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과 실, 그리고 나
바느질 69
고종목
어느 날 내 앞에 나타난 불청객
구차한 입에 풀칠을 돕게 된 때부터였지
우린 발에 물집 잡히면서고 매일 만나야 했고
손에 못이 박히도록 만나
서로 위로 받는가 하면 상처를 주기도 했지
그렇게 우린 하루라도 만나지 않으면 가시가 돋았지
사는 의미에 가시가 돋지 않게 하기 위해서도
새벽 별을 바라보며 만나고 또 만나
달이 기울기까지 손발을 맞추었지
누구 하나 몸에 탈이라도 나면
손을 마냥 놓고 기다릴 수 밖에 없었지
또 어쩌다가 이유 없이
누구 하나 슬쩍 숨어버리면
꿈 속에까지 기어들어
잃어버린 분신을 찾아 나서지만
제 몸을 갉아 먹은 붉은 녹 속의
지난 시간을 찾고 있음이야
그는 불청객이 아니었어
흩어질 수 없는 숙명
지금도 목하 삼각관계 유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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