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9일 서울 서 600k 브레베 완주 후기

작성자카노푸스(류혁)|작성시간26.05.13|조회수171 목록 댓글 24

 1. 글머리에 

 

  유창 회원님께서 올리신 글처럼, 김형석(독고탁), 송광학 두 멤버와 함께 5/9~5/10 이틀간에 걸쳐 서울 서 600k 브레베를 완주했습니다.  체중증가, 연습부족, 실력부족을 몸으로 때우려다보니 정말 엄청난 고생을 했네요.  모진 고생 탓인지 오늘 오전까지도 100% 정신이 온전히 돌아온 것 같지는 않습니다. ^^;;

 

 이번에 600k 브레베를 완주함으로써, 독고탁 회원이 그처럼 염원하던 '슈퍼 란도너'라는 칭호를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실 올해처럼 무난한 코스로 200, 300, 400, 600 코스가 구성되기는 어려운지라 올해가 '슈퍼 란도너'가 되기 위한 최고의 적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완주시간은 보시는 바와 같이, 제한시간 40시간에 겨우 턱걸이를 한 39시간 27분입니다.  저는 송광학 선수, 독고탁 선수가 없었더라면 절대로 600k 완주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체력도 체력이지만, 그 야심한 시간에 '전설의 고향'에나 나올 듯 한 으슥한 산길을 저 혼자서 주행할 정도의 담력은 전혀 없으니.... 제가  '솔로 란도너'로서 장거리 브레베의 완주에 성공할 가능성은 0%라고 확신합니다. 

 

  어쨌거나 이번 완주 성공으로,  2023년 늦여름 처음 200k 브레베를 완주하여 란도너링에 입문한 이후, 3년만에 '슈퍼 란도너'가 되었습니다. 덕분에 이제는 1000km 이상의 '그랜드 란도너스' 코스에도 신청을 할 수 있는 자격도 함께 얻었습니다. 

 

2. 란도너링이 뭐지?

 

   2023년 여름 무렵 독고탁 선수가 저에게 '란도너스'에 함께 참가하자고 했을 때... 제가 왜 그런 걸 하냐면서 물었던 말이 이거였습니다.  독고탁 선수가 뭐라 했던 것 같지만, 충분하지는 않았는지라 이리저리 찾아보니.... '혼자 힘으로 200km 이상의 장거리를 자전거로 여행하는 비경쟁 방식의 자전거 대회'라는 식으로 설명이 되어있더군요. 

 

  '비경쟁 방식의 자전거 대회'라고 하지만, 순위를 매기지 않고 제한시간 내에 도착하면 모두 '완주 인증'을 해준다는 점에서... 이건 '대회'라기 보다는, '장거리 완주 인증' 내지는 '장거리 완주 검정' 비슷한 내용의 자전거 행사입니다. 

 

  원조는 1892년 6월,  '자전거로 장거리 여행에 도전한다'라는 정신으로 '로마 - 나폴리' 사이의 약 220km의 거리에서 자전거 완주 행사를 개최한 것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이때 이 용감함을 기리기 위해 이 행사에 라틴어로 대담함을 의미하는 Audax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이게 프랑스로 건너가서 약간 변형되면서 개최되기 시작한 것이, 오늘날 란도너링의 원형이 되었다고 하네요.

 

  시작은 이태리였지만, 이 행사가 정착된 곳이 프랑스인지라... 용어 대부분이 프랑스어로 되어 있습니다.  참고삼아 몇가지 용어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Randonneur - 여행자, 불어발음은 정말 해괴하고... 주로 영어발음으로 '란도너'라고 지칭

  brevet - 인정, 증표라는 의미의 불어,  각 거리의 완주에 성공하면 brevet d'Audax  대담함의 인정증표를 주었던 것에서 유래하는데... 그 때문에 각 거리의 란도너링 개별행사를 brevet라고 부름

  permanent - '퍼머넌트' 불어 발음으로는 빼흐마농(?), 특정한 날짜에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개최되는 brevet와 달리, 란도너스 협회에서 '발굴'하여, 란도너스 본부인 ACP(Audax Club Parisien)의 승인을 받은 각 거리의 코스를 참가자 개인이 편한 날짜에 정해진 규정에 따라 주행하고 인증을 받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란도너링.

  brevet populaire - 브레베 참가자의 저변확대를 위해 개최되는 200km 이하, 주로 100km코스의 짧은 브레베.

  Flèche - '화살'이라는 의미의 프랑스어,  동시에 여러 곳에서 3명 이상으로 구성된 '팀'이 출발하여 일정 시간 이내에 특정 장소에 모이도록 하는 '팀' 참가 행사 형태의 브레베.  화살처럼 여러 곳에서 한곳으로 모인다는 이유에서 플레쉬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하며.  우리나라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출발하여 '광주'로 모이도록 하는 형태로 진행.  코스는 각자 결정하지만, 규정에 따른 거리 이상으로 정해야하며 어떤 경우라도 제한 시간은 동일함.  제한시간 내에 3명 이상이 도착해야만 완주에 성공한 것으로 인정.

 

  뭐 이런 것들이 있다고 합니다.  이처럼 란도너링 행사가 체계화되고 오늘날과 같은 형태를 갖추게 된 곳이 프랑스이다보니, 철인3종의 '하와이 아이언맨'처럼, 브레베 행사 중 가장 상징적인 행사는 파리 - 브레스트 - 파리의 1220km 구간, 총 상승고도 11,000m로 이루어진 코스에서 매 4년마다 개최되는 PBP 행사라고 하네요. 

 

 

 

3. 그래서 완주는 어떻게 한 것인가요?

 

   '쉬운 란도너링은 없다'라는 말이 있다고 하는데, 이번도 역시 그랬습니다.  5/1 노동절에 충주~배방까지 구간을 사전에 '정찰'하기도 하고, 그 이전에 200, 300, 400을 완주했었는데도 결코 쉽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사실, 출발 이후 꽤 잘 달렸던데다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숙소를 잡아놓은 충주로 향하고 있어서 이러면 '치맥'도 하고 잘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갖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충주 숙소를 약 5km 정도 남겨놓은 상황에서 송광학 선수의 자전거 체인이 끊어지는 대참사가 발생해버렸습니다.  뭔가 철컹하는 소리가 나기에 체인이 이탈한 줄 알았는데, 송광학 선수로부터 '아이쿠, 체인이 끊어졌네요'라고 하는 말을 들으니, 눈 앞이 캄캄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잘 됐다. 고생 접고, 충주 숙소에서 푹 쉬고 내일 일어나서 버스 타고 집이나 가자'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군요. ^^;; 속으로는 실실 웃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독고탁 선수가 '체인컷터'가 있느냐고 물었지만, 독고탁 미캐닉을 믿고 예비 튜브 딱 한개만 챙겨온 제가 그런게 있을 리가 있겠습니까?  '없다'고 하니.. 참 심란해 하더군요.  하지만, 곧 정신을 가다듬고 각종 공구와 주변의 돌멩이...속칭 '짱돌' 이런 것들을 주워오더니... 기어코 이탈한 체인링 링크를 제자리에 연결하는데 성공을 하고야 말았습니다. 

 

  마음 한켠에서는 '아니...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에 한참을 한밤 중 충주 부근의 어두운 공도에서 독고탁 미캐닉을 칭송하는 의미로 우렁찬 함성과 함께 힘찬 물개 박수를 쳤던 것 같습니다.  ^^

체인 연결에 성공한 직후, 공구로 사용한 돌멩이들이 바퀴 옆에 보입니다. ^^

 

 야심한 시간, 충주 부근 시골길에서의 독고탁 미캐닉의 큰 활약 덕분에 3인조 ( 선두 송광학, 피호송대상 류혁, 1급 미캐닉 겸 호송자 도주 방지 후방 계호요원 독고탁) 란도너스 팀, 가칭 '알바 천국' 팀은 극적으로 600km 브레베의 완주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번 독고탁 미캐닉의 탁월한 능력에 경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네요. 

 

 이미 유창 선수의 글에 완주 보고가 되었는지라... 이상으로 간략한 완주기를 마무리하고, 참고 삼아 사진 몇장을 첨부합니다. 

 

충주에서 1박 후, cp3 마을회관으로 향하던 중에 만난 물안개가 낀 시골길 풍경
완주 후, 맛있는 떡볶이를 정신 없이 사료처럼 먹고 있는 모습

 

  이상으로 허접한  서울 서 600k 브레베 참가 후기를 마칩니다.  어쨌든, 완주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 송광학, 독고탁, 두 멤버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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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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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카노푸스(류혁)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5.14 그러게요. 저도 그 외딴 곳에서 그런 도구들로 체인을 연결해낼 줄 몰랐습니다. 대단하더라구요. ^^
  • 작성자오도선 | 작성시간 26.05.15 아름다운 여행후기 잘 보았습니다.
    호기심하나 늘어갈때마다 더 행복해져갈것같아요~~ 언젠가 해볼수도 있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ㅎㅎ
  • 답댓글 작성자카노푸스(류혁)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5.18 거리가 길어지니 쉽지는 않더라구요. 그래도 장거리 여행삼아 해보기에는 꽤 좋은 행사 같습니다.
  • 작성자일구(정진해) | 작성시간 26.05.18 형님은 숨은 강적입니다
    늦었지만 무사완주 축하드립니다
    홍대쪽 한번 가야겠네요~
  • 답댓글 작성자카노푸스(류혁)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5.18 고맙습니다. ^^ 언제든 놀러오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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