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여럿 속에서 함께 존재한다. 이렇게 존재하면서
우리는 생명세계에 적응하기 위하여 뇌가 발달하고, 드뎌
생각하고 반성하는 인식의 능력을 스스로 신비하게 발달케
했다. 나는 존재하면서 인식한다. 더 정확히 말하면, 나는
인식함으로 존재한다. 우리의 여러 가지 인식 가운데 분별,
통합이 있다. 우리는 분별하여 서로 다른 것을 어떤 기준에
따라 그 종류로 나누고 가르며, 통합하여 결국 다른 것들을
하나로 모아 합치기도 한다. 분별은 사물이나 사실을 좀 더
세밀하고 깊게 들여다 보는 인식행위이고, 통합은 그 다른
것을 하나로 모아 통일케 하는 지성의 몸짓, 마음짓이다.
보다 학술적인 차원에서는, 분별은 분석, 통합은 종합과
비교될 수 있다. 우리는 학문활동을 통해 분석하고 또 종합
하는 것이다. 그래서 분석을 통한 지식이 있고, 종합하여
드러나는 지혜가 있다. 생물 물리 등에 대한 과학적 지식은
주로 분석을 통해 생기고, 철학적 사유를 거쳐 일어나는
것은 뭔가 종합적 지혜이다. 분별과 통합은 우리 일상생활
속에서 자주 자주 일어난다.
우리는 나, 너, 그이 등으로 분별한다. 나는 나고 너는 너다.
제삼자는 그이 이다. 이런 분별에 의해 나는 어떤 실체가
된다. 생각해볼수록 나는 어떤 고정된 실체가 아니다. 어떤
너와 마주해 있느냐에 따라 쉴 새 없이 변하고, 어떤 조건과
상황에 처해 있느냐에 따라 생멸하는 연기적인 것이 곧
나다. 나는 있다가 사라진다. 이런 나 앞에 서 있는 것이 너
다. 나, 너, 그이를 아우르는 것은 우리이다. 우리라 할 때
우리는 통합하고 있다. 우리로 인해 나, 너, 그이는 통합된다. 마찬가지로 남자, 여자로 분별되나 사람으로 통합되고,
개, 고양이, 소, 말, 사람 등으로 분별되나 동물로 통합된다. 파, 마늘, 배추, 무 등으로 분별되나 식물, 채소 등으로 통합된다. 분별을 통해 일정한 그것이 드러나고 통합을 통해 그것이 결국 다를 바 없이 하나인 것이 밝혀진다. 다를 바 없고, 생각할수록 하나인 것을 밝히는 이러한, 통합은 가끔 싸우고 돌아서는 세상에서 중요한 일이다.
우리 남북한 한민족도 그렇다. 분별하면 다르다. 통합하면
다를 바 없다. 하나다. 하나인 큰 이유는 한글을 쓰기 때문이고, 역사 즉, 고려나 조선 때는 갈라서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남북한 하나됨은 재통일이다. 갈라서 싸우고 심지어
죽이는 존재들은 서로 하나인 것을 확인하는, 그러한 통합으로 평화를 이루어야 한다. 평화를 이룰 때 서로 도와서 살
길을 잘 찾을 수 있다. 각자 생존하기 위해 분별하는 일도
필요하지만 함께 생명을 이어나가기 위하여 통합하는 일은,
정말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