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최고의 결혼을 할 수 있을까?

작성자무명자|작성시간26.08.18|조회수609 목록 댓글 2

 

 

 

 

 

 

 

 

 

 

결혼 생각이 있다면,

어떤 배우자를 만나야 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물론 사랑만 보고 결혼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결혼은 연애의 연장선상이라기보다는

함께 가정이라는 대사를 꾸려나가는 운명공동체의 개념이기 때문에,

 

마냥 연애 때처럼 사랑에만 올인할 수는 없겠죠.

 

그래서 사람들은 잠재적 결혼 상대를 선택할 때 여러가지 조건들을 고려하게 됩니다.

 

외모, 성격, 직업, 재력, 학력, 집안 등등

 

위와 같은 조건들은 결혼할 때,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이 중요시 여기는 가치 판단 기준이라고 볼 수 있어요.

 

그렇다면,

이 기준에 따라 잠재적 배우자를 고르는 것이 내 최고의 결혼을 보장해 줄 수 있을까?  

 

 

 

 

 

 

 

 

타인에게는 평범한 물건이지만,

나에게는 보물인 물건이 있는 것처럼

 

 

 

 

 

 

사람들은 배우자를 고를 때 가능하면 좋은 조건을 가진 사람을 만나려고 한다. 외모가 뛰어나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으며, 직업이 안정적이고, 성격까지 좋은 사람. 당연한 이야기일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나에게 좋은 배우자와 남들이 보기에 좋은 배우자가 반드시 같지는 않다는 것이다. 이 둘을 구분하지 못하면 우리는 배우자를 고르면서 상당히 비효율적인 경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다.

 

 

 

 

 

 

제 석사 학위 논문 주제는 윈윈 협상(Integrative Negotiation)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은 흔히 협상에 임할 때,

서로가 같은 것을 노리고 있다고 가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똑같은 목표물을 두고 싸워야 하기 때문에

시작부터 제로섬 게임을 가정한 채 투지를 불태우는 거죠.

 

하지만 수많은 협상 연구들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협상 당사자들에게는 선호도의 차이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각자 선호하는 가치가 다를 수 있다는 거예요.

 

가령, 우선순위의 디테일이 다를 수 있겠죠.

 

나와 상대방 모두 우선순위 1위는 같더라도,

2위부터 10위까지 다 다르다면 어떨까요?

 

 

 

 

 

 

협상에서 서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쟁점의 우선순위가 다를 때, 나에게 덜 중요한 것을 양보하고, 나에게 더 중요한 것을 얻는 교환 전략을 로그롤링(Logrolling)이라고 한다. 가령, 철수는 돼지(보편적 우선순위)뿐만이 아니라 닭, 오리, 거위(철수의 개인적 우선순위)의 확보도 상당히 중요하기에, 영철이에게 돼지를 꽤 많이 양보하고 대신 닭, 오리, 거위에 집중할 수도 있다. 게다가 영철이가 칠면조(영철이의 개인적 우선순위)를 매우 중요시여긴다는 걸 알게 되면, 칠면조를 몰아주고 대신 소를 몰아받는 거래도 가능해진다. 이 모든 건 협상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이 자신의 속마음을 터놓고 적극적으로 윈윈 협상을 추구할 때만 가능해진다. 그래서 성공적인 협상을 위해서는 정보의 원활한 교류가 핵심이다.

 

 

 

 

 

 

자, 이 상황을 그대로 결혼 시장으로 가져와 봅시다.

 

배우자의 조건을 편의상 두 가지로 나누어 보겠습니다.

 

첫 번째는 보편 특성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배우자에게 원하는 특성이죠.

 

외모, 경제력, 직업, 사회적 지위, 성격, 성품 등등.

 

당연히 이런 특성이 뛰어난 사람은 인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래서 문제가 생겨요.

 

보편적으로 좋은 조건을 가진 사람일수록 경쟁자 또한 많기 때문입니다.

 

외모도 뛰어나고, 돈도 많고, 직업도 좋고, 성품까지 훌륭한 사람을 나만 좋아할 리는 없겠죠.

 

 

 

 

 

 

결혼정보회사의 등급표는 <보편 특성>을 기준으로 점수를 매긴다.

 

 

 

 

 

 

반면, 두 번째는 개인 특성입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수 있지만
나에게는 유난히 중요한 특성이죠.

 

예를 들어,

 

누군가에게는 종교적 신념이 중요할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청결함이 중요할 수 있습니다.

배울 점이 많은 박학다식한 사람이 좋을 수도 있고,
감정적으로 동요하지 않는 침착함이 중요할 수도 있어요.

 

식습관이나 식생활 취향, 돈 쓰는 방식, 내 취미 생활을 존중해주는 것, 혼자만의 시간을 보장해주는 것 등등

 

사람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특성에는 개인차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어떤 사람이 있다. 외모도 평범하고, 경제력도 평범하고, 직업도 평범하다. 결혼시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평가하는 보편 특성만 놓고 본다면 이 사람은 6점 정도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나는 잠재적 배우자에게서 차분하고 침착한 것, 청결한 것, 말을 이쁘게 하는 것, 혼자 있는 시간을 존중해주는 것 등을 굉장히 중요시 여긴다고 가정해 보자. 그리고 우연히 이 사람이 그 네 가지 특성에서 모두 10점 만점에 가깝다면 어떨까? 시장에서는 6점인 사람이 나에게는 충분히 9점짜리 사람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더 중요한 건, 다른 사람들이 이 특성에 나만큼 높은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다면 그 사람을 둘러싼 경쟁 강도 역시 상대적으로 약할 거라는 점이다. 협상에서 서로 다른 우선순위가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듯, 배우자 선택에서도 시장과 나의 우선순위 차이가 커다란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사람들이 배우자를 고를 때 실패하는 이유 중 하나는
자신의 효용함수와 시장의 효용함수를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경제학에서는 어떤 선택으로부터 사람이 얻는 만족을 효용(Utility)​이라고 표현합니다.

 

사람마다 무엇에서 만족을 느끼는지는 제각각 다를 수 있겠죠.

 

그런데 배우자를 고를 때 유독 우리는

 

자신의 효용함수와 시장의 효용함수를 구분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외모를 중요하게 생각하면 나도 외모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직업을 가진 배우자가 부러움의 대상이 되면 나 역시 그것을 원하게 돼요.

연봉, 학벌, 집안, 키, 직업 같은 조건들이 계속 비교되다 보면,

 

어느 순간

'남들이 원하는 사람'과
'내가 원하는 사람'의 경계가 흐려집니다.

 

하지만, 결혼은 결국 내가 하는 겁니다.

 

내가 그 사람과

매일 아침을 맞고, 같은 집을 쓰고, 돈을 함께 관리하고,
힘든 일이 생겼을 때 서로를 견뎌내며 살아가는 일이에요.

 

그래서 시장에서는 별로 중요하게 평가하지 않는 작은 특성이
정작 나의 결혼생활에서는 엄청난 효용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특성이
내 실제 결혼생활의 만족도에는 생각보다 별 영향을 주지 않을 수도 있어요.

 

내 평범한 일상을 함께 보내기에 가장 적합한 사람을 찾는 일

 

결국, 이 모든 건 내가 나 자신을 얼마나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결혼시장에서 좋은 사람을 찾으려면 우리는 수많은 사람과 경쟁해야 한다. 하지만 질문을 조금만 바꾸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누가 가장 좋은 사람인가?'(X) '누가 나에게 가장 좋은 사람인가?'(O) 보편 특성만으로 사람을 평가하면 결혼시장의 평가와 우리의 평가는 비슷해진다. 하지만 나에게 중요한 개인 특성이 명확해질수록 시장의 평가와 나의 평가는 달라질 수 있으며, 바로 그 차이 속에서 남들에게는 평범한 사람이 나에게는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 될 수도 있다. 어쩌면 잠재적 배우자를 보는 안목이란 좋은 사람을 알아보는 능력만을 의미하는 게 아닐지도 모른다. 남들이 좋다고 하는 조건과 내가 실제로 행복해지는 조건을 구분할 줄 아는 능력. 그것이야말로 배우자를 고르기 전에 가장 먼저 갖춰야 할 안목 아닐까?

 

 

 

 

 

 

※ 무명자 블로그 : https://blog.naver.com/ahs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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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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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모르는사람 | 작성시간 26.08.18 데이트나 해볼 수 있을런지
  • 작성자고양이목에쥐달기 | 작성시간 26.08.19 사랑이라는 감정에서 비롯되어 결혼이라는 현실 업무에 귀결되는 게 비극의 씨앗인 것 같아요. 이 업무는 마냥 황홀하게만은 할 수 없는 일인데, 사랑의 과정에 황홀함을 거세하면 이럴 거면 결혼 왜 해? 하게 되니.. 그래서 정략 결혼에 대한 클리셰가 그리도 많은 거겠죠. 정략 결혼을 버리고 사랑의 도주를 택한 그 많은 주인공들도 결국 행복을 그리 자주는 느끼지 않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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