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아들관계, 너무 가까우면 안된다고?
우리 딸 지니와 나는 구글 채팅에서 일이나 운동 얘기, 점심으로 뭘 먹었는지, 크고 작은 감정문제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녁에는 전화로 이야기할 때도 있다. 나는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못하는 일도 지니에게는 이야기할 수 있으며 지니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 모녀 관계가 이렇게 깊다는 사실이 특이하거나 깜짝 놀랄 만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 이제 성별을 바꾸어 생각해 보자. 내가 우리 아들인 폴과 매우 친밀한 사이라고 이야기했다고 해보자. 자주 만날 뿐 아니라 서로만 이해할 수 있는 농담을 다수 공유하고 있으며 같이 하는 활동도 많다고 이야기한다면 어떨까. 자주 통화하지만 그래도 아들 번호로 지정한 벨소리가 울리면 신이 난다고 말한다면? 폴이 감성적이고 직감이 뛰어나 나를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다고 고백한다면 당신은 어떤 반응을 보이겠는가.
뭔가 좀 이상하다고 생각하기 시작할까? 우리 아들이 과연 어떤 어른이 될지 걱정될까?
수십 년 동안 엄마들은 아들을 너무 가까이 두는 것이 잘못된 행동일 뿐 아니라 위험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왔다. 엄마와 아들이 감정적으로 너무 친밀할 경우 아들이 나약하고 여성적인 소위 마마보이로 자라게 된다는 것이다. 어른이 되어서도 엄마한테 의존하고 바람직한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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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치료사이며 양육컨설턴트인 마이클 구리안은 1994년 저서에서 모자 관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썼다. “엄마의 역할은…아들이 성인남성으로 자라나는 과정을 유예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즉, 아들을 사랑하는 좋은 엄마라면 아들이 건강한 남성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아들을 신체적으로나 감정적으로 서서히 멀리 해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의 증조할머니나 할머니, 어머니들은 일반적으로 이러한 과정을 따라왔다. 요즘의 엄마들도 그래야 한다는 의견이 여전히 많다.
남성과 여성 역할에 대한 생각이 크게 달라진 오늘날도 모자관계에 대한 생각은 여전히 과거에 고착되어 있다. 딸을 키우는 방식은 크게 달라졌다. 딸에게 의견을 관철하라고 격려하고 경쟁적인 스포츠를 하고 교육이나 커리어에 있어 높은 목표를 가지라고 말한다고 해서 딸을 “남성화”시키고 있다고 걱정하는 사람들은 없다.
한편, 마마보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는 달리 “아빠의 공주님”에 대한 인식은 관대하다. 딸의 자존감에 아빠의 애정과 지지는 필수적이라 여겨지기 때문이다. 아빠가 딸의 축구팀 코치로 활동하거나 부녀 댄스파티에 딸과 함께 참석하는 등 딸의 인생에 적극적으로 관여해야 한다는 생각이 일반적이다.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무시하고 딸에게 자동차엔진 개조 등 남성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활동을 가르치는 아빠는 멋지다고 여겨진다. 반면, 아들에게 뜨개질과 같은 활동을 가르치거나 감정에 대해 솔직히 터놓고 말하라고 조언하는 엄마들에게는 “도대체 애한테 무슨 짓을 하는 거야?”라는 경멸의 시선이 쏟아진다.
아들양육에 대해서 혼란이나 불안감을 느끼는 엄마들이 많다. 남들이 보는 앞에서 1학년 아들에게 뽀뽀하지 말라는 남편의 주장을 따라야 할까? 열 살짜리 아들이 아플 때 꼭 안아주면 아들을 나약하게 키우는 걸까? 너무 가깝게 지내면 아들이 동성애자가 될까? 10대 아들이 방에서 울고 있으면 가서 위로해 주어야 할까, 아니면 아들이 부끄러워할 수 있으니 가만히 있어야 할까? 아동심리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안토니 울프는 “10대 소년들은 엄마와의 밀접한 감정적 접촉에 특히 스트레스를 받는다”라고 경고한다.
하지만 위와 같은 생각은 과학적 근거에 기초한 것이 아니다. 실제 연구결과를 보면 엄마와 너무 일찍 떨어진 아들들이 어려움을 겪는다는 사실과 인생 전반에 걸쳐 다양한 방식으로 친밀한 모자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아동발달 학회지에 실린 한 연구는 12세 이하의 소년 6천 여 명을 조사한 결과 엄마와의 관계가 불안한 남자아이의 경우 타인을 공격하거나 소리를 지르고 어른의 말을 듣지 않고 파괴적인 성향을 보이는 등 공격성과 적대심을 보이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400명 이상의 남자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엄마와의 관계가 친밀하지 않을수록 물리적 힘이 세고 과묵하며 혼자서 다 해결하는 게 남성적이라고 대답하는 경향이 높았다. 엄마와의 관계가 친밀한 응답자는 감정적으로 더 개방적이었으며 교우관계도 튼튼했을 뿐 아니라 마초적인 동급생들에 비해 우울이나 불안도도 낮았다. 성적도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밀접한 모자관계가 청소년기 비행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는 증거이다. 부모와 의사소통을 잘하는 십대들이 부정적인 또래압력을 더 잘 이겨낸다는 사실은 밝혀진 지 오래이지만, 최근 연구는 술이나 마약뿐 아니라 조기성관계나 무방비한 성관계와 같은 아들의 위험한 행동을 방지하는 데 엄마의 역할이 가장 크다는 사실을 보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얼마나 애정을 쏟는지에 무관하게 엄마가 아들의 성정체성을 바꾸어 놓을 수 있다는 신빙성 있는 과학연구는 존재하지 않는다.
남자아이들이 여자아이에 비해 성적이나 학문성취도도 낮으며 더 많은 행동문제를 보이고 대학진학률도 떨어지는 현 상황—“위기”라 불리기도 하는—에서 모자 관계의 혜택을 밝혀낸 위의 연구를 고려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엄마와 가깝게 지내는 것이 성적을 높이고 공격성을 줄이고 인생을 망칠 수 있는 행동을 저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왜 아직도 이렇게 부정적인 인식이 존재하는 것일까?
아들들은 엄마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야 하며 또 그러기를 원한다. 그러나 모자관계에서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압력은 놀라울 정도로 조기에 시작된다(울고 있는 3세 아들을 달래는 엄마에게 “아들이 남자답게 참아야” 한다는 말을 한 사람도 있다). 아들의 성장단계마다 이러한 압력은 점차 증가해 나중에는 말없이 침울하게 있는 10대 아들이 문제를 혼자 해결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최선책이라는 생각을 심어준다. 힘들어하는 아들을 안아주고 뭐가 문제인지 이야기를 나누려는 엄마는 아들의 남성성을 위협한다는 것이다!
나를 비롯해 많은 훌륭한 엄마들은 이러한 사고방식을 거부했다. 일종의 비밀이라 할 수 있다. 참고로 말하자면 이제 어른이 된 우리 아들 폴은 180cm 이상의 신장에 아이스하키를 하고 동성친구도 많으며 대학생 여자친구가 있다. 자신감 있고 독립적인 성인으로 자라난 것이다. 물론 우리의 가까운 모자관계가 아들의 남성성을 해치지 않았다고 내가 이렇게 설명을 한다는 것 자체가 시사하는 점이 많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우리 모자관계는 돈독하고 우리 아들은 친구들이 잘 따르는 남성으로 잘 자랐다.
아들과 친하다는 사실을 변명해야 한다는 것이 정말 지겹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나뿐만이 아니다.
- 이 기사는 3월 15일 에버리에서 출간될 “The Mama’s Boy Myth(가제: 마마보이에 대한 신화)”라는 책의 일부분이다.
출처: WSJ.COM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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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솔향 작성시간 12.03.01 옛날 시대에는 아빠들이 가정에 소홀하여 아내에게 자식들을 온전히 맡기다시피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엄마들은 자녀들을 훌륭하게 키워냈습니다. 아빠보다 자상하고 보살핌이 많기에 자식들은 잘 자라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지만, 아직도... -
작성자해사랑(여) 작성시간 12.03.25 엄하게 키운 우리 부모님들의 세대때문인지
한국의 남성들은 대화 방법을 잘 모른다 ~~~~
그냥 단답형 3세 어린아이가 말 배울때처럼~~~~~
답답 할때가 엄청 많다~~~~~
오빠네 조카들도 대학생인데 그냥 웃기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