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가 Ⅱ
박운식
느티나무 그늘에 누워 있다
햇살이 한 점 내려와
내 얼굴을 간질인다
졸음이 느티나뭇잎 사이로
오락가락 한다
한 쪽 옆에선
장군 멍군 소리가
불볕의 들판을 뛰어다니고 있다
나뭇잎들이 솔솔 바람을 일으키고
잔잔한 바다에는 돛단배가
하얀 깃발 펄럭이며
미끄러지듯 달려가고 있다
갈매기 울음소리와
매미들의 합창이
산 너머 마을까지 갔다가
간간 돌아와서
귀밑을 간질인다.
ㅡ박운식ㅡ
1946년 충북 영동 황간면 용암리 출생. 1974년《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연가』,『모두 모두 즐거워서 술도 먹고 떡도 먹고』,『아버지의 논』등. 시선집『텅 빈 들판 텅 비게 보이는 것은』. 영동작가회 회장으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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