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가위의 변 외 3편 / 최태식 외

작성자안해나|작성시간26.06.12|조회수70 목록 댓글 0

가위의 변

 

최태식

 

 

창고 안 걸이대에 양팔로 매달려서

죄인의 형상으로 묵묵히 견디다가

잠깐씩 불려나가며 도맡아 온 악역들

 

잘려나간 인연이 등 돌려 멀어질 때

어긋나야 사는 몸 언제나 풀어질지

밤마다 가위눌린 채 꿈을 깨는 한 사내

 

내가 나를 못 잘라 속정이 무너지면

벼리고 싶던 시간 까맣게 잊혀질까

스스로 입 닫아걸고 지난날을 접는다

 

 

 

소나무 재선충

표문순

김규칠 할아버지네

텃밭 가 소나무는

우리집 마당에서도

한 풍경 하는데요

왜가리 저놈을 빨리

내쫓아야 할까 봐요

 

 

 

매화 곁에서

하순희

설한을 이겨내고 와 닿은 향기엽서

문득 피어나는 은은한 바람소리

괜찮아 잘 이겨냈어 푸르게 오는 환희

 

 

 

천둥소리

한미자

풍랑에 서방잃은 젊디젊은 초년과부

소낙비 내리꽂는 껌껌한 초저녁에

두 다리 길게 뻗고 앉아 대성통곡 하고 있다

 

-《오늘의 시조》(2025 .하반기호)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신고 센터로 신고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