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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시조]]건축학 개론 외 3편 / 옥영숙 외

작성자안해나|작성시간26.06.05|조회수79 목록 댓글 0

건축학 개론

옥영숙

헛헛한 무당거미 도랑 막고 가재 잡는다

그 일대 군락지는 선명한 주검의 방

틈틈이 재건축으로 식탁을 다듬었다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

 

용창선

 

 

빈 강마다 비추는 달, 그 어디도 달 아니니

천지에서 박지도까지 허공에 흐른다

물결도 달빛도 없이 거울 하나 떠 있구나

 

숨결마저 내려놓고 차올랐다 이우는 달

고요한 달빛 한 점, 스스로를 비추면서

둥글게 말은 몸으로 순백의 시 피워낸다

 

 

 

우산을 펴다

유선철


무젖어 지낸 날엔 신열이 올랐지만
보송한 무지개를 오래도록 기다렸다
두 팔을 둥글게 벌려 너를 꼭 껴안으며

축축한 기억들을 접어서 말리다가
빈 벽에 기대서면 관절의 불협화음
후회는 가당찮다고 애써 고개 저었다

북풍에 진눈깨비 일순간 밀려와서
빗장뼈 부러지고 흙탕에 엎어져도
애비란 이름표만은 끝내 떼지 않았다

 

 

 

기억의 비늘

윤경희

정체된 시간의 올가미를 묶어두고

마지막 손님으로 섬에 닻을 내렸다

고개를 치켜든 하루

긴 그림자도 내렸다

어둠은 허락 없이 우연을 가장하고

머리카락 풀며 대문을 두드렸다

굶주린 배를 채우듯

일순 노을을 삼켰다

비릿한 첫사랑이 수면에 떠오르고

부레가 잔뜩 부푼 저녁이 헤엄쳤다

기억의 비늘을 세운

바다는 잠을 설쳤다

 

 

-《오늘의 시조》(2025 .하반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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