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를 잘 맺어나가는 사람들에게는 여러가지 특징들이 있지만,
그 중 가장 간단하면서도 다른 사람들이 따라하기 힘든 특성이 바로
<너 중심의 왜> 관점을 잘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각자의 입장이 다른 상황에서
쟤는 도대체 "왜" 저러지?
무슨 생각일까? 도통 이해가 안 되네.
와 같이 <나 중심의 왜> 관점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나 중심의 왜 관점에서는 모든 기준이 내가 되니,
내 생각이나 상식과는 다른 상대방의 언행이 이해가 안 되는 건 당연지사겠죠.
그럼, 이해 안 되는 상대방의 언행 때문에 답답해하면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상대방에게 화나 짜증을 낸다던지, 평가나 지적, 공격적인 대응 등을 하면서 관계 갈등을 빚거나,
이런 식으로 정신적 고통을 느끼며 결국엔 그 화살이 자신에게 돌아오게 됩니다.
왜에 대한 해답은 내가 아니라 너에게 있다.
가령,
부부 간 갈등 상황에서는,
양자 모두 <나 중심의 왜> 관점에 몰입해 있습니다.
전적으로 내 기준에서 상대방이 이해가 안 되고 짜증이 나니까,
이 왜가 궁금증의 왜가 아니라, 절규와 고통의 왜가 되는 것이죠.
반면, 부부 상담을 가게 되면,
양자 모두 상담사라는 매개체를 통해,
상대방을 <너 중심의 왜>라는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게 돼요.
이제까지 내 기준으로 상대방을 재단하고 평가했던 프레임에서 벗어나,
전문가의 개입을 통해, 상대방의 시각에서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관점을 지니게 되는 거죠.
부부 상담이나 부모-자녀 간 상담의 효과가 다른 게 아닙니다.
"프레임만" 달라지는 거예요.
나 중심의 왜에서 너 중심의 왜로.
저항과 몰이해의 왜에서 궁금함과 이해의 왜로.
내 주변에 이런 사람이 있다고 상상해 볼까요?
서로 생각이 다를 때, 마음이 맞지 않을 때, 감정이 격해지려고 할 때,
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진심으로 궁금해하고 내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하는 사람.
내 이야기를 경청하고 나서 충조평판 없이 온전히 내 입장을 존중하고 수용하려 노력하는 사람.
(cf. 충조평판 : 충고, 조언, 평가, 판단)
살면서 이런 사람을 만나본 적이 거의 없기 때문에,
굉장히 성숙하고 다정하며 인격이 뛰어난 사람처럼 느껴질 겁니다.
또한, 인간관계에서 생길 수 있는 여러가지 문제나 갈등에 저항하거나 회피하려 하지 않고,
직면과 소통을 통해 상생을 위한 노력을 일궈 나가는 모습에서 단단한 성정을 엿볼 수도 있을 거예요.
이렇듯, <너 중심의 왜> 프레임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평판이 좋을 수밖에 없으며,
주변 사람들로 하여금 리스펙트하는 마음을 절로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실제 관계도 좋은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즉, 들이는 비용도 크지만, 얻을 수 있는 이득도 굉장히 큰 프레임이라고나 할까?
우리는 의외로 우리 주변 사람들에 대해 아는 것이 너무나도 적지만,
그러하다는 사실조차 평소에 잘 인지하지 못하며 사는 것 같습니다.
특히 가족처럼 끈끈한 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은
대부분이 상대방에 대한 무관심과 몰이해에서부터 출발하게 돼요.
상대방이 어떤 성격인지, 어떤 욕구를 지니고 있는지, 어떤 삶을 살고 싶어하는지
이런 세세한 부분들에 대해 딱히 알고 싶어하지도 않은 채,
그저 내 기준과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단 이유로 서로 대립각을 세우게 되는 것이죠.
이렇게 만성적인 갈등 상황에 놓인 가족들을 중재하다 보면 자주 목격하는 장면이
그들이 가족이지만 서로에 대해 놀라우리만치 아는 것이 적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서로 충격을 받는 모습이에요.
무언가 단단히 잘못됐다는 것을 느끼는 것이죠.
그리고 바로 그 부분부터 어긋난 지점을 고쳐 나가는 겁니다.
서로 소통의 범위를 넓혀 나가면서,
서로에 대해 더 알아나가고, 서로의 욕구를 더 존중해 주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
실제로, 내 욕구가 얼마나 충족되었는가와는 별개로,
서로가 서로를 위해 이만큼이나 소통하고 노력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관계 개선에 매우 긍정적인 효과가 있습니다.
즉, 서로가 <너 중심의 왜> 프레임으로 상대방을 케어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기만 해도
우리라는 관계성이 대폭 증진된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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