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울고 있는냐
억수같이 쏟아지는
장마비
하나뿐인 우산
동생을 생각하니
망서려진다
빗속을 달렸다
숨이 차면 처마밑에서 잠깐 쉬었다
또달려서
드디어 학교에 도착했는데
복도는 쥐죽은듯 고요하다
키 작은 나 앞자리가 내 자리인데
뒷문을 조심스럽게 열고
들어섰다
모든 시선이 나에게 집중되는 걸 느끼며
기죽은 나 자리에 앉졌는데
비에 흠벅 젖은 검정교복 물이 뚝뚝 떨어진다
지각했으니 벌받을 각오로 마음은 조마조마
그런데 선생님은 커튼을 거두어서
나의 무릎을 덮어주셨다
교복 마출 돈 아끼려는 엄마는
광목에 검정물을 들여서 후레아 스커트
만드신 내 치마에서 하얀 옥양목 커튼에는 검정물이 번졌다
집으로 가져와 삶아빨아도 얼룩이 그대로였다
무안하고 기죽은 나
고마운 박정애 국어선생님 나의 담임 선생님 얼굴이 지금도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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