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바위
조성문
어쩜, 옷깃 스친
누구나 다 퇴적암이다
어떤 게 층층 쌓여 오롯이 왔을 거고
어떤 걸 어떻게 쌓아 제 안을 향할 건가
앞 강물 저 바닷물 모래톱 환히 새기듯
나름대로 제 몫대로 같은 게 바이없다
저마다 꼭 품고 있는
꽃돌이다 화석이다
묵은 나무 옹이에 마디 나이바퀴 돌려가도
닮은 걸 얹고 얹어 상처 안은 뿌다구니
비바람 깎인 바위 한 채
눈 위에 서리 친다
비스듬히 기대다
조명선
말 한 줄 비스듬히, 곧게 서면 부러질까
정면을 피해 가며 등 돌려 옷는다
여전히 삐딱선 남은 바람 속을 걸으며
그래도 흔들릴 땐 중심을 놓쳐 보자
비켜선 혀끝마다 너에게 향할지라도
여기선 또 참지 말고, 비스듬히 기대렴
지다
조안
촌에서 산다는 건 지는 걸 배우는 일
풀한테 지고 지고 벌레한테 지고 지고
날마다 짊어지고서 하나로 돌아간다
미세먼지
조한일
아주 미세한 것에 몸 못 가눈 날 기억한다
사납던 물살은 별일 없이 잦아들었고
눈에는 안 보이던 게
괴물로 자라났지
오래전 빌딩 붕괴도 전조는 미세했다
트럭 바퀴가 덮쳤던 개미가 살아남았고
작게만 보이는 것에
숨 탁, 막힌 적 있었지
깨알 같은 보험 약관 다 읽을 수 없어서
관계와 계약 속절없이 해지될 때 있었는데
저 하늘 뽀얀 먼지는
어떤 징후의 장막일까?
-《오늘의 시조》(2025 .하반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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