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함수 관계를 읽다
진순분
단아한 자유의지 눈 뜨임의 세계
머리칼 헝크는 너, 반항아 기질이다
숨 막힌 겹겹의 포위 한밤 깊은 잠 깬다
돌아볼 자취 없이 시선 둘 곳 없어라
형체도 약속도 우리들 함수관계는
영원히 미지수인 너 그 언덕 바람으로
울고 싶으면 울어라 바람의 음성으로
인제 그만 내 문안으로 들어오라
온전히 너의 실체로 너의 울음 탄식으로
내 뼛속 속속들이 아프게 침범해 오라
갈피갈피 적시는 그 뜨거움 울음 돼라
심장에 끓어오른 피 삭히는 눈물 돼라
달맞이꽃
진순분
저만치 다 못한 말
쌓인다, 무더기로
순간 벽이 막히고
단절된 그리움이
적막에 가위눌리며
하나씩 바스라진다
눈물도 메마른 노랗게 뜬 여인일 뿐
마른 꽃 마른 향내 바작바작 피 말린 채
그믐밤 안간힘으로
등불 꽃 피워낸다
눈물에 대하여
진순분
밤하늘 촉촉한 거위 눈볕 떠오를 찰나
무언가 가슴에 가득 차서 넘쳐 오듯
뜨겁게 솟구치다가 목이 꽉 메어오듯
정녕 기쁨에 느꺼워 코끝이 시큰하다가
눈가에 경련 일고 붉어지는 일순간,
눈부처 반짝 빛나듯
속수무책 터진 봇물
-《정형시학》(2025 .겨울호), 5인의 에스프리
ㅡ진순분ㅡ
1990년 《경인일보》 시조,《문학예술》시 등단. 시집『익명의 첫 숨』등. 한국시조시인협회 본상, 윤동주문학상, 올해의 시조집상 수상.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