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口)를 속되게는 아가리, 주둥이, 주듸라고 하고 더러는 나발, 나발통이라고도 했었지. 이건 다 범의 아가리와 새의 주둥이 등 동물의 입을 부를때 쓰는 말에서 가져온 거지. 입으로 음식을 먹고 사람들이 산다고 해서 그런가 참 많은 속담이 있고 그 말들을 뜯어보면 옛사람들의 삶의 애환, 지혜를 보는것도 같네. 생각이나 사실을 말로 들어낸다는 뜻의 “입밖에 낸다”, 말이 먹히지 않을때 말하는것을 두고는 “입만 아프다”, 실천하지는 않고 입으로만 나불대는것을 “입만 살았다”, 무슨 일에 시치미를 뚝 때는것을 “입 싹씻다느니 입을 싹 닦다”, 여럿이 의견을 모으는것은 “입을 모으다”, 말이 일치하도록 맞추는것을 “입 맛추다”, 불리한 말 못하도록 할때는 “입을 막다”나 “입 다물다”, 함부로 입 못놀리게 하는걸 “입에 재갈 물린다”, 먹을게 푸짐한것을 “입이 풍년”, 목구멍이 포도청이란 말과 같은 말로 또 “입이 포도청”, 약이 쓴걸 비유해서는 “입에 쓴 약이 병 고친다”, 벌어먹고 살기 위해 참아야 하는 경우나 말 잘못해 당하는 수난을 “입이 왠수”, 원체 잘못해서 변명의 여지가 없을때를 “입이 열 개라도 말못한다/할말이 없다”, 말이 상스러울때 “입이 개차반” 밥먹는 입, 즉 식구하나가 늘거나 줄었을때를 “입하나를 덜다, 입하나가 줄다, 입하나가 늘었다”라고 했고 이외에도 입은 삐뚤어져도 말은 바로한다, 입은 가죽이 모자라서 만들어졌나, 입에서 젖 냄세가 난다느니 신물이 난다, 입에 묻은 밥풀, 입안에 있는 혀도 깨문다, 입에 맞는 떡, 입 아래에 코, 입도 염치믿고 산다, 입가리고 고양이 흉내낸다, 입이 거칠다, 걸다, 라는 말도 있고 입이 천근같다, 입이 야물딱지다느니 여물다, 입이 짧다, 무섭다, 마르다, 입에 침발린 소리, 입에 달고 다닌다, 입에 개거품을 문다, 입에 거미줄 친다, 입안의 소리, 입안에서 뱅뱅돌다, 입에 풀칠하다는 등등... 아이고! 왜 이리 많노? 숨가빠 더는 못 적겠다. 이렇게 많은 줄은 나도 미쳐 몰랐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