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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시학]]사날 외 2편 / 이지수 외

작성자안해나|작성시간26.06.17|조회수78 목록 댓글 0

사날

이지수

티튜브 호흡기를 스카프처럼 두르고

어슬녘에 실려 온 초로의 금자씨

두려움 애써 감추며

뻐끔뻐끔 말을 건다

소리가 되지 못하는 하고 싶은 말들을

절절한 눈빛 섞어 입모양으로 전하는데

기어이 오게 된 사연이

틈 사이로 자꾸 샌다

따뜻한 곳이지만 또 어쩌면 막다른 곳

끌고 온 짐보따리 미처 풀지 못한 ㅐ

식구들 짐 덜어주려는지

사날 묵고 떠나셨다

 

 

 

몬스테라*

장남숙

진초록의 잎새들 몸집을 부풀릴 때

제 살 찢어 길을 여는 거룩한 네가 있다

아슬한 생의 길목에 숨구멍을 여는 아침

열두 갈래 꿈 쫓다 튀어 나온 공중뿌리

가슴 닫고 빛 한줄기 건네지 못한 시간

촘촘히 되짚어보는 봄 바람길이 뭉클하다

​* 외떡잎식물, 천남성목 천남성과의 상록 덩굴식물이다.

 

 

 

新백자철화끈무늬병

강영임

목 휘감은 S자로 몸통 타고 내려간

흑갈색 끈 한 가닥 희망이란 이름으로

저마다 꿈의 조각들 허리춤에 동여맨다

형체 없어 잴 수 없는 열정의 스펙 뭉치

희망과 실망 사이 보굿처럼 달라붙어

오늘도 직선 아닌 그 길

술 취한 듯 비틀거린다

좁게 뚫린 주둥이 날 때부터 천형天刑인 듯

울다 지친 문양은 휘었다 둘둘 말려

청춘들

끈 하나 부여잡고

걷고, 또 걸어간다

 

 

-《정형시학》(2025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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