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수록 인간관계가 좁아지는 게 당연한 이유

작성자무명자|작성시간26.06.20|조회수3,072 목록 댓글 1

 

 

 

 

 

 

 

 

 

 

누구나 단골 미용실이 있을 겁니다.

 

재밌는 점은,

사실 지금 다니는 미용실이 완벽하게 마음에 드는 건 아닌데,

그렇다고 또 다른 곳으로 옮기자니 번거롭고 귀찮은 마음이 들 수 있다는 거죠.

 

집이랑 가까운 새로운 미용실을 찾아야 하고,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을 다시 설명해야 하고,

원장님이 내 헤어 특성을 파악하기까지 또 시간이 걸릴 테니까요.

 

결국 우리는,

현재의 미용실이 최고라서가 아니라,

새로운 미용실로 옮기는 게 훨씬 더 번거롭기 때문에 그냥 다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간관계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관계의 비용

 

 

 

 

 

 

사람들은 흔히 인간관계를 감정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좋으면 만났다가, 싫어지면 멀리하고.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현실의 인간관계는 생각보다 훨씬 더 계산적인 측면이 있다. 인간은 무의식적으로 "관계의 비용"을 계산하며 살아가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계 비용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바로, 관계 구축 비용과 관계 이탈 비용이다.

 

 

 

 

 

 

 

관계 구축 비용이란,

새로운 사람과 관계를 형성하는 데 드는 비용을 의미합니다.

 

상대방의 성격을 파악하고,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가고,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등등

서로의 니즈와 경계를 맞춰가는 과정 말이죠.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 건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싫다"

기보다는,

"새로운 관계를 세팅하는 게 귀찮다"

에 가까운 감정을 느끼곤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만약, 누군가를 새로 알아감에 있어서,

즐거움보다 번거로움이 더 크다면, 

굳이 인간관계를 확장할 필요는 없을 겁니다.

 

특히나, 여러가지 현실적인 문제들(일, 양육, 부모 봉양, 건강 문제 등)로 인해

만성적인 에너지 저하에 시달리는 30대 이상의 경우,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이 더이상 비용을 넘어설 정도의 효용을 주지 못합니다.

 

따라서, 인간관계가 더이상 확장되지 못하고 유지되거나 오히려 축소되는 패턴을 보이죠.

 

 

 

 

 

 

재밌는 건, 구축 비용이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가령, 철두철미하고 깐깐한 사람들은 비즈니스 파트너를 고를 때도 굉장히 신중하다. 고려해야 할 점들이 많으니 당연히 구축 비용도 증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의외인 건, 이처럼 예민한 사람들이 한 번 사람을 선택하면 좀처럼 파트너를 바꾸지 않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이미 자신이 엄청난 구축 비용을 지불하며 선택한 사람이기 때문에, 그들에게 얼마간 흠결이 있더라도, 새로운 사람을 찾는 수고보다는 그들과 함께 일하는 편이 더 낫다고 여기는 것이다. 즉, 예민한 사람들에게 간택당하면, 본인이 먼저 떠나지 않는 한, 그 관계는 꽤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반대로,

이미 형성된 관계를 정리하는 데에도 비용이 발생합니다.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구,

벌써 몇년을 함께한 연인,

매일 마주치는 직장 동료와의 관계를 생각해 봅시다.

 

설령 그 관계가 지금 매우 안좋을지라도,

막상 끊어내려고 하면 여러 감정들이 따라올 겁니다.

 

죄책감, 상실감, 불안감, 새로운 관계에 대한 부담감 등등.

 

이것이 바로 관계 이탈 비용입니다.

 

때로는, 이 관계의 효용이 거의 없음에도,

 

단지 이탈 비용이 너무 크다는 이유만으로,

이미 죽은 관계를 억지로 이어 나가는 경우도 상당히 많아요.

 

이렇게 생명력이 다한 관계를 억지로 붙들고 사는 삶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나 다름 없는 비효율의 극치라고 볼 수 있죠.

 

결국, 이탈 비용 때문에 큰 곤욕을 치룬 사람일수록,

이러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나이를 먹을 수록 점점 더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기가 꺼려지는 것입니다.

 

 

 

 

 

 

이탈 비용은 "거절을 잘 못하는 사람들"에게 유독 많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가령, PT나 요가, 필라테스처럼 한 강사와 오래 관계를 형성하는 경우, 그만 다니겠다라고 한마디 하는 게 너무 어려워 울며 겨자먹기로 운동을 계속 하는 사람들도 의외로 많다. 거절도 결국엔 스킬이기 때문에 연습과 훈련으로 개선할 수 있다. 거절만 잘해도, 관계 이탈 비용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일상 생활에서 쓰는 에너지를 많이 세이브할 수 있다.

 

 

 

 

 

 

어쩌면 나이가 들수록 소중해지는 사람은

가장 좋은 사람이 아니라 가장 편한 사람인지도 모릅니다.

 

내가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어떤 농담에 웃는지,

어떤 순간에 상처받는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아서 맞춰주는 사람.

 

그 사람들은 오랜 시간에 걸쳐 서로의 관계 구축 비용을 함께 지불한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사람을 찾기보다,

이미 내 삶 속에서 검증된 사람들을 곁에 남기는 쪽을 선택하게 돼요.

 

젊은 시절의 인간관계가 확장의 과정이었다면,

나이가 든 후의 인간관계는 "최적화 과정"에 가깝달까?

 

결국, 나이를 먹어서도 내 곁에 남는 사람들은

별다른 노력 없이도 함께라는 게 가장 자연스러운 사람들일 겁니다.

 

 

 

 

 

 

아무리 나이스하고 매력적인 사람일지라도, 내가 들여야 할 비용이 많다면 그런 관계는 절대로 오래 유지될 수 없다. 같이 있을 때 서로 아무 것도 안해도 이상하리만치 마음이 편안한 친구가 있는가? 최고의 친구는 가장 좋은 친구가 아니라 함께 있을 때 가장 편한 친구이다.

 

 

 

 

 

 

※ 무명자 블로그 : https://blog.naver.com/ahs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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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덩커데이비스 | 작성시간 26.06.22 new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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