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동안 선무도와 함께 몸을 훈련시키다가 안동의 집으로
돌아왔다. 나갔다면 돌아오는 법인가 보다. 몸을 훈련시켜
몸과 마음의 균형을 이루어서 살겠다는 것은 내 마음의
판단, 내 마음 속에 있는 가치관 등의 영향이다. 결국 마음이
주체이다. 마음을 들여다보면 거기에는 생각하고 판단하고
상상하는 등, 어떤 지성적인 부분도 있고, 명상에 잠겨 고요
속으로 들어가 텅 빈 부분도 있고, 희노애락애오욕 즉, 기뻐
하고 성내고 슬퍼하고 즐거워하고 사랑하고 미워하고 욕구
하는 등, 어떤 감정적인 부분도 있다. 우리 감정이 우리의
지성에 영향도 주고, 지성의 훈련이나 갈고 닦음이 감정의
표출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몸의 훈련을 통해 몸이 유연하고
강해지면 지성과 감정에 좋은 영향을 주기도 한다.
골굴사에서 선무도를 하면서 만나 서로 대화를 나누며 내게
어떤 감정의 변화가 있었다. 그것은 미국에 대한 감정이었다.
사실 나는 젊을 적에 미국에 유학할까 하는 생각도 있었고
미국의 철학을 공부하여 논문도 썼고, 미국의 자유민주주의,
합리성 등을 긍정적으로 보기도 하였다. 그러다가 최근 미국
트럼프가 무슨 관세를 고집하고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때리고 하는 등의 소식을 언론과 방송에서 접하며 나는 참말로
미국을 대기 안 좋게 느꼈다. 어이구 저 미국! 그랬다. 미국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고스란히 가진 채 선무도 수련을 하고
있었다. 거기서 미국 어느 초등교사, 아리조나 대학교 공학
교수, 리카르도 등과 얘기 나누며 이런 부정적 감정에 조금
변화가 생겼다. 특히 그 초등학교 선생은 나보다 훨씬 더
트럼프를 나쁘다고 성토하였다. 그 놈은 미쳤고 미국인 90
프로 이상이 그를 싫어한다고 하였다. 아하 명상수행을 하여
온전한 삶을 살려고 힘쓰는, 그야말로 정신이 정상인 사람은
고놈의 트럼프를 정확히 평가하고 있다는 생각이 확 들었다.
나도 트럼프는 지금 세계의 적이고 미국의 적이기도 하다고
편을 들고 공감하였다. 그러면서 나는 미국의 정치 혹은
지도자와 미국 사람을 구분해야 하겠다고 생각하였다. 미국
지도자는 나빠도 미국 사람이 다 나쁜 게 아니구나 그런 생각
이 들면서 최근 상황에서 내가 가진 미국에 대한 부정적 감정에 어떤 변화가 생겼다.
생각할수록 우리가 무엇을 나쁘다고 자꾸 보다 보면 그런
감정은 내 마음에 어떤 무거움 혹은 짐을 만드는 것 같다.
부정적 감정이 우리 영혼을 불편케 하고 우리 마음을 우울
하게 하는 것이다. 어떤 계기를 통해 그 부정적 감정을 내려
놓고 좀 편하게 되면 우리 마음은 훨씬 가벼워진다. 그 어떤
대상에 대해서든 그것이 나쁘다고 자꾸 생각하고 그런 감정이 쌓이면 우리 자신이 어둡고 무겁고 안 좋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가 그 감정이 누그러지고 좀 편해지면 우리는 가볍고
상쾌하고 자유하게 된다. 우리 마음이 그 무엇에도 얽매여
기분이 안 나쁘고 자유롭게 될 때 우리는 뭔가 잘 산다고 할
수 있다. 잘 산다는 것은 마음에 자유함이 있을 때 가능하다.
특히 부정적인 감정은 우리의 그 자유함을 방해한다. 우리
사는 세상, 우리가 만나는 사람이 우리에게 그런 부정적인
감정을 자꾸 만들어주지 않고 우리를 편하게 한다면 우리는
좋은 세상에서 좋은 사람과 함께 산다고 할 수 있다. 만일
세상과 사람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자주 자주 갖게 되면
어떤 계기를 통해 그것을, 쏴악 내려놓을 수 있다면 좋다.
우리 영혼이 가벼워진다면 죽음이 올 때 우리는 솨악 잘 날아
갈 수 있을 것이다. 마음 하나 잘 바꾸는 것이 억만 돈이나
무슨 명예나 권력, 지위보다 훨씬 나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