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의 질서를 담은 공간, 종묘를 다시 읽다 - 디지털인문학으로 읽는 600년의 기록 공간
박수정 연구원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도서관 한국학정보화실
5월 초, 종묘에서는 2026년 종묘대제가 봉행되었다. 영녕전 제향을 시작으로 광화문에서 종묘까지 어가행렬이 이어지고 정전 제향으로 하루가 마무리되는 동안, 종묘는 여전히 살아 있는 국가의례의 공간임을 다시 한번 보여 주었다. 장엄한 현장이 지나간 뒤, 질문은 기록의 세계로 옮겨 간다. 이 의례는 어떤 절차와 소리, 몸짓으로 구성되었고, 그 질서는 어떤 문서와 그림, 영상 속에 남아 있을까? 종묘대제의 절차와 종묘제례악의 음악은 서로 분리될 수 없는 의례의 요소이다. 오늘날 이 의례의 질서와 울림은 봉행 의례뿐 아니라 공연과 영상 자료를 통해서도 경험할 수 있다. 한국학자료통합플랫폼(kdp.aks.ac.kr)은 그 질문을 따라 종묘를 다시 읽어볼 수 있는 출발점이다.
종묘친제규제도설 중 오향친제반차도
사진 출처: 국립고궁박물관
멀티미디어 자료는 종묘를 ‘지식’이 아니라 ‘감각’으로 되돌려 놓는다. 과거의 종묘대제·종묘제례악 관련 영상은 텍스트만으로는 전달되기 어려운 소리와 움직임, 현장의 공기를 담고 있다. 사전류 항목을 따라가면, 제례악이 어떻게 편제되고 변화했는지, 예컨대 보태평·정대업의 성립 과정 등도 함께 읽을 수 있다.
장소·행사·기록 — 디지털 종묘를 읽는 세 열쇠
플랫폼 자료를 입체적으로 ‘정리해 읽는’ 가장 단순한 방법은, 종묘의 지식을 세 갈래로 나누는 것이다.
• 장소(Place) — 정전, 영녕전, 삼도처럼 공간의 이름과 기능
• 행사(Event) — 종묘제례처럼 그 공간에서 반복된 의례
• 기록(Document) — 의례를 적어둔 문서·그림·악보, 그리고 이를 재가공한 데이터
5월의 현장을 놓쳤다면, 11월의 종묘 추향대제를 기다리며 플랫폼에서 디지털 종묘를 먼저 경험해 볼 수도 있다. 600년 전 기록과 오늘의 관심사가 검색 화면에서 겹쳐질 때, 종묘대제는 지나간 행사가 아니라 다시 읽고 해석할 수 있는 한국학의 자료가 된다.
서울시무용단에서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종묘제례악의 ‘일무’ 공연 장면
사진 제공: 세종문화회관
한국학중앙연구원 AKS뉴스센터 2026년 5월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