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간호사
응급실 의사
요양보호사
은행원
대학원생
민원 업무
콜센터 업무
등등
이 직업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감정 노동이나 강도 높은 업무 스트레스 등을 떠올릴 겁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죠.
하지만 심리학의 관점에서 보면,
이들에게는 또 하나의 숨겨진 공통점이 존재합니다.
바로, 하루에도 수십 번씩 하던 일을 중단해야 한다는 겁니다.
전환 스트레스
하던 일이 타의로 끊기고,
강제로 다른 일로 전환해야만 하는 상황
이런 상황에서는 뇌에 급작스런 인지적 부담이 가해지면서,
에너지 소모량과 스트레스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인지심리학에서는 이를 전환 비용(Task Switching Cost)이라고 불러요.
하던 일을 강제로 전환당할 때마다 우리 뇌에서 더 많은 비용을 소모하는 거죠.
갑자기 에너지를 쥐어짜야하니, 뇌 입장에서는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하던 일이 끊기면 우리는 불쾌감을 느끼게 돼요.
엄마가 주방에서 밥 먹어!!라고 아무리 소리쳐도,
자식들이 바로바로 나오지 않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던 일을 끊고 밥 먹으로 가야 한단 것에서 일단 부대낌을 느끼는 겁니다.
무의식적으로 전환 비용을 아끼기 위해,
최대한 지금 하던 일을 끝내고 나가고 싶은 거예요.
이 정도로 우리의 뇌는 하던 일을 멈추고 강제로 다른 일을 해야 할 때 심한 압박을 받습니다.
정신적으로 힘든 직업들의 숨겨진 공통점은
언제든 내 일이 타인 때문에 끊기고 다른 일로 전환당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대표적으로, 서비스직이나 민원 업무 같은 것들이죠.
우리는 보통 이런 업무들이 감정 노동 때문에 힘들 거라 생각하지만,
감정 노동만큼이나 우리의 진을 빼 놓는 것이 바로 전환 비용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어떡해야 전환 비용을 줄일 수 있을까?
현실적으로 보자면, 이들이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습니다.
공무원들이 업무하다가 민원 전화가 걸려오면 그걸 무시할 수는 없잖아요?
대학원생들이 논문 쓰다가 지도 교수한테 전화가 오면 안 받을 수 있나요?
문제는 전환 비용의 상당수가 개인의 의지나 역량과는 무관하게 발생한다는 점이에요.
결국 이 문제는 구성원들이 아니라 조직이 해결해야 합니다.
가령, 개인 업무 시간엔 민원 전화를 다른 사람이 받게 한다든가,
지도 교수들도 정해진 시간에는 대학원생들에게 전화하지 않는다든가,
아예 전환할 거리가 없도록 한시간 이상의 긴 휴식 시간을 보장하든가.
조직이 해결하지 않고 계속 개인에게만 이 문제를 떠넘긴다면,
전환 비용이 큰 직업들은 점점 더 기피 직종으로 변해갈 겁니다.
이들을 위한 지원은,
단순히 처우를 개선하는 것만이 아니라,
직원들이 한가지 일에 충분히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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