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오랜 세월 술을 마시고 취하고 기분도 좋고, 술을
마시며 인간관계를 촉진하고 또 술을 마시고 노동도 훨씬
열심히 하기도 했다. 모든 일이 긍정과 부정의 양면성을
지니듯 술도 그렇다. 노동과 교류를 원활하게 하는 데 술이
긍정적인 역할도 하지만 술이 지나치고 깊어 오히려 삶도
정신도 망가질 수 있다. 술도 칼처럼 잘 쓰면 좋고 못 쓰면
나쁜 모양이다. 생명은 태어났으니 잘 살다 가야 한다.
술이 지나치고 깊어져 알코올중독에 이르면 진지하게 치료될 필요가 있다. 알코올중독이라 진단이 되면 과학적으로
치료 되어야 하고 주위 사람 특히, 가족에 의해 너무 윤리적으로 비난 받는 것은 비극이다. 알코올중독은 명백히 질병이고,
질병은 비난 받기보다 치료되어야 마땅한 것이다. 알코올
중독 치료는 현대 의학에서 정신의학의 업무요, 치료를 위해
진단은 필수이다. 알코올중독을 자가 진단할 수도 있다. 다음
은 알코올중독 자가 진단에 도움이 된다.
이것은 존홉킨스 의과대학에서 개발된 것이다. 스무 개 문항
가운데 세 개 이상 “예”로 응답할 경우 알코올중독자라 확증
된다 한다. 1) 술 때문에 업무가 태만해진다. 2) 술 때문에 가정 불화가 잦다. 3) 술 때문에 다른 사람들로부터 불평을 듣는다. 4) 술 마시고 난 뒤 몹시 후회한다. 5) 매일 같은 시간에
술을 마신다. 6) 술을 마시지 않고는 잠을 이룰 수 없다. 7) 아침부터 술 생각이 난다. 8) 밖에서 혼자 마신다. 9) 술 때문에
가정생활에 무관심해진다. 10) 술 때문에 경제적 곤란을 겪는다. 11) 공포심을 덜기 위해 술을 마신다. 12) 자신감을 갖기
위해 술을 마신다. 13) 불안감을 덜기 위해 술을 마신다. 14)
술자리에서 동료들을 깔보게 된다. 15) 술 때문에 업무의 능률이 크게 떨어진다. 16) 술 때문에 창의성이 떨어진다. 17) 술 마시고 완전히 기억을 잃은 적이 있다. 18) 술 때문에 일을
그르친 적이 있다. 19) 술 때문에 의사의 진찰을 받은 적이
있다. 20) 술 때문에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다.
요즘 나는 술을 마시지 않는다. 그 대신 통에 따뜻한 물을
가지고 댕기며 가끔 마신다. 위의 스무 개 항에서 지난 날
술 마시던 때를 회상해볼 때 나는 특히, 4), 7), 8), 17) 등에는
분명히 “예”라고 체크할 수 있을 것 같다. 후회가 되더라도,
아침부터, 밖에서 혼자, 기억을 잃더라도 술을 마셨던 것
같다. 네 개에 그렇다고 답했으니 세 개 이상이다. 그럼 이
자가 진단표에 의하면 나는 알코올중독이라 진단될 수 있다.
술 문제가 내 삶에 심각했을 때 나는 정신사회복지 쪽에서
공부한, 참으로 선한 분의 안내로 단주친목(AA) 모임에 갔고
거기서 같은 문제를 겪는 분들과 함께, 경험과 희망, 효과를
서로 나누기도 했다. 요즘은 그 모임에 가지는 않는다. 다만
내 생활에서 가장 기초는 단주생활이라 여기고 있다. 단주 즉,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되어야 내 수행 즉, 명상도 잘 할 수
있다. 그러나 가끔 지난 날 술 마시고 기억을 잃고 가방도
잃고 그런, 일들이 떠오른다. 그런 경험을 하며 나에게는 두
가지가 내 마음에 깊게 새겨져 있다. 하나는 잃어버리는 것에 대한 어떤 공포, 다른 하나는 술을 지나치게 마시는 사람을
결코 비난하지 말고 그 어려움을 잘 극복하도록 슬기롭게
돕기 이다. 우리 사회에서 비난보다 서로 돕는 일은 정말로
중요하다. 비난보다 서로 돕는 것이 우리 삶을 보다 기쁘게
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