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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시

[아름다운시인]하이쿠 2026 5-6

작성자이안드레아|작성시간26.06.11|조회수2 목록 댓글 0

백만 광년의 고독 속에서 한 줄의 시를 읽다 76

오두막의 봄

아무것도 없으나

모든 게게 있다(소도)

宿(やど)の 春(はる) 何(な)も なきこそ 何(なに)も あれ

素堂

宿 (やど, 야도): 여기서는 시인이 머무는 '오두막'이나 '초라한 집'을 뜻한다.

~こそ ~あれ (~코소 ~아레): 고어의 중요한 강조 문법인 '계사 조응(가카리무스비)' 구조다.

'~야말로 ~이다(있다)'라는 강한 단정과 여운을 남긴다.

여기서 'あれ(아레)'는 ' 있다(ある)'의 명령형이 아니라 계사 조응에 의해 형태가 바뀐

이연형(已然形).

진달래 몇 그루와 햇볕만으로도 봄은 마음을 채운다.

봄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은 단순한 기쁨이다.

아무것도 없지만 모든 것을 누리는 사람의 삶은 언제나 봄이다. 잇사도 쓴다.

아무것도 없지만

마음 편안함이여

시원함이여

何(なに)もないが 心(こころ) 安(やす)さよ 涼(すず)しさよ

(나니모 나이가 코코로 야스사요 스즈시사요)

心安さ (こころやすさ, 코코로야스사): 명사 형용사로 '마음의 평안함, 안락함'을 뜻함.

~さよ (~사요): 감탄이나 영탄을 나타내는 어미.

"~함이여!"라며 마음의 상태를 담담하면서도 깊게 표현하고 있다.

야마구치 소도는 양조장집 장남으로 태어나 가업을 물려받았으나 동생에게 넘겼다.

기긴 문하에서 하이쿠를 배울 떄 바쇼와 알게 되었다. 하이쿠 외에는 선배 격인 점이 많아

바쇼의 시세계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긴 글은 소도 짧은 글은 바쇼'라는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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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지 빠진 감

떨어지는 소리 듣는

깊은 산(소도)

蒂(へた)おちの 柿(かき)の おと きく 深山(しんざん) 哉(かな)

(헤타오치노 카키노 오토 키쿠 신잔 카나)

素堂

蒂おち (へたおち, 헤타오치): '감꼭지가 빠져서 떨어짐'을 뜻하는 명사.

深山 (しんざん, 신잔): 인적이 드문 '깊은 산속'을 의미하며,

고요하고 쓸쓸한 공간적 배경을 극대화하는 시어다.

哉 (かな, 카나): 하이쿠의 시상을 끊어주고 여운을 남기는 대표적인 키레지(切れ字, 끊는 글자)로,

깊은 감탄(~이로구나!)을 나타낸다.

인적 없는 산, 감 떨어지는 소리에 적막이 더 깊어진다.

소도는 이 하이쿠 앞에 '소리가 없는 것보다 오히려 외로움이 더 깊다'라고 적었다.

사람 기다리는데 한쪽으로 낙엽 불어 가는 바람의 길

人待(ひとまつ)や 木葉(木の葉, このは) かた寄(よ)る 風(かぜ)の 道(みち)

人待や (ひとまつや, 히토마츠야): '사람을 기다림이여'. 명사형 구절 뒤에 붙은 'や(야)' 역시

키레지 중 하나, 문장 중간에서 호흡을 한 번 툭 끊어주며 기다리는 이의 애타는 감정을 고조.

.

木葉 (このは, 코노하): '나뭇잎' 또는 '낙엽'을 뜻하는 단어다.

かた寄る (かたよる, 카타요루): '한쪽으로 치우치다, 한곳으로 몰리다'라는 뜻의 동사.

바람을 따라 낙엽들이 쓸려가는 쓸쓸한 길의 풍경을 시각적으로 묘사했다.

시와 예술을 통해 긴밀하게 교류한 소도와 바쇼는 단순한 가까움을 넘어 사상적인 일체감을

느꼈다. 특히 두 사람을 묶은 정신은 은둔에의 지향이었다.

소도는 서른여덟 살에 속세와 인연을 끊고 은거 생활을 시작했으며,

바쇼도 얼마 후 세속의 모든 지위를 내려놓고 은거에 들어갔다.

이렇게 당대의 두 시인은 서로 자극을 주고받았다.

소도는 연꽃을 좋아해 '연못옹(蓮池翁)'이라 불렸다.

은둔에 들어가기 전 바쇼와 함께 하이쿠 문집 『에도양음집(江戸両吟集)』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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