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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BA SENIORUM

verba seniorum(27)

작성자이안드레아|작성시간26.06.15|조회수4 목록 댓글 0

verba seniorum(27)

언젠가 어떤 형제가 페르메의 태오도로 아빠스에게 와서

한 말씀 들려주시기를 간청하며 사흘을 보냈다.

아빠스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그는 슬퍼하며 떠나갔다.

한 제자가 테오도로 아빠스에게 말했다.

"사부님, 왜 그에게 말씀을 들려주지 않으셨습니까?

그러자 원로가 대답했다.

"내 말을 믿으시오. 그는 말로 장사하는 사람이며,

다른 사람들의 말에서 영광을 추구하는 사람이었기에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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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과 대답 그리고 섭섭함

자주 길(?)이 아닌 방향(?)을 묻는 분을 만난다.

알 수 없는 일이기에 의문을 가지고, 그렇기에 그 의문을 해결해 줄 좀 더 나은 분을 찾음이야

인지상정이지만, 나름 그런 위치에 이른 이유로 질문도 받음에 감사할 것도 있지만,

모호한 질문임에도 자신도 모르는 것까지 알려주는 완벽한 답을 구하는 분들이다.

예로 들면 오늘 지나시던 길에 찾아오신 분도 그런 예다.

자신이 집을 어떤 이유로 옮겨야겠고 그 시기와 가용한 금액은 얼마인데 어떤 위치의 어떤 물건이

있는 것을 묻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이런 생각이 있는데 당신의 생각은 어떤가? 하고 묻는 분에게

어떤 대답을 해야만 그분에게 참으로 좋은 사람으로 인상을 남기고 다음을 기대할 수 있나?

먼저 자신의 위치를 돌아보고 그동안의 시행착오를 되짚으면서도...능력 부족 탓이기는 하지만...

좀 더 생각을 좁혀야 방향이 보이고 그래야 길도 보일 것이라고...아니면 좀 더 나은 분을 찾으시는

것이 나을 것도 같다고...근데 그 표정이 참 섭섭한 표정이다. 아직도 인격 수양이 멀고도 먼 이유다.

"다정한 사람이 이긴다"(이해인/필름)에서 이런 구절을 보았는데...

선택이 태도가 되는 순간들 - 우리는 삶의 복잡함 앞에서 늘 방향을 고민한다.

하지만 가끔은 그 복잡함을 단순한 시선으로 가르는 연습도 필요하다.

이분법적 사고가 아니라, 선택의 기준을 가볍게 만드는 마음의 여유,

하는 쪽을, 웃는 쪽을, 칭찬하는 쪽을, 기쁨을 고르는 쪽을 선택할 수 있다면,

세상은 조금은 덜 버거워질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쌓인 작은 선택들이 결국 나의 태도가 되고,

그 태도는 내가 세상을 통과하는 방식이 된다.

헷갈릴 때면, 조금 더 ‘멋’이 있는 쪽을 선택하기로 했다 -

나는 오늘도,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스스로를 사랑하고 신뢰하며,

다시 또 나 다운 선택을 해나가는 사람.

그 책의 마지막 부분에 '빛나는 사람의 조건'이란 글도 있었다.

'그 빛나는 사람은 완벽한 사람이 아니다. 불완전한 시간을 통과한 사람이다.'라고 적으셨는데...

여전히 자신을 향하지 못하고 타인을 향해 열심히 통과한, 아니 스스로는 최선을 다했다는

생각을 하는, 자칭 그런 '빛나는 사람들'이 거리를 메우는 세상이 너무나도 어지럽다.

(2026-06-15 無逸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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