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사람 바위 외 3편 / 조성문 외

작성자안해나|작성시간26.06.11|조회수71 목록 댓글 0

사람 바위

조성문

어쩜, 옷깃 스친

누구나 다 퇴적암이다

어떤 게 층층 쌓여 오롯이 왔을 거고

어떤 걸 어떻게 쌓아 제 안을 향할 건가

앞 강물 저 바닷물 모래톱 환히 새기듯

나름대로 제 몫대로 같은 게 바이없다

저마다 꼭 품고 있는

꽃돌이다 화석이다

묵은 나무 옹이에 마디 나이바퀴 돌려가도

닮은 걸 얹고 얹어 상처 안은 뿌다구니

비바람 깎인 바위 한 채

눈 위에 서리 친다

 

 

 

비스듬히 기대다

조명선

말 한 줄 비스듬히, 곧게 서면 부러질까

정면을 피해 가며 등 돌려 옷는다

여전히 삐딱선 남은 바람 속을 걸으며

그래도 흔들릴 땐 중심을 놓쳐 보자

비켜선 혀끝마다 너에게 향할지라도

여기선 또 참지 말고, 비스듬히 기대렴

 

 

 

지다

조안

촌에서 산다는 건 지는 걸 배우는 일

풀한테 지고 지고 벌레한테 지고 지고

날마다 짊어지고서 하나로 돌아간다

 

 

 

미세먼지

조한일

아주 미세한 것에 몸 못 가눈 날 기억한다

사납던 물살은 별일 없이 잦아들었고

눈에는 안 보이던 게

괴물로 자라났지

오래전 빌딩 붕괴도 전조는 미세했다

트럭 바퀴가 덮쳤던 개미가 살아남았고

작게만 보이는 것에

숨 탁, 막힌 적 있었지

깨알 같은 보험 약관 다 읽을 수 없어서

관계와 계약 속절없이 해지될 때 있었는데

저 하늘 뽀얀 먼지는

어떤 징후의 장막일까?

 

-《오늘의 시조》(2025 .하반기호)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신고 센터로 신고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