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시 122편] 〈6월 - 보이지 않는 수문장들에게〉〈 이름 없이 지키는 헌신- 기록되지 않아도 끝내 세상을 떠받치는 사랑과 기도의 사람들
- 이현용 목사 (바이블아카데미 원장, 임불교회 담임, 『목사고시 종합문제집 리멤버』 저자)
기자명거창기독신문 (webmaster@gcc20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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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 보이지 않는 수문장들에게〉
유월은
돌아오지 못한 이름들이
들녘의 바람으로 스미는 달
오늘의 햇살 또한
누군가 내려놓은 생의 무게 위에
고요히 내려앉는다
역사는 비석을 세우고
세월은 깃발을 흔들지만
세상을 떠받쳐 온 것은
끝내 기록되지 못한
수많은 헌신의 그림자
농촌의 저녁은 길고
작은 교회의 창가에는
남들보다 이른 어둠
그때마다 먼 길을 건너온 기도는
마르지 않는 샘이 되고
정성으로 드려진 헌금은
꺼져가는 불씨 곁의
따뜻한 숨결이 된다
나라를 지킨 순국선열과
교회를 지키는 선교성도님들은
서로 다른 강가에 서 있으나
자신을 덜어
남은 생명을 지켜내는
같은 물길의 깊은 결
유월의 하늘 아래
임불교회의 하루도
보이지 않는 수문장들의
사랑과 기도 위에 놓여
깊은 뿌리처럼 이어지고
맑은 샘물처럼 이어진다
-6월, 선교성도님들께 감사하며... 石花 -
이 시는 6월이라는 시간의 의미를 단지 계절적 배경으로 두지 않고, 보이지 않는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는 영적 공간으로 풀어낸다. 유월은 돌아오지 못한 이름들이 들녘의 바람으로 스미는 달이라는 첫 구절부터, 이 시는 기억과 감사의 정서를 깊이 깔아 놓는다. 나라를 위해 자신을 내어 준 순국선열의 희생과, 교회를 위해 이름 없이 기도와 물질로 섬겨 온 선교성도들의 헌신을 하나의 흐름 안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매우 따뜻하고도 깊다. 역사와 세월은 눈에 보이는 기념을 남기지만, 실제로 세상을 떠받쳐 온 것은 기록되지 못한 헌신의 그림자였다는 고백은 이 시의 중심을 이룬다.
“세상을 오래 지켜 내는 힘은 드러난 이름보다, 끝내 자신을 덜어 누군가의 내일을 붙들어 준 보이지 않는 사랑에서 나온다.”
이 작품이 특별한 이유는 작은 교회의 현실을 6월의 기억과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있다는 데 있다. 농촌의 저녁은 길고 작은 교회의 창가에는 남들보다 이른 어둠이 찾아온다. 이 표현은 농촌교회의 외로움과 연약함을 절제된 언어로 보여 준다. 그러나 시는 그 어둠에서 멈추지 않는다. 먼 길을 건너온 기도는 마르지 않는 샘이 되고, 정성으로 드려진 헌금은 꺼져가는 불씨 곁의 따뜻한 숨결이 된다고 말한다. 즉 교회를 실제로 지탱하는 것은 눈에 띄는 규모나 화려한 자원이 아니라, 멀리서도 마음을 보내는 기도와 조용히 드려지는 헌신이라는 것이다. 작은 교회는 그렇게 보이지 않는 손들에 의해 오늘도 이어진다.
해설의 울림은 순국선열과 선교성도님들을 “같은 물길의 깊은 결”로 묶어 내는 대목에서 더욱 선명해진다. 서로 다른 자리와 시대에 서 있었지만, 자신을 덜어 남은 생명을 지켜 냈다는 점에서 이들의 헌신은 본질적으로 닮아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매우 아름다운 통찰이다. 희생은 형태는 달라도 본질에서는 하나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자신을 내어 놓은 사람들과, 교회를 살리기 위해 기도와 물질과 사랑을 아끼지 않은 사람들은 모두 자기 몫을 덜어 더 큰 생명을 지켜 낸 사람들이다. 그래서 시는 그들을 “보이지 않는 수문장들”이라 부른다. 수문장은 드러나지 않지만, 공동체의 생명과 흐름을 지키는 이들이다.
“기도와 헌금과 사랑으로 조용히 교회를 지켜 낸 사람들은 눈에 띄지 않아도, 결국 한 시대의 영적 물길을 지켜 낸 수문장들이다.”
마지막 부분에서 임불교회의 하루가 그런 보이지 않는 사랑과 기도 위에 놓여 깊은 뿌리처럼, 맑은 샘물처럼 이어진다고 말하는 고백은 매우 따뜻하다. 이것은 단순한 감사 인사가 아니라 교회의 존재 방식에 대한 신앙고백이다. 교회는 스스로 서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기도 위에 서 있고, 누군가의 눈물 위에 뿌리내리며, 누군가의 정성 위에 오늘을 이어 간다. 그러므로 이 시는 6월을 맞아 선교성도님들께 드리는 감사의 글이면서 동시에, 교회가 무엇으로 지탱되는지를 다시 묻는 시이기도 하다. 보이지 않는 이들의 사랑이 있는 한, 교회는 결코 쉽게 마르지 않는다.
석화(石花) 이현용 목사
국립부산공업대학교 졸업(B.Eng)
대전신학대학교(B.Th) 및 대학원(M.Div) 졸업
한국방송통신대학교 행정학과 수료
예장통합 목사고시 전문 강사(20년)
프리칭 성경 연구 및 설교세미나(RPS) 대표
전 대전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 객원교수
임불교회 담임목사
저서: 《목사고시 종합문제집 리멤버》, 《진주노회 고시 종합문제집》, 《프리칭 포커스》
못골 문학상 수상
바이블아카데미 — 말씀과 비전으로 ‘시작 없는 시작’을 준비하는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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