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는 자극적인 장면을 마주하면 자연스럽게 이런 말을 합니다.
와 내 도파민!!!!
맛있어 보이는 먹방
재밌을 것 같은 쇼츠
강한 자극을 주는 컨텐츠들 앞에서
도파민은 마치 쾌락 그 자체인 것처럼 사용되고 있죠.
하지만 학술적으로 보자면,
도파민은 쾌락 호르몬으로 정의되지 않습니다.
도파민의 핵심 역할은 쾌락을 느끼게 만드는 것이 아니에요.
쾌락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만드는 것이 바로 도파민의 역할이죠.
유혹의 도파민
철수가 인형 뽑기를 하고 있습니다.
세 번의 시도만에 인형을 뽑았네요.
철수가 외칩니다.
아싸 내 도파민!!!!
하지만, 도파민은 이미 그 전에 지나가 버렸습니다. 언제?
철수가 인형 뽑기 가게를 발견하고 자기가 인형 뽑기 마스터라며 호언장담하면서 입장하는 순간.
도파민 보상 회로 : 이걸 하면 보상(쾌감)을 얻을 수 있어! - 기대감
오피오이드 쾌락 회로 : GOOD!!!!!!!!!! - 쾌감
신경과학자 켄트 베리지(Kent Berridge)와 동료들은
이 두 회로의 차이를 원함(Wanting)과 좋아함(Liking)으로 구분했습니다.
- Wanting : 끌림, 추구, 동기
- Liking : 실제로 느끼는 즐거움과 만족
여기서 도파민은 거의 전적으로 Wanting 부분을 담당합니다.
실제로 도파민 기능이 강화되면 사람들은 더 즐거워지는 게 아니라,
더 자주, 더 강하게 그 행동을 원하게 돼요.
(Berridge & Robinson, 1998; Berridge, 2007)
그래서 도파민은 기대에 더 민감합니다.
쇼츠 썸네일만 봐도 기대감이 생겨서 클릭했는데
막상 보고 나니 뭔가 부족한 것 같아
계속해서 스크롤을 내리며 한 시간동안 쇼츠만 보고 있다면,
이건 우리의 의지력 문제라기보다는,
도파민 보상 회로의 매우 정직한 작동 결과일 뿐입니다.
도파민이 우리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는 거죠.
"이 다음에 더 좋은 게 있을 지도 몰라. 기대되지 않아?"
도파민 ↑ → 오피오이드 ↑ → 도파민 ↓
도파민 ↑ → 오피오이드 ... → 도파민 ↑
아이들을 장난감 가게에 데리고 가면,
가장 활발하게 작동하는 시스템이 바로 도파민입니다.
도파민이 팡팡 터지면서 이것도 원하게 되고 저것도 원하게 되고,
도파민 보상 회로가 계속해서 아이들에게 기대감을 심어주는 거죠.
저걸 가지면, 굉장히 재밌을 거야! 저것도!! 저것도!!!
하지만, 부모님들이 그걸 다 사줬다고 해도,
정작 집에 와서 아이들이 가장 많이 가지고 노는 건 자신의 애착 아이템이에요.
이제까지 나에게 가장 많은 즐거움을 선사해 준 소중한 존재.
전혀 새로울 것도 없고, 전혀 자극적이지도 않지만,
그저 함께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의 애착템들은 오피오이드를 분출시키는 겁니다.
아무리 새로운 자극들 앞에서 도파민이 기승을 부려도,
결국 우리가 정착하는 곳은 나를 마음 편히 만들어주는 오피오이드의 애착인 셈.
※ 무명자 블로그 : https://blog.naver.com/ahsune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고양이목에쥐달기 작성시간 26.01.19 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작성자스파이크 작성시간 26.01.20 오피오이드 검색 하니
아편 유사제로만 나오는데,
심리학 용어가 따로 있는건가요?.. -
답댓글 작성자무명자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1.20 원래 엔도르핀 같은 내인성 오피오이드가 체내생성물질이고, 향정신성 마약류 물질들이 체내로 들어와 오피오이드 수용체를 변질시키게 됩니다. 그래서 내인성 오피오이드를 쓸모없게 만들어 버리는 거죠.
-
답댓글 작성자불타는 똥꾸 작성시간 26.01.21 무명자
그래서 약중독으로 이어지는거군요! -
답댓글 작성자무명자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1.21 불타는 똥꾸 그렇죠. 내 몸이 점점 더 자체적으로 즐거움을 만들어내지 못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