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파민에 대한 오해

작성자무명자|작성시간26.01.19|조회수463 목록 댓글 5

 

 

 

 

 

 

 

 

 

 

요즘 우리는 자극적인 장면을 마주하면 자연스럽게 이런 말을 합니다.

 

와 내 도파민!!!!

 

맛있어 보이는 먹방

재밌을 것 같은 쇼츠

강한 자극을 주는 컨텐츠들 앞에서

 

도파민은 마치 쾌락 그 자체인 것처럼 사용되고 있죠.

 

하지만 학술적으로 보자면,

도파민은 쾌락 호르몬으로 정의되지 않습니다.

 

도파민의 핵심 역할은 쾌락을 느끼게 만드는 것이 아니에요.

 

쾌락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만드는 것이 바로 도파민의 역할이죠.

 

 

 

 

 

 

 

유혹의 도파민

 

 

 

 

 

 

우리는 이와 같은 상황에서 도파민이 팡 터진다라는 표현을 즐겨 쓴다. 하지만 도파민은 의외로 쾌감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적은 물질이다.
도파민이 팡 터지는 상황은 바로 이럴 때이다. 곧 있으면 쾌감이 물밀 듯이 밀려올 것 같을 때. 즉, 도파민은 쾌감 그 자체가 아니라 쾌감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려주는 물질인 것이다.

 

 

 

 

 

 

철수가 인형 뽑기를 하고 있습니다.

세 번의 시도만에 인형을 뽑았네요.

철수가 외칩니다.

 

아싸 내 도파민!!!!

 

하지만, 도파민은 이미 그 전에 지나가 버렸습니다. 언제?

 

철수가 인형 뽑기 가게를 발견하고 자기가 인형 뽑기 마스터라며 호언장담하면서 입장하는 순간.

 

 

 

 

 

 

인형 뽑기에 성공했을 때 느끼는 쾌감, 이 때 관여하는 물질이 "오피오이드"이다. 이 경험을 기억해서, 다음번에 인형 뽑기 가게를 지나칠 때, 와 또 하고 싶다!라는 욕망을 부추기는 물질, 이것이 바로 "도파민"이다.

 

 

 

 

 

 

도파민 보상 회로 : 이걸 하면 보상(쾌감)을 얻을 수 있어! - 기대감
오피오이드 쾌락 회로 : GOOD!!!!!!!!!! - 쾌감

 

신경과학자 켄트 베리지(Kent Berridge)와 동료들은

이 두 회로의 차이를 원함(Wanting)좋아함(Liking)으로 구분했습니다.

 

 

  • Wanting : 끌림, 추구, 동기
  • Liking : 실제로 느끼는 즐거움과 만족

 

 

여기서 도파민은 거의 전적으로 Wanting 부분을 담당합니다.

 

실제로 도파민 기능이 강화되면 사람들은 더 즐거워지는 게 아니라,
더 자주, 더 강하게 그 행동을 원하게 돼요.
(Berridge & Robinson, 1998; Berridge, 2007)

 

그래서 도파민은 기대에 더 민감합니다.

 

쇼츠 썸네일만 봐도 기대감이 생겨서 클릭했는데

막상 보고 나니 뭔가 부족한 것 같아

계속해서 스크롤을 내리며 한 시간동안 쇼츠만 보고 있다면,

 

이건 우리의 의지력 문제라기보다는,

도파민 보상 회로의 매우 정직한 작동 결과일 뿐입니다.

 

도파민이 우리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는 거죠.

 

"이 다음에 더 좋은 게 있을 지도 몰라. 기대되지 않아?"

 

 

 

 

 

 

<쇼츠 중독> 도파민을 달래려면 충분한 오피오이드가 공급돼야 한다. 즉, 내가 충분히 만족했다면, 도파민 보상 회로가 잠잠해져 쇼츠를 원하는 강도가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쇼츠 스크롤을 아무 생각 없이 계속 내리는 이유는, 그 많은 쇼츠들이 충분할 정도로 만족스럽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억하자. 도파민 시스템을 셧다운시키는 것은 오피오이드라는 것을.

 

 

 

 

 

 

도파민 ↑ → 오피오이드 ↑ → 도파민 ↓
도파민 ↑ → 오피오이드 ... → 도파민 ↑

 

아이들을 장난감 가게에 데리고 가면,

가장 활발하게 작동하는 시스템이 바로 도파민입니다.

 

도파민이 팡팡 터지면서 이것도 원하게 되고 저것도 원하게 되고,

도파민 보상 회로가 계속해서 아이들에게 기대감을 심어주는 거죠.

 

저걸 가지면, 굉장히 재밌을 거야! 저것도!! 저것도!!!

 

하지만, 부모님들이 그걸 다 사줬다고 해도,

정작 집에 와서 아이들이 가장 많이 가지고 노는 건 자신의 애착 아이템이에요.

 

이제까지 나에게 가장 많은 즐거움을 선사해 준 소중한 존재.

 

전혀 새로울 것도 없고, 전혀 자극적이지도 않지만,

그저 함께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의 애착템들은 오피오이드를 분출시키는 겁니다.

 

아무리 새로운 자극들 앞에서 도파민이 기승을 부려도,

결국 우리가 정착하는 곳은 나를 마음 편히 만들어주는 오피오이드의 애착인 셈.

 

 

 

 

 

 

<라이너스의 담요> 정말 좋아하고 사랑하는 존재를 가진 사람들은 그만큼 도파민의 유혹으로부터 단단하다. 잠깐 도파민의 유혹에 흔들리더라도, 금방 내 곁의 오피오이드적 존재들에게 만족감을 느끼며 도파민 시스템을 닫아버리기 때문이다. 내가 요즘 너무 도파민 시스템에 중독되어 가는 것 같다면, 나는 무엇을 또 누구를 얼마나 좋아하고 사랑하고 있나라는 질문을 자문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기억하자. 도파민을 OFF시킬 수 있는 건 오피오이드이고, 오피오이드는 내가 진정 좋아하고 사랑하는 대상과 함께일 때 풍성해진다는 것을. 어쩌면 도파민은 나로 하여금 오피오이드적 존재를 만나게 하기 위해, 계속해서 날 자극시키고 움직이게 만드는 주선자 같은 물질이 아닐까?

 

 

 

 

 

 

※ 무명자 블로그 : https://blog.naver.com/ahs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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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고양이목에쥐달기 | 작성시간 26.01.19 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작성자스파이크 | 작성시간 26.01.20 오피오이드 검색 하니
    아편 유사제로만 나오는데,
    심리학 용어가 따로 있는건가요?..
  • 답댓글 작성자무명자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1.20 원래 엔도르핀 같은 내인성 오피오이드가 체내생성물질이고, 향정신성 마약류 물질들이 체내로 들어와 오피오이드 수용체를 변질시키게 됩니다. 그래서 내인성 오피오이드를 쓸모없게 만들어 버리는 거죠.
  • 답댓글 작성자불타는 똥꾸 | 작성시간 26.01.21 무명자 
    그래서 약중독으로 이어지는거군요!
  • 답댓글 작성자무명자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1.21 불타는 똥꾸 그렇죠. 내 몸이 점점 더 자체적으로 즐거움을 만들어내지 못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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