 셈
회피력(力)
인생은 나라는 캐릭터가 등장하는 롤플레잉게임(RPG)과도 같다.
인생도 마찬가지에요.
살다 보면,
내 체력과 정신력을 갉아먹는 빌런들을 만나게 되고,
수많은 사건 사고들을 겪으며 자연스레 에너지가 고갈되어 갑니다.
저는 아이러니하게도
착한 사람들이 올바르게 살아가려다 마음이 꺾이게 되는 장면들을 수없이 목격해 왔습니다.
매순간 모든 이들에게 진심을 다하는 과정에서 결국 에너지가 바닥나
더이상 인생이라는 게임을 진행할 수 없는 상태까지 이르게 된 거죠.
비유하자면, RPG를 하면서 눈 앞의 모든 몬스터들을 전부 상대하다가 게임 오버 되는 것과 비슷하달까?
회피력의 개념적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에너지가 부족한 상태에서,
에너지가 충분해질 때까지 최대한 위협 요인들을 회피하며 다닐 수 있는 역량
이게 가능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조건들이 있습니다.
① 우선 순위의 최적화
→ 내 정신건강을 남(가족 포함)보다 항상 우선해야 함
→ 남의 부탁을 다 들어주는 사람일수록 가장 먼저 무너진다.
② 메타 인지의 활성화
→ 내 에너지가 부족한 상태라는 걸 제대로 인지하고 조치할 수 있어야 함
→ 인간은 생각보다 자기 방전 상태를 잘 인식하지 못한다.
③ 위협 인지의 활성화
→ 무엇을 상대하고 무엇을 피해가야 할 지 회피 대상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어야 함
→ 모든 싸움이 맞서 싸울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다.
여유가 있을 땐 진지하고 진정성 있는 태도로 임하지만,
여유가 없어지면 스스로 경계 태세를 발동하며 최대한 몸을 사리는 것.
인생이라는 약육강식의 전쟁터에서,
이것만큼 효율적으로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생존 기술이 또 있을까?
인생이란,
모든 전투에서 승리해야 하는 게임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정말 중요한 싸움까지 무너지지 않고 버텨내야 하는 게임에 더 가깝죠.
군사 전략에서도
무리한 교전보다 전략적 후퇴가 더 높은 생존율로 이끌 듯,
우리의 삶 역시 에너지가 바닥난 상태에서는
직접 돌파보다 회피가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어요.
결국, 끝까지 살아남는 사람은
매번 진취적이고 용감한 사람이 아니라,
언제 싸우고 언제 사려야 하는지를 아는 "전략적 회피형"일 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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