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귀꽃
이두의
눈빛으로 짚어 읽은 견고한 믿음 있어
서로의 봄을 들썩여
곁에 있어도 그리운
여전히
몽환의 밤은
분홍빛 절창이다
이데아를 무료 배송하다
이명숙
한 번은 꼭 한 번은 먼 길 떠나는 거라고
한 번도 본 적 없지만 그게 그런 거라고
물 쓰듯 나를 쓰다 보니 마중 나온 그림자
어쩌다 나는 나의 현실 고민하다가
어디에다 보낼까 곰곰 생각하다가
꽃 피고 꽃 지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다가
오늘 내 그림자를 멀리 보내려 하네
도서 산간이면 어떤가 무료라네
이 세계 아름다운 뿌리 곱게 싸서 보내네
잡초
이상구
보도블럭 틈 사이 콘크리트 귀퉁이에
더러는 절벽 끝에 아슬하게 매달려도
푸른 저 생명력에는
도무지 쉴 틈 없다
단 한 평의 땅조차 가져 본 적 없지만
네 땅 내 땅 편 가르는 사람들 모습 앞에
앉으면 주인이라고
뿌리 슬쩍 내린다
수시로 뽑혀지고 잘려지는 순간에도
바람의 등에 업혀 씨앗 다시 터트리며
이곳도 내 땅이라며
흙 와락, 껴안는다
시인
이선중
집에서도 노숙하는 발밑은 콘크리트
뿌리를 드러낸 채 온밤을 서성인다
유리벽, 독한 단절을 뚫는
만발의 촉수 몸부림으로
수태를 잊은 난임이 가랑이를 벌린다
찰나 유성, 서러운 벌레, 오래전 잊은 사람 …
씨 한 톨 이 몸에 떨군다면
사랑하리라 더없이
애정 잃고 메마른 시간 시혼詩魂은 버짐투성이
열매를 맺기나 할까
순산할 수 있을까
눈 맑고 숨결 고운 생명
품고 싶은 밤이다
-《오늘의 시조》(2025 .하반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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