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의 뼈는 입체적이다
이명숙
사막 같은 마음의 손짓말 새겨 읽기
젖은 회색 구름의 속엣말 귀에 담기
몸으로 말하는 바람처럼 나는 나를 실행한다
불안한 입술 사이 뜯겨 나간 손톱과
나만의 방식으로 흔들리는 눈빛과
그믐이 밀어주는 달빛과 다시 나는 접속한다
오늘의 꽃부리는 오늘만 주장하기
꽃 다시 피는 것은 어제의 다시 보기
겹쳐진 빛과 빛 사이에서 나는 나를 시도한다
패러글라이딩
서일옥
이제는 지상에서
추방당하고 싶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며 한없이 비웃고 싶다
한 마리 새가 되어서
훨훨 날아가고 싶다
웅크린 가슴을 펴고
끝없이 날아가고 싶다
고여 있던 것들 모두 다 쏟아내고
바람이 내 편인 지금
이 소중한 자유을 위해
누름돌
김임순
흐르는 물 닳고 닳은 둥근 돌은 알고 있다
덜 여문 마음결 다잡아 숨 고르며
울음도 물살에 삭혀
다듬어진 천근 무게
날 선 것에 베인 상처 덧대가며 참아낸 날
북받쳐 치켜드는 속엣말 울컥할 때
지그시 누름돌 하나
품고 살면 그만이다
소금물에 둥둥 떠 돌에 눌린 메줏덩이
웅크린 시간 견뎌 너도 나도 물러서면
시간도 어우러져서
깊어진 장맛이다
-《가히》(2025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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