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생각이 있다면,
어떤 배우자를 만나야 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물론 사랑만 보고 결혼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결혼은 연애의 연장선상이라기보다는
함께 가정이라는 대사를 꾸려나가는 운명공동체의 개념이기 때문에,
마냥 연애 때처럼 사랑에만 올인할 수는 없겠죠.
그래서 사람들은 잠재적 결혼 상대를 선택할 때 여러가지 조건들을 고려하게 됩니다.
외모, 성격, 직업, 재력, 학력, 집안 등등
위와 같은 조건들은 결혼할 때,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이 중요시 여기는 가치 판단 기준이라고 볼 수 있어요.
그렇다면,
이 기준에 따라 잠재적 배우자를 고르는 것이 내 최고의 결혼을 보장해 줄 수 있을까?
타인에게는 평범한 물건이지만,
나에게는 보물인 물건이 있는 것처럼
제 석사 학위 논문 주제는 윈윈 협상(Integrative Negotiation)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은 흔히 협상에 임할 때,
서로가 같은 것을 노리고 있다고 가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똑같은 목표물을 두고 싸워야 하기 때문에
시작부터 제로섬 게임을 가정한 채 투지를 불태우는 거죠.
하지만 수많은 협상 연구들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협상 당사자들에게는 선호도의 차이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각자 선호하는 가치가 다를 수 있다는 거예요.
가령, 우선순위의 디테일이 다를 수 있겠죠.
나와 상대방 모두 우선순위 1위는 같더라도,
2위부터 10위까지 다 다르다면 어떨까요?
자, 이 상황을 그대로 결혼 시장으로 가져와 봅시다.
배우자의 조건을 편의상 두 가지로 나누어 보겠습니다.
첫 번째는 보편 특성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배우자에게 원하는 특성이죠.
외모, 경제력, 직업, 사회적 지위, 성격, 성품 등등.
당연히 이런 특성이 뛰어난 사람은 인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래서 문제가 생겨요.
보편적으로 좋은 조건을 가진 사람일수록 경쟁자 또한 많기 때문입니다.
외모도 뛰어나고, 돈도 많고, 직업도 좋고, 성품까지 훌륭한 사람을 나만 좋아할 리는 없겠죠.
반면, 두 번째는 개인 특성입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수 있지만
나에게는 유난히 중요한 특성이죠.
예를 들어,
누군가에게는 종교적 신념이 중요할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청결함이 중요할 수 있습니다.
배울 점이 많은 박학다식한 사람이 좋을 수도 있고,
감정적으로 동요하지 않는 침착함이 중요할 수도 있어요.
식습관이나 식생활 취향, 돈 쓰는 방식, 내 취미 생활을 존중해주는 것, 혼자만의 시간을 보장해주는 것 등등
사람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특성에는 개인차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사람들이 배우자를 고를 때 실패하는 이유 중 하나는
자신의 효용함수와 시장의 효용함수를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경제학에서는 어떤 선택으로부터 사람이 얻는 만족을 효용(Utility)이라고 표현합니다.
사람마다 무엇에서 만족을 느끼는지는 제각각 다를 수 있겠죠.
그런데 배우자를 고를 때 유독 우리는
자신의 효용함수와 시장의 효용함수를 구분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외모를 중요하게 생각하면 나도 외모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직업을 가진 배우자가 부러움의 대상이 되면 나 역시 그것을 원하게 돼요.
연봉, 학벌, 집안, 키, 직업 같은 조건들이 계속 비교되다 보면,
어느 순간
'남들이 원하는 사람'과
'내가 원하는 사람'의 경계가 흐려집니다.
하지만, 결혼은 결국 내가 하는 겁니다.
내가 그 사람과
매일 아침을 맞고, 같은 집을 쓰고, 돈을 함께 관리하고,
힘든 일이 생겼을 때 서로를 견뎌내며 살아가는 일이에요.
그래서 시장에서는 별로 중요하게 평가하지 않는 작은 특성이
정작 나의 결혼생활에서는 엄청난 효용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특성이
내 실제 결혼생활의 만족도에는 생각보다 별 영향을 주지 않을 수도 있어요.
내 평범한 일상을 함께 보내기에 가장 적합한 사람을 찾는 일
결국, 이 모든 건 내가 나 자신을 얼마나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 무명자 블로그 : https://blog.naver.com/ahs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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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모르는사람 작성시간 26.08.18 데이트나 해볼 수 있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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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고양이목에쥐달기 작성시간 26.08.19 사랑이라는 감정에서 비롯되어 결혼이라는 현실 업무에 귀결되는 게 비극의 씨앗인 것 같아요. 이 업무는 마냥 황홀하게만은 할 수 없는 일인데, 사랑의 과정에 황홀함을 거세하면 이럴 거면 결혼 왜 해? 하게 되니.. 그래서 정략 결혼에 대한 클리셰가 그리도 많은 거겠죠. 정략 결혼을 버리고 사랑의 도주를 택한 그 많은 주인공들도 결국 행복을 그리 자주는 느끼지 않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