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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알라와 하느님은 같다”…무슬림 여성이 말한 ‘오해와 편견’

작성자나비(교찬)|작성시간26.06.06|조회수0 목록 댓글 0



“알라와 하느님은 같다”…무슬림 여성이 말한 ‘오해와 편견’

# 궁궁통1

이슬람 신앙을 가진 사람이

강연을 하는 풍경이 가능할까요?
그것도 이슬람 신앙에
대해서 말입니다.

저는 그런 풍경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서울에 있는 성공회대학교의
대학 성당이었습니다.
무슬림(이슬람 신앙을 믿는 사람)인
터키 여성이 강단에 서서
‘이슬람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물론 강연 후에는
청중석에서 쏟아지는 온갖
질문에도 대답을 했습니다.

고려대학교 영어교육과
석사 과정에 있던,
하바 건이라는 이름의 그녀는
한국어도 아주 유창했습니다.


# 궁궁통2

먼저 이슬람에서 믿는

‘알라’에 대한 오해부터
짚었습니다.

  “한국에서 만난 많은 사람이 묻더군요.
   그리스도교는 하느님(하나님)을 믿는데,
   이슬람교는 알라신을 믿는 게 아니냐?”

그녀는 이런 출발점부터
큰 오해라고 했습니다.

“‘알라신’이란 말은 없습니다.
  하느님을 영어로 하면 뭔가요?
  ‘The God(더 갓)’입니다.
  그럼 아랍어로 ‘하느님’을
  뭐라고 부를까요?”

그녀는 ‘알라’라는 단어를
풀어서 설명하더군요.

 “아랍어에서 ‘알(Al)’은
  영어의 ‘더(the)’에 해당합니다.
  아랍어로 ‘하느님’이라고 말하면
  ‘AL+ILAH=ALLAH’가 됩니다.
  ‘알라’라는 신이 따로 있는 게
  아닙니다.
  영어로는 하느님이 ‘갓(God)’입니다.
  한국어로는 ‘하느님(하나님)’입니다.
  그럼 아랍어로는 뭐라고 부를까요.
  그렇습니다.
  ‘알라’입니다.”

듣고 보니 놀랍더군요.
우리가 우리말로 “하느님”하고 부르듯이,
아랍 사람들이 아랍말로 “하느님”하고 부르면
“알라”가 되는 거라고 했습니다.

이런 설명 끝에
그녀는 한 마디 덧붙였습니다.

  “그리스도교의 하느님(하나님)과
   이슬람의 하느님은 하나입니다.
   우리는 그게
   다른 하느님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슬람 사원에는 그림이나 동상이 없다.

아랍 글자와 문양만 허용된다.

우상 숭배를 막기 위해서다.>


# 궁궁통3

그녀의 설명은 이어졌습니다.

  “이슬람 사원 안에는
   어떠한 상징이나 동상도 없습니다.
   왜 그런지 아시나요?”

청중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녀를 바라봤습니다.

  “우상을 섬기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상(像·형상 상)이나 그림을 세워놓으면
   사람들이 기도할 때
   상(像)과 그림에 집중을 하게 되니까요.”

많은 기독교인이
이슬람은 다른 신,
다시 말해
우상을 섬기는 종교라고 생각합니다.

그녀의 설명은 달랐습니다.
오히려 신을 가리키는
어떠한 상징이나 형상이 ‘우상(偶像)’으로 변질될
위험이 있기에,
처음부터 그것을 차단한다고 했습니다.
사원을 건축할 때부터 말입니다.

역사적으로 봐도,
종교사적으로 봐도 그렇습니다.
출발은 아브라함입니다.
뿌리는 유대교입니다.
거기로부터 가톨릭과 개신교, 그리고 이슬람교가
나왔습니다.
하나의 뿌리에서 나온
세 그루의 나무인 셈입니다.


# 궁궁통4

강연이 끝나자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청중석에는 성공회대학의 신학생도
꽤 있었습니다.

  “이슬람 경전인 ‘꾸란(코란)’에는
   ‘한 손에는 칼, 한 손에는 꾸란’이란
    구절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왜 그렇죠?”

날카로운 질문이었습니다.
이슬람이 주변을 정복할 때,
한 손에는 칼을 들고,
또 한 손에는 꾸란을 들고서
이슬람으로 개종하지 않으면
모두 죽인다는 내용이
이슬람 경전에 기록돼 있지 않으냐는
질문이었습니다.

그녀의 대답은
다소 뜻밖이었습니다.

  “저도 한국에 와서
   그 말을 처음 들었습니다.
   그런데 ‘꾸란’에는 어디에도
   그런 구절이 없습니다.
   무슬림은 누구도
   ‘한 손에는 칼, 한 손에는 꾸란’이란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종교에서 말하는 ‘믿음’이란
   사람의 마음으로 들어가는 겁니다.
   칼을 들고선 절대 사람의 마음으로
   들어갈 수가 없잖아요.”

사실 이 대목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습니다.
요즘 동서양 종교학자의 상당수가
‘한 손에는 칼, 한 손에는 꾸란’이란 말이
십자군 전쟁 때 유럽인들이 만든 말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공격적인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9·11 사태나 자살 테러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요?”

하바 건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이슬람교에서는
   자살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자기 몸을 죽일 수도 없는데.
   어떻게 다른 사람을 죽일 수가 있겠어요?
   오사마 빈 라덴 같은 사람은
   무슬림들이 가장 싫어하는 사람입니다.
   한국에도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이 있잖아요.
   무슬림에도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이 있습니다.”


<이슬람 사원 안에서는 모든 사람에게 주어지는 예배 공간이 똑같다.

대통령이 온다 해도 한 사람이 예배할 정도의 공간이 똑같이 주어진다.

사원 안에서는 특별석이 없다. 신 앞에 모든 인간은 평등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럼 성전(聖戰)이란 의미의
  ‘지하드’는 뭔가요?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은 지하드를
   벌이잖아요.”

그녀는 ‘거룩한 전쟁’ ‘성스러운 전쟁’이란
뜻의 ‘지하드’에 담긴 의미를 풀었습니다.

“‘지하드’는 하느님을 위해
  다른 사람을 죽이는 게 아닙니다.
  내 안의 나쁜 생각(사탄)을 이겨내려는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이슬람에서는 그걸 ‘지하드’라고 부릅니다.”

이슬람교에서는 본래
자신과의 싸움이 ‘지하드’인데,
인간이 만든 정치적ㆍ역사적 역학 관계로 인해
‘지하드’의 의미가 변질돼
잘못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 궁궁통5

한 여학생이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슬람 여성은 왜 히잡을 쓰나요?”

그날 하바 건도 머리에 히잡을 쓴 채
강연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녀가 답했습니다.

  “이슬람 여성만 썼던 건 아닙니다.
   성모 마리아도 썼습니다.
   가톨릭 수녀님도 합니다.
   유대인도 사원에 들어갈 때 합니다.
   그렇다고 히잡을 쓰는 게
  ‘믿음의 조건’이나 ‘믿음의 척도’는
   아닙니다.
   히잡을 쓴다고 신앙이 깊은 건 아닙니다.
   신앙은 마음으로 하느님을 믿는 거니까요.”

신학생으로 보이는 남학생이
질문을 했습니다.

  “아랍 지역의 기독교 선교 활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녀는 웃으며 “괜찮다”고 했습니다.

  “하느님은 『꾸란』에서
   ‘사람은 자기에게 맞는 길을
   찾아가라’고 하셨어요.
   기독교 선교사분들도
   자신의 길을 가는 것이라 봅니다.
   저는 이슬람을 사랑하듯이
   기독교를 사랑합니다.
   문제가 없습니다.
   저는 그분들이 성공하길 바랍니다.”

이날 강연은 채플 시간에 마련된
자리였습니다.
강연이 끝난 후에
신학대학원 2학년이라는 한 남학생에게
소감을 물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하더군요.

  “제가 피상적으로 알고 있던
   이슬람과 아주 달랐습니다.
   유대교와 이슬람교·기독교가 서로
   소통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터키 이스탄불에 있는 이슬람 사원. 

돔을 이용한 건축 양식이 눈에 띈다. 중앙포토

저도 그랬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서구의 창을 통해
이슬람 이야기를 보고, 듣고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무슬림 여성에게서
직접 들은 ‘이슬람 이야기’는
여러모로 새로웠습니다.

하나의 뿌리에서 나온 세 종교.
유대교와 기독교, 그리고 이슬람교는
서로 소통할 수 있을까요?

인간의 역사에서
여러 정치적 이해관계가 섞이며
세 종교의 거리는 꽤 멀어졌습니다.
심지어 서로가 상대를
‘이단’이라고 정죄하기도 합니다.

거기에는 이런 생각이
깔려 있기도 합니다.

  “네가 믿는 하느님은
   내가 믿는 하느님과 달라.

   네가 믿는 하느님은 우상이고,
   내가 믿는 하느님만이 진리야.”

저는 참 궁금합니다.

나와 상대를 가르는 ‘인간의 눈’이 아니라,
만약 ‘하느님의 눈’으로 본다면
어떻게 보일지 말입니다. 

[출처:중앙일보] 백성호: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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