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피형 애착 유형의 관계 패턴

작성자무명자|작성시간25.06.18|조회수2,864 목록 댓글 0

 

 

 

 

 

 

 

 

 

 

 

애착 유형은 통상적으로 어린 시절 부모와의 관계로부터 영향을 받아 조형된다고 알려져 있는데,

크게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 안정 애착 : 건강한 자기 이미지, 자신을 애정 받아 마땅한 존재로 인식, 관계 형성에 있어서 오픈마인드
* 불안정 애착 : 애정에 대한 잦은 확인 및 갈구, 유기 불안, 내가 잘해야지만 애정을 받을 수 있는 존재로 인식
* 회피 애착 : 독립성 추구, 심리적 안전거리 유지, 심리적 거리감이 가까워질수록 위협으로 인식

 

당연히 예상 가능하다시피,

안정 애착자들은 관계를 안정적으로 잘 유지하는 편이며,

불안정 애착자들과 회피 애착자들은 관계를 맺을 때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되는데,

 

특히 강한 회피형들의 경우, 연애나 결혼 같은 헤비한 관계에서 일평생 일관적인 패턴을 보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바로, 심리적 거리두기이죠.

 

 

 

 

 

 

 

 

관계를 맺기 싫은 건 아냐,

하지만 가까워지는 건 싫어.

 

 

 

 

 

 

회피형 애착자들은 관계를 맺되, 상대방이 너무 다가오게 되면 그만큼 밀어내게 된다. 이렇게 되면 당연히 상대방은 회피형에 대해 이런저런 오해를 하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날 싫어하나? 내가 뭘 잘못했나? 감정이 없는 사람인가? 이중인격자인가? 등등. 하지만, 본질은 의외로 단순명료하다. 당신이 회피형의 심리적 안전거리 안 쪽으로 침범했기 때문에, 회피형이 위협을 느끼고 경계 명령을 발동한 것이다.

 

 

 

 

 

 

개인적인 견해로,

저는 이들의 성향에 라벨링을 한다면

회피형(avoidant)보다는 방어형(defensive) 쪽이 더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땐 이들이

자신이 직면해야 하는 문제들을 애써 회피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 본질은,

 

① 내 심리적 안전거리 밖의 일들은 어찌 되던지 상관없거나 
→ 심리적 안전거리를 침범하지만 않는다면, 그 어떠한 것도 문제 삼지 않음.
관계에서 일정 거리를 유지하는 사람들에게는 한없이 관대함.

② 내 심리적 안전거리 안으로 누가 들어오려고 하면 그만큼 멀어지면서 절대 거리를 주지 않거나
→ 심리적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관대함이 미니멈까지 감소.
관계에서의 후퇴는 회피라기보다는 심리적 안전거리의 회복이라는 방어기제에 가까움.

 

둘 중 하나의 경우로 수렴됩니다.

 

이를테면, 영역 방어에 극도로 신경쓰는 관계 유목민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내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다면 뭐든지 허용할 수 있지만,

내 영역을 침범한다면 그만큼 멀어지면서 거리를 두며,

더이상 물러날 수 없을 때까지 들어온다면 그때는 사생결단을 내는.

 

즉, 심리적 안전거리의 유지야말로 이들에게는 지상 최고의 명제인 셈.

 

 

 

 

 

 

<관점의 차이> 누군가에겐 심리적 거리를 좁혀가며 강하게 연결되는 것이 최고의 관계일 수 있고, 또 누군가에겐 심리적 거리를 벌린 채로 느슨한 사이를 유지하는 것이 최고의 관계일 수 있다. 이 둘이 만난다면, 전자가 취하는 관계를 위한 모든 노력들이 후자에겐 일일이 관계에 대한 위협처럼 느껴질 수 있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멀어지는 그대. 회피형의 상대방 입장에선 그야말로 분통 터지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회피형 애착자들의 내면이 이토록 심리적 거리 유지에 몰두하는 이유는

사람(주로 양육자)에게 기대할수록 상처만 입으니 차라리 기대하지 말고 거리를 두는 게 낫다

식의 신념이 유년 시절부터 무의식 깊이 뿌리내렸기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사회적 동물로서 사람을 안 만날 수는 없으니,

관계는 맺되, 사람들과의 심리적 거리를 어느 정도 떨어뜨려 놓는 식으로 인간관계를 운용하게 됩니다.

 

이런 방식이 라이트한 관계에서는 괜찮을 수 있지만

쌍방간 애착이 중요해지는 헤비한 관계,

가령, 연인이나 배우자, 자녀 등과의 관계에서는 충분히 문제의 소지가 있을 수 있겠죠.

 

나와 가까워지기를 원하고, 절실하게 나와 연결되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입장에선,

회피형의 이러한 심리적 거리두기가 마치 감정이 없는 냉혈한의 이기주의적 행보처럼 비춰질 수 있을 테니까요.

 

 

 

 

 

 

가령, 부부관계를 예로 들자면, 회피형들의 경우, 상호간에 심리적 거리가 잘 유지되기만 한다면 얼마든지 젠틀하게 잘 지낼 수 있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런 게 무슨 결혼 생활이야?' '절대 곁을 내주지 않는 사람과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관계에 이젠 지쳤어.' 라고 생각하는 상대방은 이러한 결혼 생활에 절대 젠틀할 수 없다. 누군가에겐 관계를 위한 일보 전진이 누군가에겐 관계를 해치는 일보 후퇴가 되는 사이의 말로는 누구나 예상할 수 있듯 비극적이다.

 

 

 

 

 

 

사실, 회피형의 상대방 입장에선

이럴 거면 왜 나랑 사귀었어? 왜 나랑 결혼했어?

라는 말이 안 나올 수 없는 상황일 겁니다.

 

그들에겐 심리적 거리를 좁히는 것이 곧 사랑인데,

이들에겐 심리적 거리를 좁힐수록 위협이니, 이러한 딜레마가 세상천지 어디 또 있겠습니까?

 

회피형과 안정형이 만나 결혼을 했다면,

서로의 성향에 대해 온전히 이해하고 이를 수용하며

상대방을 위해 내가 아무리 힘들더라도 서로에게 조금씩 맞춰가려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이게 가능한 커플이 사실상 별로 없습니다.

 

자기희생과 배려보다는 내 이익과 억울함이 우선시되는 게 곧 결혼 생활의 현실이니까요.

 

 

 

 

 

 

사실상, 회피형은 회피형끼리 만나는 게 가장 핏이 좋으며,

가장 최악의 핏은 회피형과 불안정형과의 만남입니다.

 

※ 회피형과 안정형과의 만남조차 힘든데, 회피형과 불안정형과의 만남은 어떠하겠는가?

거리를 벌리려는 회피형과 유기불안으로 인해 어떻게든 꼭 붙어있으려는 불안정형과의 조합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최악의 남녀관계 유형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회피형들에게 가장 잘 맞는 라이프스타일은 당연히 싱글 생활이겠죠.

 

누구와도 심리적 거리를 좁히지 않은 채,

내가 원할 때만 랜덤의 사람들과 느슨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테니까요.

 

멀리서 볼 때는 누구나 당연하다는 듯 서로 다름을 인정할 수 있지만,

그게 내 일이 될 때는 쉽사리 서로 다름을 인정하기 힘든 게 곧 인간관계의 생리입니다.

 

그러니, 어차피 쌍방간에 힘들 바에야 평화롭게 혼자만의 일상을 지내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습니다.

 

 

 

 

 

 

 

※ 무명자 블로그 : https://blog.naver.com/ahs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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