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취적 관계는 흔히 강제적으로 이루어지는 거라 생각하기 쉽지만,
피해자들이 자발적으로 관계를 지속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그 이유는 심리 조종의 전형적인 수법이 인간 본성의 맹점을 파고 들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본능적으로 행동한다는 건,
자신의 감정대로 행동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내 감정대로, 내 마음대로 행동했기 때문에,
피해자들은 이것이 누군가의 올가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거의 하지 못해요.
난 내 감정을 좇아 행동했던 것뿐인데,
어느새 누군가의 꿀단지 신세가 되어버리는 것
이 아리송한 시스템을 정확히 이해해야지만,
심리 조종자들의 수법에 당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줬다 뺏기
그렇다면 생각해 봅시다.
이처럼 특수한 상황이 왜 벌어진 걸까?
다음과 같은 경우의 수를 따져봅시다.
"왜 나에게 잘해주는 걸까?"
① 내가 그럴만한 (모두에게 사랑받을만한) 사람이니까
◆ 이 명제가 참이려면,
이제껏 나에게 이런 일들이 많이 있어왔고,
관계의 결과도 대부분 좋았어야 한다.
ex) 사람들은 대부분 나에게 호의적이고, 나에게는 좋은 친구들이 많다.
→ 매우 희소한 경우
◆ 이 명제가 참이 아니라면,
다음을 의심해 봐야 한다.
② 나는 그럴만한 사람이 아니니, 뭔가 목적이 있을 것이다.
무슨 목적?
바로 나의 환심을 사기 위한 목적입니다.
무엇이 날 기분 좋게 만들 수 있다면,
그것이 날 기분 나쁘게 할 수도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도 모르는 새 그것에 집착하고 휘둘리고야 만다.
내가 누군가에게 중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면,
첫 스텝은 단순합니다.
그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들어 주면 돼요.
만날 때마다 항상 기분 좋아지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 뇌는 그 사람과의 관계를 최고 우선순위로 올려 놓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당연히 나도 이 관계를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겠죠.
문제는 여기서부터입니다.
심리 조종자들은 내가 충분히 중요한 사람이 되었다 싶을 때,
줬던 관심을 거둬들이면서 상대방의 마음에 상처를 주기 시작합니다.
왜?
그래야지만,
상대방이 빼앗긴 관심을 되찾기 위해 나와의 관계에 더욱더 몰입하기 때문입니다.
일종의 "줬다 뺏기 수법"인 셈
물론, 내가 너무 좋아서 나에게 잘해주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까워지고 나서 상대방에게 급격한 태세 전환의 시도가 있다면,
그것은 상대방이 심리 조종자라는 신호일 수도 있습니다.
의도적으로 내 환심을 산 후에 자신의 마음대로 쥐락펴락하려는 심산인 거죠.
※ 물론 모든 심리 조종자들이 이걸 의식적으로 실행하진 않는다.
자신도 정확한 기제는 알지 못한 채 무의식적으로 남들을 이용하는 심리 조종자들도 많다.
또한, 이 기제를 활용하는 사람들이 전부 다 못된 인간인 건 아니다.
밀당의 법칙을 활용하여 좋아하는 사람의 환심을 사려는 보통 사람들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항상 인간의 본성을 악용하여 자신의 잇속을 채우려는 이기적인 사람들 때문에 발생하는 법이다.
어쩌면 이 역시도 우리가 감정의 노예라서 벌어지는 현상일 지도 모릅니다.
누군가 나에게 잘해줬을 때 느껴지는 즐거움과 만족감,
이걸 놓치기 싫어서 심리 조종자들이 만든 늪에 자진해서 걸어 들어가게 되는 것이니까요.
결국, 중요한 건,
내 감정을 좌지우지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
그걸 알아채고 그 사람으로부터 심리적 거리감을 확보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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