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만나는 곳​

작성자림꺽정|작성시간26.06.20|조회수23 목록 댓글 0

사랑이 만나는 곳​

오늘

드디어 만기 적금을 타는 날

부부는 서로를 끌어안고 좋아

어쩔 줄을 모릅니다

“여보…. 여보

드디어 집을 살 수 있게 되었어

당신 기쁘지 응응응?“

“응 여보

나두 너무너무너무 기뻐“

새집으로 이사할 꿈에 부푼 부부는

이곳저곳 다리품을 팔아가며

집을 보러 다니는 게 힘들기도 하건만

얼굴엔 흘러넘치는 웃음을 담아 둘 곳이

없다는 듯 이사할 집을 보러 갔습니다

집 안 구석구석을 살펴보더니

“여기 대문에서 올라오는 계단이

너무 높다 말이야”

“아니 젊은 분들인데 이 정도야”

고개를 갸웃거리던 부부는

다시 화장실로 자리를 옮기더니

이번에는

“ 세면대도 너무 높단 말이야

고칠 곳이 참 많지 여보?“”

멀쩡한 세면대나 싱크대를 왜 고쳐야

하는지 알 수 없는 의문만 남긴 채

걸어 나온 부부는

그렇게

하루해를 하늘에 걸어놓고 다니다

하늘에 주인공이 달로 바뀐 뒤에야

자신들이 사는 집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낮에 뜬 해도

지쳤다며 그만 좀 보러 다니라는 듯

단비 같은 비를 내뿜고 있는데요

그래도

부부는 비 오는 하늘을 생긋이

바라보더니 또 어디론가 걸어나가고들

있습니다

해님이

이 작전도 먹히질 않아 실망했는지

금세 하늘에 나와 앉아 있는 모습에

고맙다는 미소를 하늘로 날려보낸 부부가

드디어 노란 달빛이 비춰주고 있는

소담한 집을 샀나 봅니다

일을 마치고 나면 행복이라도 주운 양

웃음이 떠나질 않는 새로 산 집으로

걸어가서는 멀쩡한 싱크대를 낮추고

세면대까지도 낮추더니 이곳저곳

손을 보고 있는 이 부부가 왜 이러는 건지

달님조차 영문을 몰라

오늘은 홀쭉한 얼굴로 나와 앉았는데요

힘들기도 하건만

집으로 갈 생각도 안 하고 늦게까지

집안 곳곳을 수선하는 모습에

물끄러미 바라보던 달님도

이젠 더는 못 참겠다는 듯 하품을 하고는

구름 이불을. 덮고 잠들어 버립니다

달님이 잠들어 버린 하늘에서

더욱 빛나는 꼬마 별들이

놓아준 길을 따라 집으로 걸어오는 부부가

해님이 밝혀놓은 아침을 마주하고

않아서는

“ 여보…. 여보

침대 새로 하나 살까?“

“그게 좋겠지

너무 높아서 오르내리기가 불편할거야

그치?“

“그리고 당신 대문 앞 계단 없애는 거

언제 할 거야?”

“돌아오는 토요일에 하지 뭐”

“엄마!

계단 있으면 어때 겨우 세 개인데

나도 그 정돈 넘어다닐 수 있어“

“아 그러세요 우리 공주님…. ”

드디어 오늘이

분주히 꽃단장을 마침 새집에

이사를 하는 날인가 봅니다

“엄마….

이 짐은 우리 짐이 아니잖아?”

“이 집주인은 이 세상에 아주 많이 사랑을

뿌려 놓은 사람이 사는 집이에요“

라며

마치 무대에선 아나운서처럼

누군가를 소개하는데요

“ 어머니..

들어오세요“

“우리 집이 아니라 할머니 집이었어?”

"그럼...

할머니가 사랑을 많이 뿌려서

이 집에 주인이 된 거구나“

웃음꽃이

바람에 묻어난 걸 알고 있는지

또 누군가가 나타나는데요

“그 사랑을 아주 많이 받은 한 사람 추가요”

“어 ..작은 아빠네..?”

“여기도 한 명 추가요”

“고모네?”

햇살로 물들이는 아침처럼

입가에 번진 행복들을 주워담기에

바빠 보이는 가족들은

세상에 뿌려놓은 사랑만큼

받고 가는 게 인생이라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그럼 엄마 아빠도 내게

사랑을 많이 뿌려주니까

나도 커서 엄마 아빠 집 사줄 게“

휠체어 생활을 하는 할머니가

뿌려놓은 행복의 씨앗들이

방안 가득 채워 놓은 자리엔

하늘과 바다가 만나는 곳이 수평선이라면

가족의

사랑이 만나는 곳은

집이라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펴냄/노자규의 골목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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