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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무도

작성자이종일(47회6-2)|작성시간26.06.10|조회수23 목록 댓글 0

 조금 전 여기 골굴사 일주문으로 들어와 오른 쪽에 있는

종각 옆 함월 못 근처에 마련된 무대에서 열린 선무도

공연을 봤다. 몸 동작과 발과 팔과 손의 흐름이 물흐르듯

하다. 우리 인생도 저렇게 물흐르듯 자연스레 살아질 수

있다면 좋겠다. 공연을 하시는 선무도 사범, 스님, 프랑스나

독일 등 이국에서 여기에 온 지도자들은 내가 지난 사흘 전

와서 수행하고 생활하면서 뵌 분들이다. 공연은 선무술,

선요가, 선기공 등을 포함하고 있고, 몸의 움직임과 알아차림,

호흡, 명상이 함께 어우러져 있었다. ‘선무도’에서 ‘선’은

마음의 명상, ‘무’는 몸의 명상, ‘도’는 그 길이나 방법이라 

한다. 그래서 선무도는 몸과 마음의 명상, 그 길이다.

 나는 젊을 적부터 오랜 세월 책이나 생각을 통해서 행하는

마음적인 일을 주로 해왔다. 최근 태국 왓빠뽕에서 명상수행

하면서 잠시 함께 했던 프랑스 철학선생, 드니와의 약속대로

우리 안동 위에 있는 봉화 출신 김기덕 감독이 만들고 또

출연도 한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을 보고 그 감상

을 드니에게 써서 보내던 중, 그 겨울 부분에서 불교금강영관

을 목격하고, 더 알아보다가 그 본산인 여기, 골굴사에 나도

깃든 것이다. 며칠 있었고 내일 오전에 여기서 나가 다시

우리 고향 안동으로 간다. 안동에 가서도 여기서 배운 몸 동작

을 자주 자주 할 것이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다시 여기 와서

또 배우고 그 동작 하나 하나가 내 몸에 배여 마음과 몸이

하나되어 좀 더 온전한 삶을 살아갈 것이다. 마음적인 일과

몸적인 일이 어울려 내 삶이 보다 건강하고 안정된다면 

좋겠다. 선무도는 내게 그런 삶이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경주에서 감포로 가다가 기림사 입구에서 내려 조금 걸어 

골굴사에 들어와 나는 여럿과 있다. 함께 수행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외국인이고 한국인은 나와 몇 명 조금이다. 싸이프러스(키프로스) 벗, 아일랜드 친구, 미국 콜로라도 죠오지와 올리, 이란 태생이며 지금 스웨덴에 사는 도반 등 여럿과 틈이 나면 이야기도 나누고 밥도 함께 먹는다. 우리는 대화를 통해서로 삶을 엿듣기도 한다. 같은 길을 걸으니 서로 친절하다. 친절은 우리 생명을 보다 잘 살게 하고, 특히 수행자의 그

수행이 깊을수록 지혜와 자비 역시 깊어가고 그것은, 우리가 

만나는 사람에게 친절할 수 있도록 돕는 것 같다. 몸과 마음의 균형이 내게 참 필요하다고 여겨져 여기 골굴사에 와서 나는 그러한 친절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수행 훈련은

나의 실제 삶에 토대가 될 수 있다. 생각할수록 우리 삶은

무수한 훈련의 표현이다.

 골굴사는 원효 스님이 입적한 곳이기도 하다. 원효스님은

불교경전을 많이 해설하였지만 몸과 마음의 수행에도

게으르지 않았다. 그 스님의 족보를 이어받고 있는 분이 여기 주지 스님이기도 하다. 그분은  원래 스님들만 하던 수행을

본인도 하고싶어 출가하였고, 오랜 세월 골굴사와 함께

선무도를 하면서 나처럼 속인들에게도 그것을 전파하고

있다. 온갖 좋은 것은 전파되는 것이 좋고, 그 좋은 일을 진심으로 하는 이는 그것을 자꾸 전파하고싶은 모양이다. 이따가 네시 반에 시작되는 선무도 오후 수행에 곧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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