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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시조]]피아노 외 3편 / 이송희 외

작성자안해나|작성시간26.06.07|조회수73 목록 댓글 0

피아노

이송희


검정과 흰 사이에
소리가 숨는다

조금씩 혀를 놀려
숨은 빛을 끌어올리고

젖은 숨, 사라지기 전에
악보 위에 펼친다

검은 강을 스치며
흰 새가 날아오른다

한 번 낸 울음을
삼키지 못한 채

그 결을 따라가면서
고요를 조율한다

 

 

 

짧은 기대 수명

 

이숙경

 

 

얼굴은 볼그족족한 배경은 거무죽죽한

수많은 채널에서 제어 기능이 사라지자

비로소 고장을 반기는 제 본색 드러난다

 

여전히 활개치는 광고가 무색하게

어느새 유효 기간을 밑도는 너의 심장

운 없죠 손보는 대신 단명을 선고한다

 

상술에 이름값에 종종 눈멀고 마는

잠자리 눈보다도 형편없는 근시안으로

거대한 먹이 그물에 사로잡힌 나를 본다

 

 

 

애도*

 

이승은

 

 

어둠의 안쪽으로 너를 보내놓고

 

깨져버린 가슴팍을 생피로 씻어본들

 

완고히 감싼 두 손엔 그 오월의 화약 냄새

 

*케태 콜비츠 작품.

 

 

 

새끼노루귀 앞에서

이애자

세상 어떤 것이

새끼보다 예쁠까

눈밭에

귀 쫑긋

봄을 살피는

저 앙증

그니까 눈에 넣어도

안 아픈 게

새끼지

 

 

-《오늘의 시조》(2025 .하반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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