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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읽는 동양학

[이덕무]선귤당농소(蟬橘堂濃笑)-44. 어지러움이 비로소 멈춘다.

작성자이안드레아|작성시간26.06.23|조회수21 목록 댓글 0

44. 어지러움이 비로소 멈춘다.

展盡海潮小幅 注目久之 (전진해조소폭 주목구지 )

翻瀾處 如萬鱗掀動 激沫處 如千手拏攫 (번란처 여만린흔동 격말처 여천수나확)

𢞣(闔)翕之間 身俯仰 作虛舟出沒狀 (숙(합)흡지간 신부앙 작허주출몰상 )

急捲之 乃止 (급권지 내지)

바다 물결을 그린 작은 그림 한 폭을 다 펼쳐놓고 오랫동안 주목하여 보았다.

뒤집히는 파도가 일렁이는 곳은 마치 만 마리의 물고기 비늘이 들썩이며 움직이는 듯하고,

부서지는 파도 거품이 이는 곳은 마치 천 개의 손이 움켜잡으려는 듯하다.

(파도가) 밀려들고 물러가는 사이에, 내 몸이 구부러졌다 젖혀졌다 하며

마치 빈 배가 (파도 속에) 떴다 잠겼다 하는 형상이 되었다.

급히 그림을 말아 접고 나서야 (이 어지러운 움직임이) 비로소 멈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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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의 원인이라는 엄중한 경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간을 tv가 켜진 거실에서 보낸다.

뉴스를 듣지 않은 지가 오래되었지만 그를 대신한 유튜브가 다양한 메뉴로 별로 할 일이 없는

나의 벗이 된다.

여전히 진척이 없는 영어 회화와 가보지 못하는 곳에 대한 풍경과 문물을 보여주는 여행 프로그램,

얼음 물을 손에 들고 바라보는 술과 안주를 먹는 프로그램....

하지만 한 번씩 돌리다 보면 원하지도 않는 엉뚱한, 익숙한 얼굴의 정치 프로그램이 나온다.

아마도 무의식 속에 침잠해 있는 교묘한 인간의 속성을 모르지 않는 알고리즘의 미끼일 것이다.

tv 리모컨으로 없애는 방법을 잘 몰라서 태블릿을 이용해 "관심 없음"으로 제거하곤 한다.

물론 그런 프로그램의 필요성에 대하여 나의 의견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닐 것이다.

수요가 있음에 공급이 있음은 상식의 문제이기 때문이고, 이런 이유로 나의 취사선택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선인의 글을 읽고 나름 해석을 달아보는 일상의 날들에서

𢞣(闔)翕之間에서 𢞣( 빠를 숙, 병들어 죽을 숙)이 아니라 闔(닫을 합)의 오기라고 하는

제미나이 선생의 말씀도 있지만 이 또한 뭐 그리 중요할 것 같지 않다.(물론 이 또한

나의 착각일지도 모르지만)

마치 세상의 종말을 부르짖는 인간들은 어떤 시기고 있어왔지만(그들의 생명력은 끈질기다)...

이런 사실도 모른 채 땅만 바라보고 또 다른 내일을 위해 씨를 뿌리는 사람이 있었음에

그런 인간들에 대한 사랑이 여전하신 자비하신 분은 당신의 분노를 거두시기를 계속하시어

지금도 그 종말을 뒤로 미루며 살아가고 있다.

마치 내 몸이 구부러졌다 젖혀졌다 하며 마치 빈 배가 (파도 속에) 떴다 잠겼다 하는

형상이 되는 삶의 날들에서 원위치가 되는 이치는 그 그림을 말듯이 프로그램을

리세트 시키면 된다.(急捲之 乃止). 그리고 자기가 갈 길을 가면 될 것이다.

(2026-06-23 無逸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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