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어린이 25호(2009년 여름)
이번 호부터는 창작 지면을 넓힌다고 한다.
아쉬움이 더 크다.
'창비어린이스러움'이 희석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관심있는 꼭지가 많아 꼼꼼하게 읽었다.
1) 국내외 동향
영국과 프랑스에서 열린 아동문학학회에 대한 소식이 좋았다. 소식 전하기에 그치지 않고 학회에서 발표한 엑기스도 맛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일본도 '논픽션'과 관련있는 경향을 살펴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 아동문학계는 성과 위주의 행사 소식이어서 대충 훑어보면 되었다.
2) 아동문학의 새로운 주인공을 찾아서
창비어린이 창간 6주년 기념세미나 때 발표한 원고와 세미나 뒷부분에 있었던 질의응답을 정리했다.
다시 읽어서 그런지 훨씬 이해가 잘 되었고 공감이 간다.
질의응답 내용도 귀로 들어 스쳐 지나간 것을 다시 정리할 수 있으니 좋다.
원종찬, 김지은, 김현숙 등 발제자가 준비한 내용도 좋았지만 질의응답 시간이 좋았는데 사회를 맡은 최은경 선생님의 조근조근 정곡을 찌르는 말솜씨와 특정 발제자에게 편중되지 않고 고루 나누어진 질문이 좋았다.
발제자 모두 적절한 주제를 적당한 깊이로 준비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오랫만에 진지하면서도 편안한 분위기에서 참석했던 세미나를 다시 지면으로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3) 창작 - 동시
동시 중에서는 마음에 쏙 드는 작품을 찾을 수가 없었다.
아이가 보이지 않는다.
그저 단어의 나열일 뿐.
그나마 김용택의 '어머니'와 김은영의 '우유 도깨비'가 눈에 들어온다.
4) 창작 - 동화
단편 네 편 중 세 편이 판타지 형식의 생활동화이다.
의도가 훤히 보이는 판타지는 싫은데.....
김리리의 '만복이네 떡집'은 재미있게 읽었다.
아이의 특성과 문제 그것을 해결해나가기까지의 과정을 억지스럽지 않게 잘 그렸다.
슬그머니 다른 문제아(?)에게 바톤을 넘긴 것도 매우 자연스럽게 처리했다.
다른 작품들은?
노~ 코멘트!!!(오우~ 발음 죽인다!!!)
황선미의 장편 청소년 소설은?
일단 출발은 순조롭다. 회를 거듭할수록 더 나아지기를..... 바란다.
5) 그림책 글 어떻게 쓸까 4 - 허은미/가르치려 하지 말고 느끼게 하라
그림책이 이토록 공들여 만들어지는구나....
작가의 작품 활동의 단면과 작품관까지 엿볼 수 있어서 좋다.
마무리 부분에 있는 '두 점의 그림책 소개'는 의도는 알겠는데 생뚱맞다.
앞에서 독자와 조근조근 이야기를 나누었다면 이 부분은 혼자만 아는 얘기를 중얼거리고 있는 것 같다.
6) 동화를 쓰려는 분들께 1 - 위기철/집으로 가는 길
이런 마음으로 동화를 쓰는구나 싶어 기분이 좋고 조금은 안심이 된다.
소제목인 '집으로 가는 길'에 대한 설명도 아주 적절했으며 마음에 와 닿았다.
특히 '읽은 이를 배려하지 않는 글은 그저 암호일 뿐'(198쪽)이라는 말과
'어른들이 동화를 즐겨 읽는다고 해서 어른을 상대로 동화를 쓸 수는 없'(201쪽)다는 단호함이 맘에 들었다.
적어도 이 사람은 동화의 진정한 독자를 하찮게 여기거나 수단으로 이용하지는 않을 것 같다.
벌써부터 다음 이야기를 듣고싶다.
7) 어린이와 세상
김어준의 글 '학부모들에게 고함'과 자기계발문학에 대해 쓴 서동진의 글은 문학 뿐 아니라 부모와 아이의 관계에 대한 글이기도 하다. 정곡을 찔리니 아프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시원함이 더 크다. 만화에 대한 이명석과 한지수의 글도 좋았는데 만화에 대해서는 특집으로 따로 다루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다 읽었다.
25호를 다 읽고나니 24호를 찾아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26호에서 만날 수 있을 것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런데 내 '창비어린이 24호'는 어디로 갔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